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 현대차의 또 다른 도전, 튜익스…“갈 길은 멀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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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27 19:44
[튜너] 현대차의 또 다른 도전, 튜익스…“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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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때문인지, 제조사가 관심이 없어선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우리나라는 튜닝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현대차도 판매 실적에 급급해 튜닝이나 모터스포츠 등 자동차 문화 저변 확대까지 힘쓸 겨를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현대차는 눈부신 속도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특히 판매에 있어선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였다. 더이상 해외에서 현대는 농담꺼리가 되지 못한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에선지 최근 현대차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튜닝, 모터스포츠 등에도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참가나 고성능을 상징하는 서브 브랜드 ‘N’, 커스터마이징 튜닝 브랜드 ‘튜익스(TUIX)’가 대표적인 예다.

▲ 벨로스터 터보 튜익스 레이싱 패키지.

◆ 아직도 낯설기만한 튜익스

튜익스(TUIX)는 ‘Tuning is innovtion & expression’의 약자로 고객의 다양한 표현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한다. 또 현대차는 스스로 튜익스 고객들을 튜익서(TUIXer)라고 부른다.

현대차는 ‘2010 부산모터쇼’를 통해 튜익스를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고, 튜익스 부품이 장착된 투싼ix를 공개했다. 당시 현장에 전시된 투싼ix에는 전・후측 스키드 플레이트, 사이드도어 및 포그램프가니쉬, 도어스텝플레이트, 스포츠 페달, 주유구캡, 18인치 알로이 휠 등의 외관 드레스업 패키지가 적용됐다.

▲ 투싼ix에 적용되는 튜익스 부품.

튜익스의 외관 패키지는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와 외부 디자인 업체가 담당했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차량의 디자인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기존과는 다르게 보이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모터쇼를 통해 야심차게 튜익스가 공개됐지만 반응은 시들했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튜닝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또 그나마 소수 마니아들은 제품을 신뢰하기 힘들었다. 튜익스가 알려지게 된 것은 아반떼의 부품이 출시되면서다. 

▲ 아반떼에 적용되는 튜익스 부품.

2010년 공개된 아반떼 튜익스는 프론트・사이드・리어 스커트, 웨이스트라인 몰딩, 리어스포일러, 주유구 캡, 17인치 다크그레이 휠 등 7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아반떼는 구매층이 젊고, 워낙 많은 대수가 판매되나보니 특별한 튜닝을 원하는 수요가 많았다. 현대차는 아반떼 튜익스를 통해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고 한단계 진화된 튜익스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 튜닝에 대한 근본적인 작업을 시작하다 

외관 튜닝에 국한돼있던 튜익스가 점차 안까지 파고 들었다. 전반적인 성능 향상이라는 목적으로 현대차는 서스펜션, 브레이크, 하체 보강을 위한 부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여러 종류의 휠은 물론이고 고성능 타이어까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드디어 튜닝에 대한 근본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11년 출시된 벨로스터 DCT와 함께 코일 스프링(Coil Spring)과 쇽업쇼버(Shock Ab sorber), 롤링 현상을 최소화 시켜주는 스태빌라이저바(Stabilizer Bar) 등이 포함된 다이나믹 패키지를 선보였다. 가격은 80만원이었다. 이후 벨로스터 터보 출시와 WRC 출전을 기념하는 레이싱 패키지도 출시됐다. 레이싱 패키지에는 전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고 있는 일본의 휠 전문업체 RAYS의 18인치 휠과 미쉐린의 고성능 타이어 파일럿 슈퍼 스포트(Pilot Super Sport)가 적용됐다.

▲ 쏘나타 터보에 적용되는 튜익스 부품.

쏘나타 터보를 통해서도 조금 더 영역을 넓혔다. 쏘나타 터보의 튜익스 다이나믹 패키지는 코일 스프링, 쇽업쇼버, 스태빌라이저바에 대용량 브레이크 패드와 엔진룸에 고강도 스트럿바가 추가된다. 여기에 스포치 플러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리어 스포일러와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트3가 따라온다.

▲ 싼타페에 적용되는 튜익스 부품.

2012년 싼타페 출시와 함께 부산모터쇼에서는 싼타페에 적용되는 각종 튜익스 부품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단순한 드레스업 용품 외에도 독일 H&R의 코일 스프링, 이탈리아 휠 제조업체 OZ의 19인치 휠, 이탈리아 브레이크 제조업체 브렘보(Brembo)의 브레이크 및 타공 디스크, 국내 머플러 업체 피코사운드(Pico Sound)의 듀얼 머플러가 전시됐다. 여기에 미쉐린 타이어가 추가되며 타이어 펑크 수리킷(TMK)도 같이 판매된다.

▲ 2012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싼타페 튜익스 부품. 실제 판매될 때는 일부 전시된 부품이 적용되지 않기도 했다.

◆ 풀어야 할 숙제 많지만, 희망은 있다

올해로 튜익스가 출시된지 5년. 아직도 소극적이지만 현대차는 튜익스를 통해 튜닝에 대한 숨통을 조금 열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고 부족한 것은 많다. 각종 부품에 대한 국산화 진행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고 국내 중소 업체와의 끈끈한 협력관계도 중요하다.

▲ i30에 적용되는 튜익스 부품.

튜닝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드레스업에서부터 시작해 서스펜션, 브레이크, 배기시스템 등으로 이어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엔진 성능 개선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거쳐야 할 일이 많겠지만 현대차가 나서지 않으면 국내에선 누구도 쉽게 진행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튜익스가 단순한 허세로 남을 지, 배기가스 유입과 에어백 미전개로 얼룩진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뒤엎을 만한 계기가 될 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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