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남성미 강조된 다용도 미니밴"
  • 김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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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25 10:28
[시승기]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남성미 강조된 다용도 미니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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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봄기운이 완연했지만, 강원도는 여전히 겨울이었다. 4월로 넘어가기 직전이었지만, 서울-양양고속도로에는 눈발이 날렸다. 안개까지 자욱해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들은 비상등으로 불안감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9인승 코란도 투리스모는 탑승객과 짐으로 가득찼지만, 떨어지는 눈발이 두렵지 않았다. 코란도 투리스모가 가장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는 4WD 시스템은 거친 날씨에서도 용기를 복돋았다.

4WD은 쌍용차의 가장 큰 정체성이다. 현대차보다 먼저 세단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넣기도 했고, 카니발엔 적용되지 않는 4WD를 코란도 투리스모에 적용했다. 미니밴에게 사륜구동 시스템이 필수는 아니겠지만, 있어서 득이 될 부분이 많다. 특히 쌍용차 브랜드 이미지에도 잘 어울리고, 활용성을 더 높여준다.

최근엔 레저 활동이 ‘캠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사륜구동 시스템은 RV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기아차 카니발이 도심에서의 의전, 전형적인 캠핑에 특화됐다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4WD 덕분에 더 깊은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쌍용차의 특성상 4WD 시스템은 여느 쌍용차 SUV와 동일한 방식이다. 버튼 조작으로 직접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굳이 오프로드가 아니라도, 사륜구동은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변화무쌍한 한국의 사계절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 미끄러운 구간이나 노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교각 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돕는다. 대신 전륜구동을 기반하는 미니밴에 비해 연비는 다소 취약하다.

고속도로를 연신 달리는 동안 불안한 모습은 없었다. 차체 거동은 예상보다 얌전했고, 불필요한 흔들림도 없었다. 다만 엔진은 힘겨워했다. 약 2200kg에 달하는 차체와 탑승객, 많은 짐이 2.2리터 디젤 엔진을 채찍질했다. 고속에서는 분명 여유롭지 못했다. 기계처럼 규정속도만 지키면 문제가 없었지만, 잠시라도 힘을 내 추월을 시도할때면 운전자까지 힘이 든다.

엔진은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전달했다. 도심에서는 침착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쉽게 지쳤다. 헐떡임이 여과없이 전달됐다. 소음보다 진동이 더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보통 SUV와 다르게 코란도 투리스모는 코가 짧기 때문에 엔진이 1열과 더 가까이에 있다. 엔진은 격벽을 넘어 대시보드, 스티어링휠, 기어노브까지 쥐고 흔들었다. 다행스럽게 더 이상은 영역을 넓히지 않았고, 소음도 2열까지 뻗지 않았다.

주행감각은 전혀 변한게 없었다. 우수한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노면이 불규칙하거나, 파인 곳을 지날 땐, 쌍용차 특유의 투박함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차의 크기, 무게, 비율 등을 감안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었다. 차체, 섀시의 변화가 크기 않기 때문에, 거슬러 올라가면 ‘로디우스’와도 비슷한 구석이 꽤 많았다. 엔진과 변속기의 상호작용이나 반응 정도만 다르다.

현행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아쉽게 인테리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큰 폭으로 달라졌다. 체감상으로 앞모습은 풀체인지에 가까울 정도로 디자인이 변했다. 아무런 테마가 없었던 얼굴에 최신 트렌드를 접목시키면서도, G4 렉스턴이 떠오를 수 있도록 했다. 인상이 확 바뀌었고, 주간주행등과 크롬으로 시각적인 강조도 잊지 않았다. 남성적인 느낌도 강해졌고, ‘올드’한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앞모습을 칭찬하며 차를 한바퀴 돌며 살피면, 조금 실망하게 된다. 옆모습이나 뒷모습은 아주 미세한 변화만 있을 뿐 달라진게 없다.

시트는 9개 혹은 11개가 놓인다. 숫자는 상징적이다. 9인승이나 11인승 모두, 맨 뒷좌석은 접고 달리게 된다. 이렇게 4열을 포기해야 짐도 넣을 수 있고, 모두가 비교적 덜 불편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스윙 도어도 불편함은 없지만, 아쉽다. 6명 정도 탔을 때가 가장 이상적이다. 시트는 앞뒤로 슬라이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 자유도도 가지고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가 갖는 법적 혜택이나, 다인승의 장점은 분명하다. 또 틈새를 노리겠다는 쌍용차의 전략도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애초에 국내 시장에서 미니밴 시장은 너무 작고, 카니발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코란도 투리스모가 옛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코란도 투리스모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수요도 확실하다. 최근 쌍용차의 풀체인지 모델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세대 교체 모델이 더 기대된다. 코란도 투리스모가 지니고 있는, 유연한 플랫폼과 섀시, 4WD 등의 소스가 충분히 우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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