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최근 포뮬러 원(F1)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전남 영암에서 직접 경기가 치뤄졌던 때보다 더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는 아는 사람만 알고 보는 사람만 본다는 F1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국내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넷플릭스 다큐시리즈 'F1: 본능의 질주'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가 크게 인기를 끌었고, 각 OTT의 대표 콘텐츠들도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F1 본능의 질주는 넷플릭스 자체 제작 콘텐츠로, 시즌 1·2의 흥행에 힘입어 시즌 3까지 확정됐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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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본능의 질주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한 F1 최초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우승컵을 차지하려는 드라이버들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 거대한 비즈니스의 내막까지 속속 중계한다. F1 본능의 질주는 공개 직후 미국과 유럽에서 시청 순위 TOP10에 진입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자연스레 넷플릭스 메인 화면에 콘텐츠가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졌고, 기존 F1 팬들은 물론 모터스포츠에 전혀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대거 끌어들였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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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F1 본능의 질주는 '초보자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서'와는 거리가 있다. 다만, 선수 간 경쟁과 심리 싸움, 팀의 운영, 정치극 등 보다 깊은 부분을 내밀히 보여주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단순히 자동차 경주로 알았던 F1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묘미가 있다.

물론, '제작비의 넷플릭스(?)'답게 과감한 투자로 만들어낸 퀄리티 높은 영상미도 매력적이다. 중계 화면에서 보기 어려운 선수들의 일상 생활이나 팀의 운영 방식 등을 자세히 다룬다. 단순히 모터스포츠를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람들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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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본능의 질주는 중계로 알 수 없었던 이면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알고 보더라도 손에 땀을 쥐는 전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즌 1에는 메르세데스-AMG나 페라리 등 유명한 강팀보다 중·하위권 팀에서 승리를 위한 치열한 노력을 이야기한다. 이어 시즌 2에는 루이스 해밀턴이나 세바스찬 베텔과 같은 챔피언의 인간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각 시즌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 만큼, 새로운 시즌에는 어느 팀 혹은 어느 드라이버에 초점이 맞춰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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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F1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횟수는 줄었지만, 크고 작은 사건과 함께 새로운 그랑프리 챔피언의 탄생 등 드라마틱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지난해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열심히 촬영하는 넷플릭스 팀의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수차례 포착된 만큼, 시즌 3 역시 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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