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수프라, 토요타 86보다 낮고 렉서스 LFA보다 단단하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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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21 16:46
[Q&A] “수프라, 토요타 86보다 낮고 렉서스 LFA보다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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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코리아가 21일 서울 잠실 커넥트투에서 GR수프라 출시회를 갖고,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돌입했다. 

신차는 17년 만에 부활한 수프라의 5세대 모델로, 토요타 스포츠카 라인업의 최상위에 위치한다. 차명의 GR은 토요타 모터스포츠 디비전 ‘가주레이싱(GAZOO Racing)’에서 따왔으며, 직렬 6기통 엔진과 후륜구동(FR)으로 대변되는 수프라의 헤리티지를 계승한다.

이날 출시회에는 GR수프라 개발을 진두지휘한 타다 테츠야 치프 엔지니어가 방한해 토요타의 스포츠카 철학을 공유하는 한편, 신차 개발에 대한 뒷이야기를 공유했다. 아래는 타다 치프 엔지니어와의 일문일답이다.

타다 테츠야 수프라 치프 엔지니어
타다 테츠야 수프라 치프 엔지니어

Q. 수프라는 이전 세대 모델(A80) 단종 이후, 부활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A. 사실 86 개발 단계부터 많은 이들에게 수프라는 언제 부활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많은 마니아들이 바랬던 수프라 부활에 대한 열망이 지금의 GR수프라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Q. 수프라가 지닌 헤리티지는 깊다. 엔지니어링적 측면에서 계승된 점은 무엇인가.

A. 일단 직렬 6기통 엔진과 후륜구동 구조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과는 보다시피 만족스럽다. 보닛에서도 볼 수 있는데, GR수프라는 보닛을 고정하는 고리가 두 개 있다. 이는 구형 수프라(A80)와 현행 수프라, 오직 두 개 차종만이 지닌 특징이다. 하나 더 첨언하자면, 이는 내게 엔지니어링을 전수해준 스승(A80 수프라 치프 엔지니어 츠즈키 시이)의 영향인데, 그는 고속으로 달리는 스포츠카일수록 보닛 결박이 확실해야 한다고 내게 가르쳤다. 이런 단순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를 계승하고자 노력했다.   

Q. 서스펜션이나 엔진 등 차량 세팅 과정도 궁금하다.

A. 많은 사람이 차량 주행성능을 논할 때 엔진과 서스펜션을 논하지만, 주행 성능의 총량을 놓고 보면, 서스펜션은 의외로 그 기여도가 높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섀시다. 구체적으로 휠베이스, 트레드, 무게중심 등이 핸들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이 세 가지만 충실해도 차량 기본기는 확실해진다. 흔히 86을 논하며 무게중심이 낮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데, GR수프라는 86보다도 낮은 무게중심과 렉서스 LFA보다 높은 비틀림 강성을 지녔다.

토요타, GR수프라 레이싱 콘셉트
토요타, GR수프라 레이싱 콘셉트

Q. GR수프라 기반의 레이스카가 출시되고 있다. 레이스카 출시를 염두한 설계는 어떤 점이 있는가.

A. GR수프라의 특징 중 하나는 레이스카 콘셉트가 먼저 출시됐다는 점이다. 레이스카를 먼저 만들고, 그 뒤에 점진적으로 양산화 과정을 거쳤다. 사실, 많은 자동차가 레이스카 개발을 염두하고 양산화를 하진 않는다. 그래서 양산차 기반의 레이스카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한다. 하지만, 수프라는 누구나 쉽게 튜닝할 수 있도록 관련된 설계를 곳곳에 배치했다. 디퍼렌셜 기어와 오일쿨러를 염두한 여유 설계 공간을 마련했고, 공기 흐름을 위해 차체 구멍을 뚫을 수 있는 구조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튜닝을 한 후에는 보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뒀으면 한다(웃음).

Q. BMW 엔진이라서, 혹은 2JZ 엔진이 아니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A. 2JZ 엔진(A80 수프라 탑재)은 가혹한 튜닝에도 뛰어난 내구성으로 익히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신뢰도를 얻을만한 엔진이 많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1000마력으로 튜닝하고도 망가지지 않는 엔진들이 많다. 미국에서는 심지어 GR수프라 기반의 1000마력 튜닝키트까지 출시됐다. 수프라를 구입하는 고객들도 튜닝에 대한 욕구가 많다는 것을 잘 안다. 앞서 말했듯, 수프라는 그런 고객들을 위해 준비된 차다.

타다 테츠야 수프라 치프 엔지니어(사진=토요타)
타다 테츠야 수프라 치프 엔지니어(사진=토요타)

Q. 최근 일본에서 2JZ 엔진을 이식한 GR수프라 레이스카가 등장했는데, 개발자로서 속상하진 않았는지.

A. 전혀 그렇지 않다(웃음). 출시 1년 전, 제네바에서 콘셉트를 공개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도 2JZ 탑재가 가능하냐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에 맞춰 설계가 됐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난다.

Q. 토요타의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마스터드라이버로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GR수프라 개발에 어떤 조언을 해줬는가.

A. 그는 처음부터 이 차가 수프라의 이름을 달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 모두가 수프라 부활을 바랬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 차에 애착이 컸고, 더 많은 조언과 더 많은 시험주행을 주관했다. 이 차에 수프라라는 이름을 달겠다고 결정한 것은 불과 출시 1년 전에서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Q. 한국 고객들에게 이 차량에 대한 주행 유의점이나 팁을 말해준다면

A. GR수프라는 공공도로 주행에 더 많은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는 공도가 80%, 서킷이 20% 정도다. 일반 도로의 거친 노면에서도 좋은 접지력을 갖고 잘 주행하는 차인데, 일상생활에서도 오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차다. 이런 조건이라면 서킷에서도 분명 재밌게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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