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BMW 임승모, 브랜드 미래를 디자인하다
  • 신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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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9 18:05
[인터뷰] BMW 임승모, 브랜드 미래를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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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BMW i4로 양산될 ‘i 비전 다이내믹스’<br>
향후 BMW i4로 양산될 ‘i 비전 다이내믹스’

2017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에서 BMW ‘i 비전 다이내믹스’가 공개되자, 브랜드 팬(혹은 안티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BMW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을 비롯해 콘셉트카의 디자인이 기대 이상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BMW 팬들을 흥분시켰던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맡은 이는 흥미롭게도 10년 전 ‘대한민국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선정됐던 임승모 디자이너다. BMW 독일 본사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그를 2019 서울모터쇼에서 만났다.

BMW M5(F90)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길에 오른 임승모 디자이너는 6개월 인턴을 거쳐 2010년 BMW에 입사했다. 그는 ‘M235i 레이싱’이나 최근 출시된 ‘M5’와 같은 고성능 M 시리즈의 디자인을 담당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가 가장 빛을 발한 분야는 향후 브랜드가 어떤 차를 만들지 보여줄 수 있는 미래형 콘셉트카였다. 2011년 ‘비전 커넥티드 드라이브’ 콘셉트카를 시작으로, BMW 100주년을 기념한 ‘비전 넥스트 100’과 전기차 i 시리즈의 미래를 제시한 ‘i 비전 다이내믹스’ 등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임승모 디자이너는 BMW 특유의 역동적인 디자인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시대 흐름을 앞선 진보적인 감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탁월하게 재해석했다.

BMW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비전 넥스트 100’

그는 i 비전 다이내믹스의 키드니 그릴에 대해 “과거 그릴이 냉각 기능을 수행했다면, 전동화 및 자율주행 시대에는 스마트하고 인텔리전트한 기능을 맡게 될 것”이라며 “레이더를 비롯한 여러 장비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BMW 브랜드 핵심 비전을 담은 중요 프로젝트를 잇따라 맡는 것에 대해서는 “디자이너로서 제가 가진 취향이나 형태에 대한 감각이 BMW 미래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 좋은 시너지가 발생한 것 같다”라며 겸손히 답했다.

그는 “i8처럼 BMW는 콘셉트카를 실제 양산차로 구현하는 데 훌륭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콘셉트카를 만들 때, 그 매력이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승모 디자이너는 여행이나 책, 음악에서 많은 디자인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SF영화 OST를 듣거나 과학기술책을 읽으며, 시각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힌트를 획득한다고 말했다. 때로는 애니메이션에 나온 단편적 아이템에서 자동차의 핵심 이미지를 찾아낸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향후 참여하고 싶은 프로젝트로, 7시리즈와 같은 럭셔리 제품군을 꼽았다. 그는 “콤팩트-미드 사이즈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도 맡아봤다”라며 “i 시리즈, M 시리즈, 코어 브랜드를 넘나들며 배운 경험을 양분으로, 외연을 더 확장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임승모 디자이너는 ‘조화롭고 비례감이 좋은 형태’를 바탕으로 ‘완벽한 디테일’과 ‘예상치 못한 한두 가지 특징’이 더해질 때,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고 믿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자연스레 그가 디자인한 7시리즈를 상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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