[르포]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 자동차 눈빛을 결정하다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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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17 14:08
[르포]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 자동차 눈빛을 결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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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전운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됨에 따라 자동차 램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운전자 시야 확보를 위한 램프 성능은 물론, 다른 운전자까지 배려한 최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미쓰비시 등에 램프류를 공급하며 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자동차 램프의 세계적인 흐름과 국내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를 방문했다.

 

현대모비스 내 램프부문 연구 개발 종사 인력은 20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램프선행설계팀을 만날 수 있었다. 램프선행설계팀은 매트릭스 타입의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Adaptive Driving Beam, 이하 ADB)' 시제품을 가지고 마중나왔다. 

최근 자동차 램프 분야의 화두는 단연 ADB다. 이는 주행 상황에 맞게 전조등 밝기와 각도 등을 조절하는 '풀 어댑티브 헤드램프'나 상·하향등을 자동 전환하는 '하이빔 어시스트'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기술로 평가된다. 

 

ADB는 야간 주행시 상시 상향등 상태로 보다 먼 거리의 운전자 시야 확보를 돕는다. 단, 반대편에서 마주오는 대항차나 앞서 주행하는 선행차의 운전자 눈부심을 막기 위해 고광도 램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 암부를 형성한다. 

초기 ADB는 L-쉐입 타입의 두 개 램프를 조합해 겹쳐지지 않는 빈 공간을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LED 광원을 사용한 매트릭스 타입 ADB가 대세다. 매트릭스 타입 ADB는 복수 LED의 개별 점소등을 이용해 필요한 부분만 암부를 만들어낸다.

매트릭스 타입 ADB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적극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성능 카메라와 픽셀 단위 고분해 LED를 사용해 궁극적으로 대항차 운전자의 눈만 가리는 ADB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 아우디 A8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현대모비스 램프선행설계팀 김건덕 책임연구원은 "모비스도 지난해 매트릭스 빔(Matrix Type ADB)에 대한 실차 실험을 마치고 다음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며 "(모비스 매트릭스 빔은) 타사 제품과 비교해도 대등한 성능을 갖췄다"고 답했다. 

실제로 램프선행설계팀이 선보인 매트릭스 빔 시제품의 경우 암부 형성을 위한 LED 온/오프 전환 반응이나 밝기 구성 등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건덕 책임연구원은 "관련 학회 및 주요 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신차 25%에 ADB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며 "고급차뿐 아니라 하위 세그먼트에도 ADB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원가절감 등 지속적인 기술 개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ADB가 기술적 측면에서 화두라면, 광원에서는 LED가 대세다. 과거 후미등이나 실내등에만 주로 사용됐던 차량용 LED는 최근 할로겐 및 HID를 대체할 새로운 전조등 광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LED는 기존 광원보다 전력 효율이 뛰어나고 수명도 오래간다. 크기가 작아 소형화 및 모듈화에 용이하며, 디자인에 대한 자유도도 높다. 여기에 보다 선명한 광색까지 장점이 넘쳐난다. 단점은 값비싼 단가가 유일하다.

 

때문에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다수 업체들이 LED 램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의 LED로 상·하향등 기능을 지원하는 바이펑션 헤드램프부터 레이저 광원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램프, 그리고 빛 도달 거리를 2배 가까이 늘린 고성능 제품까지 다양하다.

LED 램프는 여러 차종에 공급할 수 있는 공용 모듈화가 적극 진행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 제조사 및 브랜드별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3차원적 이미지 구조를 적용하는 등 디자인 측면도 강조되는 추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램프선행설계팀만 작년 한 해 40여개에 달하는 특허를 출원했다"며 "최근 수년간 선행기술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와 인재 영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꼭 자동차가 아니더라도 유사 분야에서 근무한 인재나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력자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고객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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