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축소 대응 시나리오…'프로모션부터 가격 인하까지'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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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0 17:50
전기차 보조금 축소 대응 시나리오…'프로모션부터 가격 인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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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기차 보조금의 변화가 예고됨에 따라 신차 구매 대기자는 물론, 브랜드들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환경부는 9일 "올해 신설된 보조금 100% 지급 상한액을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최종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5500만원을 넘는 전기차의 보조금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번 발표는 전기차 계약 후 출고를 기다리던 이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가뜩이나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 연내 출고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기차를 계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출고 시기를 기준으로 보조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일부 손해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브랜드에게는 몇가지 선택지가 있다. 전기차 보조금 규정이 바뀌는 2022년 브랜드별 대응 시나리오를 예측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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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테슬라 홈페이지
캡처=테슬라 홈페이지

가장 간편한 방법은 보조금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다. 5500만원이 넘는 차량이더라도 50%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6000만원에서 9000만원 사이 전기차에게 보조금 50%가 지급됐다. 

특히 최근 반도체 수급 부족과 물가 인상 여파로 인해 신차의 가격 인하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테슬라코리아는 올 초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와 롱 레인지 모델을 6000만원 미만으로 책정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및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인해 롱 레인지 모델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하위 모델인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 가격은 6059만원으로 인상하며 전액 보조금 혜택을 포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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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e-트론
아우디 e-트론

둘째는 브랜드에서 출혈을 감수하고, 할인 프로모션으로 보조금을 충당하는 방법이다. 이는 지난해 아우디코리아와 메르데세스-벤츠코리아 등이 시행했다.

아우디는 작년 7월 국내 선보인 브랜드 첫 전기차 e-트론을 대상으로 최대 2400만원 상당의 할인을 적용했다. 환경부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공백 기간 동안, 자체 프로모션으로 초기 고객을 지원했다.

그 결과 e-트론은 판매 첫 달 394대를 기록하며 경쟁자인 메르세데스-벤츠 EQC(151대)부터 테슬라 모델X(10대)나 재규어 I-페이스(0대) 등을 압도했다. 당시 브랜드 내에서도 주력 모델인 A6(697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역시 지난해 말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된 이후 자체적으로 보조금 만큼 할인 혜택을 시행했다. 규모는 국고 보조금 630만원과 서울시 보조금 450만원을 기준으로 대당 108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보조금이 조정될 경우 수입차 업계에서는 올해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프로모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전기차 대기 물량이 워낙 많은 탓에 파격적인 지원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 "가격 낮춰서라도 보조금은 받겠다!"

2021년형 테슬라 모델 3
2021년형 테슬라 모델 3

마지막으로 브랜드에서 정부 기준에 맞춰 가격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이를 위해 기본 가격을 낮춘 이른바 '깡통' 트림이 등장할 수도 있고, 일부 사양을 옵션으로 돌리거나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지로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EQA나 제네시스 GV60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환경부 보조금 상한선에 맞추기 위해 5990만원의 가격을 책정했다. 심지어 테슬라코리아는 모델3 연식 변경 당시 롱레인지 모델의 판매 가격을 647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무려 480만원이나 인하하며 정부 보조금을 노골적으로 노렸다.

당시 전기차를 구매한 고객들은 가격 인하와 보조금 혜택까지 동시에 누린 만큼, 내년 보조금 변화에 따른 신차 가격 변동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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