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R8'부터 'e-트론 GT'까지…아우디가 선사하는 고성능의 세계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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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08 08:55
[시승기] 'R8'부터 'e-트론 GT'까지…아우디가 선사하는 고성능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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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코리아가 이달 1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아우디 익스피리언스'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전기차 e-트론 GT부터 국내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고성능 RS 시리즈까지 다양하고 역동적인 퍼포먼스 모델이 마련됐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크게 가속 및 코너링 능력을 체험할 수 있는 'USP 코스'와 공도 주행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을 느껴보는 '시닉 드라이빙', 강력한 주행 성능을 맛볼 수 있는 '트랙 주행', 그리고 전문 인스트럭터의 짜릿한 짜릿한 '택시 드라이브' 등으로 운영됐다.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먼저 USP 드라이빙에서는 급가속과 슬라럼, 후륜조향 등을 체험했다. 해당 코스에서는 RS Q8을 타고 서킷을 누볐다.

RS Q8은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81.6kgf·m의 4.0리터 V8 엔진이 탑재됐다. 가속 구간에서는 600마력의 진가를 느껴볼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8초 만에 끝낸다. 2.3톤에 달하는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짧은 직선 구간에서 순식간에 100km/h를 주파한다. 이른 아침에 내린 비로 인해 노면이 많이 젖은 상태였지만, 아우디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가 안정적인 가속력을 돕는다.

이어 'S'자 모양의 콘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슬라럼 체험에서는 단단한 차체와 강력한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느낄 수 있다. 키가 큰 SUV임에도 롤링을 안정적으로 제어해 스포츠카 못지 않은 코너링 실력을 선보인다.

후륜조향 체험은 한 눈에 봐도 좁은 콘과 콘 사이를 통과하는 게 목표다. 최근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도 적용된 그 기능이다. 거대한 체구에도 콘 사이를 특이한 각도로 매끄럽게 돌아나간다. 저속에서는 뒷바퀴를 진행 방향과 반대로 틀어 회전각을 크게 줄여주고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돌려, 보다 민첩한 회두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아우디 A5가 비교 차량으로 나섰다. 후륜조향 기능을 통해 좁은 콘 사이를 가뿐히 통과해나간 RS Q8이었지만, 이보다 훨씬 작은 A5는 동일 구간을 통과하지 못했다. 참고로 RS Q8의 전장과 휠베이스는 5005mm와 2995mm, A5는 4705mm, 2766mm다. 후륜조향 기능은 운동성능은 물론, 좁은 골목을 통과하는 등 실생활에서도 유용하다.

시닉 드라이빙 코스에서는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e-트론과 S6 모델을 체험했다.

e-트론은 기자들 사이에서 의외의 호평이 이어졌다. 먼저 엔진 소음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주행 질감이 일반적인 내연기관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타 전기차와 달리 풍절음과 로드노이즈 등 차량 전반에 걸쳐 훌륭한 방음 대책 또한 인상적이다. 여기에 에어 서스펜션이 주는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다. 진정한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평이 꼭 들어맞았다.

버추얼 사이드미러는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다. 조작도 직관적이고 시야각도 일반적인 거울형 사이드미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돌아오는 길은 아우디 S6 모델을 시승했다. 디젤 모델임에도 가변배기 시스템을 통해 감성을 한층 살리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인스트럭터의 통제 아래, 통행량이 적은 한적한 시골길을 빠르게 달렸다. 일반적인 A6 모델과는 달리 가속페달 반응속도나 롤링 억제 능력이 한 수 위다. 괜히 S 배지가 붙은 게 아니다.

이어 슈퍼카 R8을 타고 인제 스피디움 북쪽 서킷(2.577km)을 달렸다. 공도에서 타봤던 R8도 강렬한 경험을 선사했지만, 서킷에서 만난 슈퍼카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트랙을 지배한다.

서킷 위에 나란히 선 슈퍼카의 모습에 살짝 압도됐다. R8은 5.2리터 V10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7단 S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610마력, 최대토크 57.1kgf·m를 발휘한다. 인스트럭터를 따라 네 대의 R8이 나란히 달렸다. 빠른 페이스에서도 전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며 미끄러질 것만 같은 고속 코너를 우습게 버텨내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새나온다.

R8 서킷 주행에 이어 곧 바로 택시 드라이빙이 이어졌다. R8과 함께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둔 RS6 아반트와 RS7 모델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프로 드라이버가 조종하는 R8은 한 차원 높은 몸놀림을 보였다. 강력한 G포스에 상체를 제대로 가누기 어렵다. '짜릿'을 넘어서 '무섭다'는 느낌이 들 수준이지만, R8은 코웃음치며 트랙을 완주했다.

이어 체험한 RS7과 RS6 아반트 역시 600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아낌없이 선보인다. 비록 R8보다 임팩트가 적지만, 네 명을 태우고도 무서운 속도로 달려나가는 모습이 다소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앞서 탑승한 R8보다 한층 조용한 실내도 한몫한다.

이날 인스트럭터로 나선 강병휘 선수는 "R8은 공도주행 차량과 레이스카의 경계선에 있는 모델"이라며, "아무리 강력한 성능을 가진 RS6 아반트나 RS7이라 하더라도, 트랙에서는 R8과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의 숨은 하이라이트는 RS e-트론 GT였다. 포르쉐 타이칸의 형제 모델인 e-트론 GT을 공식 출시 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신차는 앞뒤 차축에 2개의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646마력, 최대토크 84.7kgf·m의 힘을 발휘한다. 출력만 놓고 본다면 이날 만나본 차량들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미드십 슈퍼카인 R8보다 높다.

RS e-트론 GT는 탑승객의 감성을 위해 인위적인 엔진음을 만들어낸다. 흡사 8기통 엔진이 고동치는 듯한 음색이다. 패독을 빠져나가 본격적으로 서킷에 오르자,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는다. 엄청난 출력에 고개가 뒤로 꺾이며 헤드레스트를 때렸다. 엄청난 출력이 즉각적으로 뿜어져 나오기에 가능한 현상이다. 

이날 RS e-트론 GT를 주행한 강병휘 선수는 "전기차의 경우, 모터 특성상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과는 또 다른 발진 가속을 느낄 수 있다"며, "드라이버는 이같은 특성에 알맞게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S e-트론 GT는 성인 네 명을 태우고 무서운 속도로 가감속을 반복했다. 배터리가 낮게 위치해 RS7보다 롤이 적게 느껴졌다. 출력은 물론, 운동 성능까지 다 잡은 세팅이다. 강력한 출력을 즉각적으로 뿜어내며 서킷을 지배하는 전기 스포츠카를 보고 있으니, 내연기관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날 아우디코리아가 선보인 RS6 아반트, RS7, RS Q8, RS e-트론 GT 등은 모두 독일에서 공수한 시승차로, 국내 사양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국내 출시 일정 및 가격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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