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WRC] 포르투갈 랠리…뛰는 현대차 위에 나는 오지에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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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22 18:03
[2017 WRC] 포르투갈 랠리…뛰는 현대차 위에 나는 오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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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현대 모터스포츠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록 우승은 디펜딩 챔피언인 M-스포츠의 ‘세바스찬 오지에(Sebastien Ogier)’가 차지했지만, 현대 모터스포츠의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과 ‘다니 소르도(Dani Sordo)’는 2위와 3위를 기록하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포르투갈 북부 포르투(Porto) 인근에서 ‘2017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의 여섯번째 경기인 ‘2017 포르투갈 랠리(Vodafone Rally De Portugal)’가 진행됐다.

포르투갈 랠리는 1967년부터 시작됐으며, 1973년부터 시작된 WRC의 대표적인 비포장 랠리로 자리잡았다. 미끄러운 모래길과 테크니컬 코너, 가파른 절벽으로 구성된 포르투갈 랠리의 백미는 ‘파페(Fafe)’ 점프다. 수십미터를 점프하는 랠리카를 보기 위해 수많은 갤러리가 모인다.

▲ 이번 랠리에서는 '파페' 점프 구간에서 전복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총 19개의 스페셜 스테이지로 구성됐으며, 랠리코스는 349.17km다. 이와 함께 약 1천km에 달하는 로드 섹션도 함께 소화해야 한다.

# 첫째날, SS1 “현대차의 산뜻한 출발”

포르투갈 랠리의 시작을 알리는 첫번째 구간은 루자다(Lousada) 랠리크로스 서킷에서 진행된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SSS)로, 일종의 팬서비스다. 짧은 랠리크로스 서킷을 두대의 랠리카가 함께 두바퀴를 달리게 되며, 이를 보기 위해 3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였다.

 

목요일 저녁 진행된 SS1에서 현대 모터스포츠의 누빌은 2분 36초 6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원베트 월드 랠리 팀의 ‘매즈 오스트버그(Mads Ostberg)’와 함께 선두에 올랐고, 최근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현대 모터스포츠의 ‘헤이든 패든(Hayden Padden)’은 0.1초 차이로 3위를 기록했다.

올시즌 꾸준하게 포인트를 쌓고 있는 현대 모터스포츠의 백전노장 ‘다니 소르도(Dani Sordo)’도 2분 37초 1을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지난해 포르투갈 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오지에는 6위로 이번 랠리를 시작했다.

# 둘째날, SS2-SS9 “알 수 없는 향방”

이번 포르투갈 랠리는 마지막날까지 치열한 경쟁이 계속됐다. 한 선수가 연속해서 스테이지를 가장 빨리 통과한 경우가 한차례도 없었고, 상위권 선수들은 1초 차이로 순위가 크게 달라졌다. 포르투갈 랠리는 올해 열린 랠리 중에서 가장 치열했다.

 

SS2에서는 패든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매우 훌륭했던 지난 시즌을 보낸 패든이지만, 올해는 무척 고전하고 있다. 포르투갈 랠리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됐지만, 아쉽게도 패든은 계속된 전기 계통 문제로 시동이 두번이나 꺼졌다. SS3에서 한번 시동이 꺼졌고, SS7에서도 차가 멈춰서며 금요일 경기를 포기했다. 그사이 누빌과 소르도는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SS6과 SS7에서 각각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현대 모터스포츠 못지 않게 M-스포츠 월드 랠리팀의 오지에와 오트 타낙(Ott Tanak)도 조용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오지에는 SS8을 1등으로 통과했고, 타낙은 SS2부터 SS9까지 단 한차례도 5위 밖으로 순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SS9까지 타낙이 1시간 37분 18초의 기록으로 선두를 달렸고, 소르도가 1시간 37분 23초 1, 오지에가 1시간 37분 23초 5, 누빌이 1시간 37분 29초의 기록을 세웠다.

# 셋째날, SS10-SS15

셋째날부터 포르투갈 랠리에서 무려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오지에가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오지에는 SS10에서 10분 46초의 기록으로 종합 순위 3위에서 2위로 올라서며 토요일을 시작했다. 또 SS11에서 현대 모터스포츠의 듀오보다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타낙도 전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좋은 기록을 냈다.

척박한 랠리 환경 때문에 선수들은 타이어의 그립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누빌은 “일부 스테이지에서는 오지를 따라 잡기 힘들었다”며 “노면이 워낙 미끄러웠던 탓에 드라이빙 스타일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달렸다”고 말했다.

 

누빌은 오지에를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오후부터 누빌은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지에는 흔들림없이 랠리를 이어갔다.

오지에는 SS12와 SS14에서 가장 좋은 기록으로 목적지에 도달했고, 누빌은 SS13과 SS15에서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오지에가 장거리 구간에서 누빌과 기록 차이를 벌렸다. 그나마 현대 모터스포츠에게 다행이었던 부분은 오지에와 함께 선두를 유지했던 타낙은 SS12에서 좌측 서스펜션이 파손되며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향방을 알 수 없었던 금요일과 달리 토요일 경기에 모두 끝난 시점에서 오지에가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2위인 누빌과의 차이는 16.8초. 현대 모터스포츠는 무리하게 1위를 노리는 작전이 아닌 누빌과 소르도의 더블 포디움에 초점을 맞추며 하루를 마감했다.

# 마지막날, SS16-SS19

패든은 이번 포르투갈 랠리에서도 악재가 겹쳤다. 시동이 두번이나 꺼지는가 하면, 스티어링의 문제까지 발생하며 토요일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서비스 파크에서 밤새 차량 세팅을 새로 한 패든은 한을 풀듯 마지막날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짧은 구간으로 구성된 마지막날 랠리에서 패든은 파페 점프 구간이 포함된 SS16과 SS18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냈다. 패든은 “랠리가 거듭할 수록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몇가지 문제가 없었다면 이번 랠리에서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빌은 오지에를 넘어서기 위해 공격적인 드라이빙을 펼쳤지만, 오지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노련하게 안정적인 랠리를 펼치며 오지에는 3분 42초 55의 기록으로 포르투갈 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본인의 다섯번째 포르투갈 랠리 우승이다.

 

누빌은 15.6초 차이로 2등을 차지했고,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에서도 2등에 오르며 추가 포인트까지 획득했다. 소르도 역시 노련한 드라이빙으로 끝까지 3위를 지키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현대 모터스포츠가 포르투갈 랠리에서 시상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라운드까지 진행된 2017 WRC에서 오지에와 타낙의 M-스포츠 월드 랠리팀은 199포인트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대 모터스포츠는 173점, 도요타 가주 레이싱 WRT는 113점, 시트로엥 토탈 아부다비 WRT는 85점을 기록 중이다. 드라이버 포인트에서는 세바스찬 오지에가 128점, 티에리 누빌이 106점으로 시즌 챔피언을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17 WRC는 앞으로 일곱번의 랠리가 남은 상황이며, 다음 랠리는 내달 폴란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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