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점유율 90% 육박…극단적 '부익부 빈익빈' 어쩌나?
  • 권지용
  • 좋아요 0
  • 승인 2021.03.03 11:41
현대기아차 점유율 90% 육박…극단적 '부익부 빈익빈' 어쩌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산차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나날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가 연일 판매 호조를 보이는 반면, 르노삼성과 쌍용차, 그리고 한국GM은 생존에 위협을 느낄만큼 심각한 모양새다.

올해 1월과 2월 국산차는 총 21만7626대가 판매됐다. 전년(18만1324대)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내수 시장의 소비심리는 위축됐지만, 작년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앞서 두 달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기아차(제네시스 포함)는 19만667대를 기록하며 87.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5만2612대)보다 24.9%나 급증했다.

4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한 현대차 그랜저를 비롯해 기아차 카니발과 쏘렌토, 제네시스 G80 등이 각 브랜드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장률이 돋보이는데, GV80과 GV70 등 새로운 SUV 라인업과 함께 신형 G80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전년대비 203.9% 폭증한 성적을 달성했다.

현대기아차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룹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첫번째 전기차 아이오닉5의 사전계약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기아차 CV와 신형 스포티지, 신형 니로 등이 나란히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1~2월 1만1204대 판매하며 국산차 판매 5.1%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1~2월(1만79대, M/S 5.5%)보다 판매는 늘었지만 점유율은 줄어든 모양새다.

한국GM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비인기 차종 위주로 생산 물량을 줄이며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주력 모델의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기본급 협상을 앞둔 노조와의 갈등, 그리고 근로자 불법 파견 재판 등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쌍용차는 1~2월 8321대 판매하며 3.8% 점유율을 달성했다. 작년 초(1만657대, M/S 5.8%)와 비교해 판매량 및 점유율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쌍용차는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회사는 자본 완전 잠식 상태로, 이달 31일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 폐지 기준에 해당된다. 더욱이 P 플랜(프리 패키지드 플랜)이 무산될 경우 쌍용차는 곧바로 법정 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법원에서 자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회사 청산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일부 협력사들의 부품 납품 거부로 인해 공장 가동이 수차례 중단됐다. 2월 한달 간 공장이 가동된 날은 1일과 2일, 그리고 16일 등 단 사흘뿐이다. 2월 말 기준 쌍용차는 재고 및 전시 차량까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절실한 회사의 입장에서 판매마저 멈춘다면 현금흐름은 완전히 막히게 된다.

르노삼성은 7434대를 판매하며 전체 3.4%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대비(7976대, M/S 4.3%)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하락세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판매 및 수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11만6166대로, 2019년 대비 34.5%나 급감했다. 이는 2004년 8만5098대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올해는 그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판매 부진과 더불어 신차 포트폴리오 부재까지 겹쳤다. 지난해 기대주로 자리잡았던 XM3는 신차효과를 다했고, 이달 QM6 디젤 파워트레인 추가 외에 연내 신차 소식은 전무하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차 생태계 위협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지나친 쏠림 현상에 따른 다양성 부재와 고객 선택권의 제약, 그리고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 등과 엮인 수 많은 부품협력사의 생존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