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나혼자만 레벨업'…셀토스 잡을 유일한 대항마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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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22 09:2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나혼자만 레벨업'…셀토스 잡을 유일한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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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셀토스·XM3·코나·티볼리에 이어 소형 SUV 5위에 머물렀던 트레일블레이저가 올 상반기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하며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해 1~6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은 1만6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545대)보다 11.4% 증가했다. 국산 소형 SUV의 전체 판매량이 37.6%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상승세다.

국산 소형 SUV 중 판매량이 늘어난 모델 역시 트레일블레이저가 유일하다. 동급 최강자인 셀토스가 2만1952대로, 전년(2만9149대) 대비 24.7%가 하락했으며, 르노삼성 XM3(8086대, -63.7%)와 쌍용차 티볼리(8030대, -22.0%) 현대차 코나(7569대, -59.3%) 등의 경쟁자들 역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가히 '나 홀로 역주행'이라 할 만하다. 

특히,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과는 오직 가솔린 모델로만 이뤄낸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가솔린과 디젤을 모두 파는 셀토스, 가솔린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에 전기차까지 갖춘 코나, 1.3L 가솔린 터보와 더불어 1.6L 가솔린 자연흡기까지 두 가지 엔진을 제공하는 XM3 등에 비해 라인업이 부족한 상황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 말 2022년형 모델이 출시되며 1.2L 가솔린 터보 모델이 단종돼, 현재 1.35L E-터보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왼쪽부터) 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왼쪽부터) 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 XM3

소형 SUV 시장의 침체 중에도 트레일블레이저가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강인한 느낌의 외관과 넉넉한 실내공간, 그리고 우수한 상품성을 겸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 특유의 듀얼 포트 그릴과 이를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으로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전면과 직선을 강조한 캐릭터 라인,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측면 등으로 SUV 본연의 이미지를 풍긴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XM3가 유선형 디자인을 강조한 것과는 반대 성향이다.

여기에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는 파생 모델이 마련돼 선택의 폭도 넓다. RS 모델의 경우 다크 크롬 그릴과 블랙 보타이, 18인치 휠, D컷 스티어링 휠, 레드 스티치 장식 등으로 날렵함을 강조했고, 액티브 모델은 전면에 X자 형상의 프로텍터와 다크 티타늄 크롬 스키드 플레이트, 17인치 전용 알로이 휠과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로 오프로더 성향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4425mm에 달하는 전장과 2640mm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공간까지 마련됐다. 이는 쿠페형 실루엣의 XM3(전장 4570mm, 휠베이스 2720mm)를 제외한다면 세그먼트에서 가장 큰 수준으로, 비슷하게 넉넉한 공간을 내세운 셀토스(각각 4375mm, 2630mm)보다도 훨씬 크다. 덕분에 2열 폴딩 시 적재용량은 무려 1470L로, 셀토스(1393L)나 코나(1143L)보다 한 수 위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RS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RS

다운사이징 1.35L E-터보 엔진도 장점이다. GM의 라이트사이징 기술이 적용돼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기반으로 무게를 줄이고, 터보차저의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여 성능과 연비를 모두 끌어올렸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하는데, 앞서 탑재된 말리부보다 트레일블레이저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3기통 엔진의 진동 및 소음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진동은 실제 운행 시 문제 되지 않는 수준이고 소음도 동급 유일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을 탑재해 이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밖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기능과 국산차 최초로 지원하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 및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등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선전은 한국GM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스파크(-23.2%), 트랙스(-46.9%), 말리부(-54.0%) 등 주력 차종 전반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상반기 판매량(3만3160대)이 19.3% 줄었기 때문이다. 당분간 완전 신차가 없는 상황, 트레일블레이저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해외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올 상반기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량은 8만1991대로, 작년보다 50%나 증가했다. 누적 수출 역시 23만대를 넘기며 한국GM의 대표 수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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