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6, ‘물 고임’부터 ‘시동 꺼짐’까지 수난의 1년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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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5 17:10
아우디 A6, ‘물 고임’부터 ‘시동 꺼짐’까지 수난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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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 여파로 한동안 휴업 상태였던 아우디코리아의 회복세가 무섭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1만4443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1만1930대)을 넘어섰다.

아우디 브랜드 실적은 작년 10월 출시된 8세대 A6이 이끌고 있다. 비록 글로벌 시장에서는 2년이 지난 모델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올해 6250대나 판매되며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43.3%를 차지했다.

다만 A6는 판매 개시 직후부터 시동 꺼짐 논란, 조수석 바닥 물 고임 논란 등이 발생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출시 1년 새 두 차례의 판매 중단과 리콜, 그리고 세 차례의 무상 수리까지 이어졌다. 최근 1년간 A6에 발생한 문제점들을 정리해봤다.

아우디코리아는 2019년 10월 23일 A6 45 TFSI 모델을 출시했다. 이어 12월 6일에는 디젤 모델인 A6 40 TDI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출시 직후부터 시동이 꺼진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자동차 리콜 센터에 신고된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 차량은 공통적으로 저속 주행 혹은 정차 상태에서 차량이 심하게 떨리고, 엔진 소음이 심해진 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드라이브 시스템 오작동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계기판에 뜬다. 일부 차량은 재시동마저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제보됐다. 

이어 조수석 바닥에 물이 고이는 문제도 보고됐다. 물 고임 현상은 차량 운행 및 안전에는 직접적인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물이 고여 냄새가 나거나 조수석 전동식 시트가 고장났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올해 1월 아우디코리아는 A6 판매를 돌연 중단한다. 시동 꺼짐 현상과 물 고임 현상에 대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뒷좌석 안전띠 경고체계 문제로 인한 이슈였다. 아우디코리아에 따르면,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았거나 중간에 풀었을 때 경고하는 방식이 한국 기준과 다르게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리콜로 이어졌다. 대상은 2019년 8월~2020년 2월 생산된 차량 총 1만234대(미판매분 7200여대 포함)로, 뒷좌석 안전띠 경고 장치를 개선하는 리콜이다.

이어 3월과 4월, 총 4건의 무상수리도 발표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작 시 로딩이 99%에서 멈추는 오류, 프라이버시 모드 설정 시 간헐적으로 모드가 임의 해제되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정보가 표시되는 오류, 요소수 탱크에 미세 균열이 발생해 요소수가 새는 문제 등이 확인됐다. 이 때 차량 소음 차단판 밀봉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조수석 아래에 물이 고이는 문제점도 해결됐다.

아우디코리아는 5월 A6 가솔린 모델 판매를 다시 한 번 중단한다. 이 때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것을 기대됐지만, 회사는 “독일 본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세부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어 6월 4일 A6 가솔린 모델 총 4500여대(미판매분 포함)의 리콜이 발표됐다. 해당 차량은 스타터 제너레이터 내부 인버터를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 몰딩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이 틈으로 수분이 유입돼 단락 및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6월 19일에는 A6 디젤 모델 6000여대도 동일한 결함으로 리콜을 발표했다. 

아우디코리아 제프 매너링 사장은 7월 e-트론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문제가 된 차량들은 A6 45 TFSI와 40 TDI 모델이다. 두 모델에서 얼터네이터 용접 부분에 문제점이 발견됐고, 본사 측의 개선 지시에 따라 즉시 관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고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에 내려진 조치”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한 해결책은 출시 1년여 만인 올해 9월에서야 나왔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아우디코리아가 9월 30일부터 시동 꺼짐이 발생한 A6에 대해 무상수리를 진행한다”면서 “브랜드 자체 조사 결과 가변 캠축 프로그램이 문제인 것으로 파악되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는 무상 수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비스 시행은 2주가량 앞당겨졌다. 아우디는 9월 16일부터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해 무상수리 캠페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대상 차량은 가솔린 모델 총 4569대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캠샤프트 제어 시스템 소프트웨어 작동 변수 설정 문제로 인하여 특정 조건에서 차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본사로부터 통보받았다”라며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엔진 정지는 차량이 정차해 있거나 정차하기 직전 등 공회전 상태일 때 발생하며, 시동이 꺼지더라도 곧바로 재시동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전했다.

차주들은 이번 조치로 시동 꺼짐 현상이 완전히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신규 구매를 계획하고 있던 차주들도, 무상 수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문제 해결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한편, 앞서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을 겪은 일부 차주들은 교환 및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한국형 레몬법으로 불리는 ‘자동차의 교환 또는 환불 제도’를 기반으로, 자동차 안전·하자 심의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자동차관리법 제47조 2항에 따르면, 중대한 하자 2회 이상, 일반 하자 3회 이상 수리 이후에도 동일한 하자가 재발한 자동차나 1회 이상 수리 시 누적 수리 기간이 30일을 초과하여 동일한 하자가 재발한 자동차, 하자 재발 통보 접수 후 1회 이상 수리 이후에도 동일한 하자가 재발한 자동차 등은 교환·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개정된 법안에 강제성이 없는 만큼 교환이나 환불을 받은 A6 차주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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