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신형 LS, 두 개의 심장으로 달리는 플래그십 세단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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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3 14:52
[시승기] 렉서스 신형 LS, 두 개의 심장으로 달리는 플래그십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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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의 매력을 동시에 갖춘 렉서스 플래그십 세단 LS가 한층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신차는 2017년 출시된 5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두 가지 라인업이 국내 출시됐다.

렉서스코리아가 이달 서울 잠실에서 진행한 시승행사를 통해 신형 LS의 매력을 살펴봤다. 시승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LS 500h이며, 서울 잠실에서 렉서스 안양 센터까지 약 70km를 왕복했다.

먼저 전반적인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실루엣을 유지하면서 디테일 변화에 신경 쓴 모양새다.

전면부는 기존 'Z' 형태로 분리됐던 헤드램프가 통합되면서 한결 얌전해진 얼굴이다. 동시에 'L'자 주간주행등은 램프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새롭게 탑재된 블레이드 스캔 기능은 12개 LED 칩과 고속으로 회전하는 반사경을 통해 상향등을 보다 섬세하게 조절한다.

측면 윈도우라인을 보다 높게 설정해 쿠페형 세단의 느낌을 살렸다. 신형 LS가 속한 F세그먼트에서는 보기 힘든 과감한 시도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5235x1900x1460mm로 기존과 동일하다. 3125mm에 달하는 휠베이스가 시원시원한 느낌이다.

후면부 또한 큰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L'자 그래픽이 테일램프 안에 자리한다. 가솔린 모델은 머플러를 범퍼 하단 양쪽으로 배치해 균형을 잡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머플러가 숨은 자리를 크롬 장식으로 채웠다. 

신차는 '달빛'을 컨셉으로 한 신규 컬러인 '루나 러스터' 실버 색상을 포함하여 총 10가지 외관 색상을 제공한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인테리어는 한결 차분하다. 거대한 차체에 걸맞은 넉넉한 공간이 여유로운 느낌을 발산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내를 감싼 소재다. 차량 곳곳에 부드러운 가죽을 아낌없이 둘렀다. 시트는 세미 아닐린가죽으로 마감해 고급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잡았다. 천정과 필러는 스웨이드로 마감했다.

센터페시아에는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리한다. 기존과 달리 신형 LS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터치를 지원해 보다 쉽게 조작할 수 있다.

고급스런 분위기는 뒷좌석으로 이어진다. 넓직한 레그룸과 더불어 손 닿는 모든 부분은 가죽으로 둘렀다. 스피커를 디자인 큐로 녹여낸 점도 독특하다. 나뭇잎의 잎맥에서 영감을 받은 마크 레빈슨 스피커가 도어 캐처 앞에 큼지막하게 자리한다.

2열 시트는 리클라이닝을 지원한다. 특히 오른쪽 '회장님 자리'에서는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쭉 밀어내고 발을 뻗어 누운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시승차인 럭셔리 트림의 경우 종아리를 지지해주는 시트 익스텐션 기능이 제외됐다. 이는 최상위 플래티넘 트림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플래티넘 트림에는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함께 마사지 기능까지 더해진 '오토만 시트'가 추가된다.

2열 윈도우 선셰이드는 옥에 티다. 내리는 건 윈도우 스위치로 가능하지만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올릴 땐 좌석 가운데 터치 스크린을 조작해야만 가능한 점이 다소 번거롭다.

트렁크는 가솔린 모델 480L, 하이브리드 430L이며, 플래티넘 트림은 400L로 줄어든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S560e(410L)나 BMW 745Le(420L)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신형 LS는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두 가지 라인업이 마련됐다. 가솔린 모델인 LS 500은 3.5리터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22마력, 최대토크 61.2kgf·m를 발휘하며,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복합 연비는 7.9km/L이다.

시승 모델인 하이브리드 모델 LS 500h은 299마력을 발휘하는 3.5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시스템출력 359마력에 달한다. 여기에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라 명명된 다소 독특한 변속기가 맞물린다. 4단 자동변속기와 e-CVT의 조합을 통해 '가상 10단' 변속 로직을 만들어낸다.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는 정숙함 그 자체였다. 방음 소재를 아낌없이 적용해 도로의 각종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 가속 시 미세하게 들려오는 엔진음만이 귓가를 가볍게 맴돈다.

이같이 조용한 실내를 구현하는 데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 한몫을 했다.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 주파수의 반대 위상파를 쏘아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로, 고급 이어폰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원리다.

주행 내내 전기 모터가 부지런히 작동하며 엔진을 돕는다.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반응이 2톤이 넘는 차체를 가볍게 밀어준다. 특히 저속에서는 조용한 실내와 함께 전기 모터의 어시스트가 더해져 마치 전기차를 모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고속도로에서는 기계식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AWD)과 전자 제어 에어 서스펜션이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은 럭셔리 세단의 상징과도 같다.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해 쾌적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고속 주행에도 정숙성은 여전하다. 1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풍절음은 거의 들려오지 않고, 노면 소음 역시 최대한 억제한 모습이다. 조용한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이 조화한 LS 500h는 플래그십 세단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활용하면 한층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달리기 성능은 어떨까. 스포츠 모드를 체결했다. 전기 모터가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가속을 돕는다. 시스템 합산 359마력의 출력은 거대한 덩치를 보다 쉽게 달려나가게끔 만든다. 이보다 한층 더 과격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기어 단수를 더 낮게 쓰면서 동시에 가상 배기음까지 작동하며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회차지점인 렉서스 안양 종합 서비스 센터. 강남과 가까운 경기도 안양에 위치해 접근성을 높였으며, 사고 차량 손상 정도에 따라 작업 과정을 세분화 하는 '라인화 시스템'을 도입해 보다 빠르고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차지점인 렉서스 안양 종합 서비스 센터. 강남과 가까운 경기도 안양에 위치해 접근성을 높였으며, 사고 차량 손상 정도에 따라 작업 과정을 세분화 하는 '라인화 시스템'을 도입해 보다 빠르고 정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렉서스 신형 LS는 일본차 특유의 고급진 완성도와 함께 파워풀한 성능, 그리고 최고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무기로 삼았다. 다른 경쟁 모델들이 오너드리븐의 성향을 점차 강조하는 가운데 LS는 쇼퍼드리븐의 성향을 균형있게 맞췄다. 아울러 F세그먼트 중에서는 유일하게 충전이 필요없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렉서스 신형 LS 가격은 LS 500 가솔린 1억2740만원~1억5200만원, LS 500h 하이브리드 1억4750만원~1억6750만원 등이다(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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