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대처하는 BMW·벤츠·폭스바겐의 자세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7.01.28 16:01
트럼프에 대처하는 BMW·벤츠·폭스바겐의 자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America frist)'에 대응하기 위한 독일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이 바쁘다. 기존 계획을 수정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늘려 트럼프의 압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독일 자동차산업연합 위스먼 회장은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강압적인 보호주의정책은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트럼프는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35%의 관세를 받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위스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자동차 기업에 대해 한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산업에서 투자 결정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진행되는 것이어서 이를 갑자기 철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 가브리엘 장관 역시 "독일 사람들은 독일 자동차가 독일에서 생산됐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애국주의가 작용하기는 하지만, 자동차 품질이 구매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외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3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경구, 미국 자동차산업을 악화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자동차 가격이 비싸져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 설명했다.

▲ 미국 사우스케롤라이나 스파턴버그에 있는 BMW 공장

BMW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트럼프의 강경책에 이중 전략으로 맞섰다. 현재 진행 중인 멕시코 생산 및 공장 증설 등의 프로젝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추이를 살피겠다는 것이다. 

BMW는 미국 스파턴버그에 총고용인수 7만명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년 중순부터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에 3시리즈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2019년 생산이 목표로, 총고용인수는 1500명 수준이다. 

BMW 크뤼거 회장은 "미국은 BMW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신규 모델 출시가 예정됐다"면서 "향후 미국내 투자를 지속할 예정인 만큼, BWW그룹이 미국 내에 창출하는 경제효과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폭스바겐 역시 미국 테네시에 채터누가공장을 운영 중인데, 현재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연 45만대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 중이다. 멕시코 생산을 줄이지 않고 최대한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공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직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중국과 독일에 이어 3대 주요 시장인 만큼 미국에 신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95년부터 알라바마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연 3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 2015년 13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SUV 생산에 투입하는 등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멕시코 공장 계획도 그대로 유지한다. 르노-닛산과 협업해 2018년 가동을 목표로 연 23만대 규모의 준중형급 모델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