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심장’ 품은 하이브리드 슈퍼카
  • 권지용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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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23 14:21
‘두 개의 심장’ 품은 하이브리드 슈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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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슈퍼카도 이제 하이브리드 시대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나 환경을 생각해 전기모터를 탑재한다. 저속이나 탄력 구간에서 내연기관을 멈추고 전기모터만을 사용해 연료 소모를 줄인다. 자연스레 배기가스 배출량도 줄어 환경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슈퍼카 업체들은 내연기관과 함께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전기모터를 탑재한다. 강력한 내연기관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더 빠르고 강렬한 차량을 만든다. 더불어 나날이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도 피하고 있다.

#‘뉘르부르크링의 전설’ 포르쉐 918 스파이더

포르쉐 918 스파이더는 플래그십 슈퍼카 카레라 GT의 후속 모델이다. 차명인 918은 르망24시 레이스카 ‘917’의 후계자란 뜻이다. 이름에 맞춰 생산 대수도 918대로 한정 생산됐다. ‘스파이더’에서 알 수 있듯 루프를 개폐할 수 있는 컨버터블 모델이다.

4.6리터 V8 엔진에 두 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된 918은 합산 출력 887마력, 최대토크는 무려 130kgf.m를 자랑한다. 최고안전속도는 345km/h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초에 불과하다.

막강한 성능에 걸맞게 뉘르부르크링 랩타임 6분57초를 기록하며, 2013년 당시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을 가졌다. 918은 4년 뒤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6분 52초)가 기록을 깰 때까지 왕좌에 올랐다.

국내에도 3대가 공식 수입됐다. 안전벨트 리콜 대상으로 918 스파이더 3대가 선정되며, 수입 등록 대수가 공개된 바 있다. 국내 연비 인증도 받았는데, 슈퍼카로는 드문 4등급(복합 9.7km/l)을 획득했다.

신차 가격은 9억원을 호가한다. 여기에 실내 가죽 인테리어 옵션 4000만원, 마그네슘 휠 옵션 5000만원 등 중형차 한 대 가격의 개별 추가 사양이 눈길을 끈다.

#100주년이 기대되는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페라리의 첫 하이브리드 슈퍼카 라페라리의 후속 모델이다. 한정판이었던 라페라리를 제외한다면, SF90은 페라리의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 슈퍼카라 할 수 있다.

SF90은 페라리 레이스팀 ‘스쿠데리아 페라리 창립 90주년’을 의미한다. 스트라달레는 ‘길’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일반 도로에서도 레이스카 수준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780마력의 V8 터보 엔진과 220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 3개를 탑재해 합산출력은 1000마력이다. 순수전기모드에서 최대 135km/h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25km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강력한 성능에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엔초 페라리와 라페라리 등 기함급 모델에 탑재된 버터플라이 도어가 빠졌다. 강력한 성능에 멋진 차체를 가졌지만, 다른 모델보다 하차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신차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며, 130만9000유로(17억4900만원)를 지불하면 구매할 수 있다.

#‘전설의 후계자’ 맥라렌 스피드테일

맥라렌은 자사 플래그십 모델에 ‘하이퍼 GT’라는 카테고리를 부여했다.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구성을 지니면서도 슈퍼카 이상의 성능을 지녔다는 뜻이다.

맥라렌은 전통적으로 고성능 모델에 LT(Long Tail)를 붙여왔다. 스피드테일은 이름부터 고성능임을 암시한다. 스피드테일은 3.8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1050마력 합산 출력을 발휘한다.

외관 특징으로는 사이드미러가 없다. 노출된 거울이 공기 역학을 해친다며, 카메라로 대체한다는 것이 맥라렌의 주장이다. 단, 해당 판매 국가의 관련 법규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스피드테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실내 구조다. 일반적인 2인승이 아닌, 1열 운전석이 가운데 위치한 3인승이다. 기어 레버 및 각종 조작 버튼은 천정으로 올라갔다.

이 구조는 1990년대 슈퍼카의 전설 ‘맥라렌 F1’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스피드테일은 맥라렌 F1의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106대 한정 생산되는 스피드테일은 175만 파운드(25억5500만원)라는 가격표를 달았다. 하지만 이미 전량 판매가 완료된 상태다. 신차는 2020년 출고 예정이다.

# ‘그 이름’ 애스턴 마틴 발키리

애스턴 마틴은 욕심이 많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며 12기통 엔진까지 챙겼다. 6.5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1160마력을 발휘한다.

레드불 F1 레이싱과 협약해 회생 에너지 기술(KERS)시스템과 파워 부스트 기술 등 최신 레이싱 기술을 대거 접목했다. 가격은 3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애스턴 마틴-레드불 레이싱팀 최고기술책임자 아드리안 뉴이의 스케치에서 시작한 신차 개발은 디지털 모델링, 시뮬레이션, 실주행 테스트 등을 거쳐 이제 최종 양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독특한 점은 이름이다.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오딘의 수하다. 이름은 ‘Val(전사자, 용사)’에 ‘kyrja(선택자)’가 붙은 것인데, 전쟁에서 죽은 영혼을 천계로 인도하는 ‘저승사자’ 혹은 ‘천사’라는 뜻이다. 애스턴 마틴 홍보 담당 최고 책임자 마렉 라이히만은 “발키리는 이름에 걸맞은 아주 특별한 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발키리는 150대 한정 생산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이미 전량 매진됐다.

애스턴 마틴은 후속 모델인 ‘발할라’ 출시도 앞두고 있다. 안타깝게도 12기통 자연 흡기 엔진은 사라지고 6기통 터보 엔진이 대체한다. 이 때문인지 무려 10억원이나 저렴해졌다. 발할라의 가격은 약 20억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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