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MG] ‘진짜 같은 가짜’ 게임 속 콘셉트카에 브랜드 비전을 담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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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0 14:00
[주말의 MG] ‘진짜 같은 가짜’ 게임 속 콘셉트카에 브랜드 비전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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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는 시기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이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며 ‘방구석 라이프’를 즐기는 것이 최선이다.

점점 날씨가 따듯해지며 서킷을 달리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라 더 안타깝다. 그 아쉬움을 털기 위해 많은 드라이버들이 모니터 앞에서 레이싱 휠을 돌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그란 투리스모다. 그란 투리스모는 지난 1997년 첫선을 보인 플레이스테이션용 콘솔 게임으로, ‘시뮬레이터’라 칭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현실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실성을 강조한 게임 특성에 따라 타이어나 ABS 세팅에 따른 랩타임 격차가 크게 발생하고, 튜닝으로 차량 성능을 최적화시키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란 투리스모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 시장에서 800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

야마우치 카즈노리 폴리포니 디지털 CEO

이는 그란 투리스모 개발자인 야마우치 카즈노리의 노력이 컸다. 그는 실제 차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게임에 적극 반영해왔다. 야마우치는 그란 투리스모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올해의 차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물론, 닛산 GT-R 설계에도 참여했다. 일본 튜닝업체 어뮤즈와 함게 튜닝 파츠를 디자인하고,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이를 테스트하기도 한다. 

# 개발자의 깜짝 제안 “하고 싶은거 다 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제안에는 나이키도 응답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란 투리스모를 디자인해 주시겠습니까?”

모든 것이 야마우치의 그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작사들에게 오직 그란 투리스모만을 위한 자동차 개발을 요청한 것이다.

그 제안에 수많은 브랜드가 응답했다. 차와는 관계가 없어보는 나이키마저 나섰다. 그란 투리스모 세계관 속에서만 구현된 ‘비전 그란 투리스모’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여기에는 브랜드만의 철학과 미래 비전이 한껏 녹아있다. 가상의 자동차인 만큼, 살짝 허풍도 보인다. 충돌 안전성이나 배출가스 규제, 개발비, 양산 가능성 등에 복잡하게 얽매일 것 없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느낌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최초의 비전 그란 투리스모틀 탄생시키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상에서도 최초의 비전 그란 투리스모를 선보인다. 차명은 AMG 비전 그란 투리스모. 유선형으로 볼륨감을 강조한 스타일링은 1950년대 벤츠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300SL에서 영감을 얻었다.

파워트레인은 메르세데스-AMG의 5.5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81.6kg.m의 강력한 성능과 특유의 배기음은 AMG 사운드 전문가들에 의해 철저히 조율됐다.

차량 아키텍쳐는 알루미늄과 카본파이버로 설계됐다. 8기통 엔진이 장착됐음에도 공차중량은 1385kg에 그친다. 최근 국내 출시된 A클래스 세단과 비교해도 100kg 가량이나 더 가볍다.

#  M 정체성을 오롯이 담은 BMW 비전 그란 투리스모

BMW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BMW가 투어링카 대회를 석권하던 1970년대 영광을 담고 있다. BMW M2 기반으로 추정되는 바디에 M을 상징하는 고유의 데칼과 DTM 레이스카를 연상케하는 바디킷이 인상적이다.

성능을 살펴보면, 이는 BMW의 정체성 그 자체다. 3.0리터 직렬 6기통 M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은 6단 시퀀셜 변속기와 조합되며, 최고출력 549마력을 발휘한다. 사륜구동으로 출시되는 최근의 M과 달리 후륜구동으로, BMW 고유의 50:50 중량 배분도 실현시켰다.

# 고성능 수소차, 현대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

현대차는 브랜드 50주년과 고성능 N 브랜드를 기념한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를 선보였다. 이는 N 브랜드의 지향점을 담은 모델로, 지난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실차가 공개된 바 있다.

파워트레인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최고출력은 680마력이지만, 회생제동에너지를 활용해 시스템출력은 884마력까지 높아진다. 동력은 4개의 인휠 모터를 통해 각 바퀴로 전달된다.

# 궁극의 레이스카, 부가티 비전 그란 투리스모

부가티 비전 그란 투리스모는 지난 1937년과 1939년 르망에서 우승한 부가티 타입57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여기에 시론을 기반으로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오직 부가티만을 위해 설계된 W16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두 개의 V8 엔진을 결합한 형태로, 최고출력 1673마력, 최대토크 161.1kg.m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부가티 측에 따르면, 르망 직선 주로에서만 400km/h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최고속도는 447.59km/h에 달한다.

# 영광을 다시, 푸조 L750R 하이브리드 비전 그란 투리스모

2016년 푸조는 ‘L45 인디 500마일 우승 100주년’을 기념한 모델 L750R을 선보인다. 전반적으로 최신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지만, 특유의 롱 테일 형태는 L45에서 착안했다.

파워트레인은 푸조의 미래 전동화 전략에 대한 비전을 담았다. L750R의 파워트레인은 1.6리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으로 시스템출력 750마력을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825kg에 불과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의 주파 시간은 2.4초에 그친다.

#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 포뮬러E 노하우 집약

재규어 선행 디자인 스튜디오가 개발에 참여한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재규어의 전설적인 스포츠카 E타입과 D타입을 계승하는 모델이다. 전면부는 재규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입고 있지만, 클래식카를 연상케 하는 유려한 라인이 돋보인다.

동력은 전기모터와 리튬 이온 전지 팩을 기반으로 한다. 회사는 구체적인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는 포뮬러 E 레이스카와 I-페이스의 노하우가 집약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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