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스페스 재규어랜드로버 CEO
랄프 스페스 재규어랜드로버 CEO

재규어랜드로버 랄프 스페스 CEO가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판했다. 8일(현지 시간) 영국 더 타임스 일요판에 따르면, 그는 툰베리에 대해 대안 없이 비판만 하는 ‘포퓰리스트’라고 꼬집었다.

스페스 CEO는 인터뷰를 통해 “그레타는 많은 기업과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렸지만,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며 “기성세대가 그의 인생을 망쳤다는 식의 포퓰리즘적 비판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2018년 8월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다보스 포럼, 기후변화 정상회의 등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연설하며 기후변화 대비를 촉구해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바 있다.

스페스 CEO는 “비판과 문제의 해결 방안이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툰베리는 아무런 기여나 아이디어도 없이 ‘당신들은 멍청하다’식의 비난만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환경 문제에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최소한 부와 건강, 교육 측면에서는 삶을 더 나아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레타 툰베리

외신들은 스페스 CEO의 비판 속 행간에 자동차 업계 위기가 숨어있다고 평가한다. 재규어랜드로버를 포함한 상당수 브랜드가 배출가스 규제 등 영향으로 매출 및 수익 감소를 겪고 있으며, 전동화 연구를 위한 자금 확보 및 구조조정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해 36억 파운드(한화 5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재규어랜드로버는 그해 45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특히, 재규어랜드로버 본사가 속한 영국 정부의 환경 정책도 한층 강경해지고 있다. 영국은 G7 국가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을 공약하고,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약속한 2040년보다도 5년이 앞당겨졌다.

스페스 CEO는 오는 9월 회사를 떠난다. 그는 2010년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이래 약 10년간 재규어랜드로버를 이끌어왔다. 그의 말년은 환경 문제와 더불어 판매 저조 및 수익성 악화 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편, 툰베리에게 비판을 가한 ‘어른‘은 스페스 CEO 뿐만이 아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한 것에 대해 “아주 웃긴다”고 말했다.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장관도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돌아와 이 문제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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