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 “오프로드가 반갑다!”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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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4 17:39
[시승기]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 “오프로드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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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한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을 이달 출시했다. 지난해 쉐보레 콜로라도에 이어 올해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포드 레인저 등 수입 픽업트럭 공세가 예고됨에 따라 상품성을 강화하고 나섰다.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과 함께 오프로드 성지로 꼽히는 경기도 가평 경반분교 일대를 체험했다. 이어 칼봉산에서 유명산으로 약 50km 온로드 구간도 달렸다. 다만 시승차는 일부 옵션 구성에서 실제 양산 모델과 차이가 있다.

전반적인 외관은 기존과 동일하다. 전용 4x4 데칼 스티커와 새롭게 추가된 사이드 스텝, 그리고 한층 크기를 키운 펜더 플레어 등을 새롭게 적용하며 포인트를 살렸다. 특히 사이드 스텝과 펜더 플레어는 디자인뿐 아니라 강화된 오프로드 성능도 갖췄다.

후면부에는 데크 이지 오픈&클로즈 기능이 추가됐다. 적재함 도어를 내릴 때 한층 부드럽게 떨어지도록 하는 기능으로, 무거운 도어가 차량 및 힌지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고 주변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다. 

실내 역시 기존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다이내믹 에디션에는 스포츠 페달과 15W 휴대폰 무선충전패드, 오토라이트 컨트롤, 우적감지 와이퍼 등이 추가됐다. 이와 더불어 7인치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1열 통풍시트 등 고객 선호사양을 더했다. 여기에 시동을 켜면 대시보드 중앙에서 자동으로 플로팅 무드 스피커도 기본 탑재해 고급감을 한층 높였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체험에 나섰다. 입구부터 꽤 험한 자갈밭과 깊은 시냇물이 렉스턴 스포츠를 반긴다. 컨보이 차량이 없었더라면 잘못 든 걸로 오해할 정도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은 ‘이쯤이야!’라는 듯 평온하게 건너간다.

신차 변화의 핵심은 리어 서스펜션이다. 새로운 리어 서스펜션은 전고를 10mm 높이고 스프링 코일을 강화해 완충 능력을 강화했다. 이는 오프로드 주행이 잦은 호주 시장을 목표로 개발됐으며, 해당 지역 수출 모델에 기본 적용되는 사양이다.

자갈밭을 지나 커다란 돌부리들이 잔뜩 있는 범피 구간에 도달했다. 이번에는 ‘사륜 고속(4H)’ 모드 힘을 빌렸다. 기어레버 아래 위치한 모드 다이얼만 돌리면 간편하게 구동 모드를 바꿀 수 있다.

노면이 불규칙한 도로에서는 네 바퀴의 접지가 고르지 못해 헛도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는 사륜모드를 통해 네 바퀴에 동력을 고르게 배분하고, 안정적인 접지력을 확보했다.

돌부리를 밟을 때마다 하부가 뒤틀리는 느낌이 전해진다. 프레임 바디의 장점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단단한 하체와 강화된 서스펜션이 거친 노면을 헤쳐나감과 동시에 상체는 실내에 유입되는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오프로더만이 가지는 매력이다.

시승차에는 순정 사양이 아닌 오프로드 전용 ATM 타이어가 준비됐다. 렉스턴 스포츠의 기본기가 탄탄한 덕분에 타이어만 교체해도 오프로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크게 체감할 수 있다. 오랜 장마에 흠뻑 젖어 진흙탕이 된 코스지만, 무리 없이 빠져나간다. 연달아 이어진 젖은 오르막에서도 거침없다.

이어진 코스는 시골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임도다. 승용차였다면 사정없이 흔들렸겠지만, 오히려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하며 달렸다. 어쩌면 렉스턴 스포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이다.

이어 온로드 코스에 올랐다. 사륜은 잠시 넣어두고, ‘이륜 고속(2H)’을 체결했다. 이는 일반도로를 위한 주행 모드로, 온전히 뒷바퀴만 굴려 연비를 절감한다.

오프로드에서는 눈치채지 못했던 엔진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0.8kgf·m를 발휘하는 2.2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품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힘으로 커다란 덩치를 가볍게 밀어낸다. 디젤 픽업 트럭임에도 꽤나 정숙한 실내를 갖췄다.

함께 맞물리는 6단 자동변속기는 한층 여유로운 반응이다. 차량 성격을 감안하면, 약 25km 와인딩 구간에서 변속에 대한 답답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로 갈아신었지만 온로드 승차감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아울러 오프로드 타이어 특유의 디자인은 렉스턴 스포츠와 제법 잘 어울린다. 이쯤되니 쌍용차가 순정 사양으로 오프로드 타이어를 제공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시승차는 루프탑 텐트를 포함한 약 100kg의 화물이 실려있다. 평소에도 캠핑 장비나 업무 기구를 갖고 달리는 렉스턴 스포츠 고객층을 염두했다. 픽업트럭 특성상 적당한 화물은 후륜 서스펜션을 눌려 승차감을 오히려 높여준다.

다만, 무거운 짐을 싣고 키가 껑충한 탓에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코너링은 다소 불안하다. 렉스턴 스포츠는 엄밀히 따지자면 화물차란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신차는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기반으로 다양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갖췄다. 렉스턴 스포츠는 자영업자와 일반인 판매 비중이 5:5에 가까운 만큼, 생업과 레저 활동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선택지 중 하나다.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은 3142만원,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은 3369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현재 유일한 경쟁자인 쉐보레 콜로라도와 향후 곧 등장할 지프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 등과 비교해 한층 저렴한 가격과 넓은 A/S망이 큰 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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