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그위키①] 세단·쿠페·왜건·SUV, 어떻게 구분하나요?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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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9 11:57
[모그위키①] 세단·쿠페·왜건·SUV, 어떻게 구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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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접하지만 가끔은 헷갈리는 자동차 용어를 정리해보는 ‘모그위키’ 코너를 마련했다. 첫 편에는 자동차 형태에 따른 명칭에 대해 정리해봤다. 자동차는 그 생김새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 한국인이 사랑하는 세단

지난해 국내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현대차 그랜저는 전형적인 세단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형태로, 엔진룸과 탑승공간 그리고 트렁크 등으로 구분된 3박스 타입 4도어 차종을 흔히 세단(Sedan)이라 부른다. 현대차 그랜저와 쏘나타, 기아차 K5,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종이다.

최근 SUV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여전히 판매량은 세단이 앞선다. 지난해 국내 판매된 세단은 총 64만6799대(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신차등록기준)로, 외형별 등록 대수 1위를 기록했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세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영국 등 일부 유럽 지역에서는 살룬(Saloon)이라고 부른다. 유럽전략차종인 현대차 i40의 세단형 모델에 살룬이란 명칭이 붙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멋을 아는 당신을 위한 쿠페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포드 머스탱’

스포츠카의 전형인 쿠페(Coupe)는 3박스·2도어 구조의 차량을 지칭한다. 공기저항을 줄인 날렵한 디자인과 낮은 무게중심을 통해 운동 능력을 극도로 높였다. 이러한 이유로 슈퍼카 역시 대부분 쿠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또한, 오픈카라 불리는 컨버터블(Convertible) 혹은 카브리올레(Cabriolet)는 루프 재질에 따라 소프트톱과 하드톱으로 나뉜다. 이밖에 2인승 오픈카에는 로드스터(Roadster), 스파이더(Spider), 드롭헤드(Drophead), 타르가(Targa), 랜덜렛(Landaulet) 등의 명칭이 붙는다.

이밖에 ‘GT’라는 단어도 많이 쓰이는데, 이는 자동차 형태보다 성격을 의미하는 용어다. GT는 그랜드 투어러(Grand Tourer) 혹은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약자로,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고성능 스포츠카를 말한다.

# 해치백과 왜건, 무슨 차이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치백 ‘폭스바겐 골프’

쉽게 말해 세단에서 트렁크를 잘라낸 모델을 해치백(Hatchback)이라 부른다. 현대차 i30,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르노 메간 등이 이에 해당된다.

탑승공간과 적재 공간이 함께 있는 2박스 형태를 갖췄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적재 공간의 도어 또한 하나의 문으로 취급한다. 때문에 3도어 혹은 5도어 등 홀수 명칭이 붙는다. 해치(hatch)는 ‘위로 들어 올리는 문’을 의미하는데, 맨 뒷문이 이러한 형태로 개폐되기 때문에 백(back)이 붙는다.

트렁크 공간만큼이나 차체가 짧아졌기 때문에 한층 민첩한 운동 성능을 갖춘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한 모델로 핫해치(Hothatch)가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i30 N, 폭스바겐 골프 GTI,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AMG, 아우디 RS3 등이 있다.

‘짐차’ 이미지를 잊게 만드는 592마력 고성능 왜건 ‘아우디 RS6 아반트’

과거 마차의 이름에서 따온 왜건(Wagon)은 해치백과 달리 세단의 트렁크 부분을 확장한 형태다. 세단보다 더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다. 왜건 또한 실내 공간과 적재 공간이 합쳐져 있기 때문에 2박스 형태를 가진다.

이러한 형태나 활용 때문에 ‘짐차’ 이미지가 강한 왜건은 국내 시장에서 유독 인기가 없다. 현대차 i40가 지난해 단종 수순을 밟으며 더 이상 국산 왜건을 만나볼 수 없게 됐다.

반면 유럽에서는 해치백과 함께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차종 중 하나다. 특히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세단만큼이나 왜건 제품 라인업을 중시한다. 대표적으로 BMW 투어링, 메르세데스-벤츠 에스테이트, 아우디 아반트 등이 있다.

제조사에 따라 왜건형 모델을 슈팅브레이크(Shootingbrake)라 지칭하기도 한다. 국내 출시된 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CLS 슈팅브레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페라리 GTC4 루쏘나 애스턴마틴 뱅퀴시 자카토 등과 같이 일부 브랜드에서는 3도어 왜건을 슈팅브레이크로 특별히 분류한다.

#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SUV

대형 SUV ‘쉐보레 트래버스’

‘Sport Utility Vehicle’의 약자인 SUV는 이름에 걸맞게 전천후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지상고가 일반 승용차보다 높아 험로 주행에 유리하며, 넓은 실내 공간을 가져 다양한 화물 적재에도 유리하다.

험로 주행을 목적으로 탄생한 만큼 초기에는 프레임 바디에 후륜 기반의 사륜구동을 탑재한 SUV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요즘에는 넓은 적재 공간과 높은 지상고를 통한 운전 편의를 살린 ‘도심형 SUV’, 그중에서도 중소형 SUV가 인기를 끌며 일반 승용차와 성격이 비슷한 유니바디형 전륜구동 SUV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도심형 SUV의 경우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활용성을 동시에 지향하며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라 지칭하기도 한다.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SUV라는 용어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지만, 간혹 레저용 차량(RV)이나 다목적 차량(MPV) 등과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RV는 세단과 대칭되는 포괄적 개념으로 사용되며, 그 용도에 따라 SUV 및 MPV 등으로 세부 분류가 가능하다. 실제로 기아차 홈페이지에는 SUV와 MPV 차량을 한데 묶어 RV로 소개하고 있다.

# 아메리칸 아이돌 픽업트럭

픽업트럭(Pickup Truck)은 머슬카와 함께 북미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3박스 형태지만 탑승 공간과 적재함이 완전히 분리된 소형 트럭을 지칭한다. 

픽업트럭은 미국인들의 사랑으로 유명하다. 포드의 F-150의 경우 38년 동안 베스트셀링카 1위를 놓친 적이 없으며, 경쟁 모델인 쉐보레 실버라도와 램 픽업 등이 항상 2·3위를 다퉈왔다.

픽업트럭은 크기에 따라 크게 콤팩트, 미드사이즈, 풀사이즈, 헤비듀티 등으로 나뉜다. 풀사이즈 픽업트럭부터는 적재량에 따라 체급을 다시 나누기 시작하는데, 일반적인 풀사이즈의 경우 약 1500파운드(약 680kg)의 적재중량을 갖는다. 이름에 150, 1500 등이 붙는 이유다. 대표 차종으로는 포드 F-150, 램 1500, 쉐보레 실버라도 등이 있다.

이보다 큰 적재 능력을 가진 픽업트럭은 헤비듀티(Heavy Duty, HD)라 불린다. 적재중량 2500~3500파운드(약 1134kg~1587kg)를 갖췄으며, 사실상 상용차로 이용된다.

# 점점 다양해지는 자동차 형태

왜건과 SUV 그 중간쯤 속하는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최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개성 넘치는 차량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형태를 분류하기 애매한 이른바 ‘장르 파괴’ 차종들이 늘고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차량 형태를 결합한 대표적인 차종으로 왜건과 SUV의 중간 형태를 지향하는 볼보 크로스컨트리, SUV에 쿠페 디자인을 접목한 BMW X6 등이 꼽힌다. 

이들 명칭 또한 네이밍 마케팅 작업과 엮여 SAV(Sports Activity Vehicle), SAC(Sports Activity Coupe), 4도어 쿠페, 쿠페형 세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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