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을 위하여' 탄소중립을 위한 자동차 업계의 노력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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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11 10:00
'RE100을 위하여' 탄소중립을 위한 자동차 업계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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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 토론회에서 화제의 단어로 떠오른 RE100. 기업 활동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이다. 

RE100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뜨거운 감자가 되어있는 단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구에 배출되는 탄소 중 23%는 자동차와 자동차 산업에서 배출되고 있다. 14%는 운송에서, 9%는 제조에서 발생한다. 기후변화 문제에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셈이다. 

다행인건, 전동화를 통해 14%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제 9%를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재생에너지를 쓰고, 나무를 심어 RE100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무슨 노력을 하고 있을까. 

# 갑자기 친환경을 외치는 이유

이들이 갑자기 탄소중립을 외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제적 차원의 약속이어서다. 1990년 UN 차원의 기후변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1992년 선진국의 책임을 명시한 기후변화 협약이 처음으로 채택됐고, 2005년 교토의정서의 효력이 발휘된 이래,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비준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이산화탄소 감축을 넘어, 인류 생존을 위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매 5년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이행 상황을 국제적 차원에서 점검하는 내용이다. 국가나 산업체가 기준치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경우,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탄소배출권을 도입한 것도 이 때 부터다.

이 문제는 자동차 업체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주요 선진국들은 파리 기후변화 협정 준수를 위해 2050년 부터는 국가적 차원의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만큼, 그에 상응하는 친환경적인 행위를 실천하기로 합의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만큼 그에 상응하는 친환경적인 행위를 실천하겠다는 복안이다. 나무를 심거나, 청정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다.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와 친환경을 외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폐차까지, 모든 과정을 환경 친화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여기에 동참해 그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비난받던 손가락질도 피할 수 있다. 회사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뒤바꾸는 혁신을 진행할 수 있는건 덤이다.

# 태양광 깔고, 빗물 받는 벤틀리

벤틀리는 환경과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차 한 대를 만드는데 최소 5마리 이상의 소가죽이 쓰이고, 내장재 장식을 위해 엄청난 분량의 원목이 가공되기 때문이다. 연비를 생각해보면, 환경 친화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흥미로운건 벤틀리가 최근 환경 이슈에 제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영국 제조업 최초로 탄소 중립 인증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태양광 패널의 공이 크다. 야외 주차장과 공장 지붕에 총 3만여개의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자체 생산 전력은 무려 7.7메가와트. 약 1700여 가구의 1년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는 양으로, 이렇게 모아진 에너지를 공장 가동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해당 설비를 더 늘리갰다고도 발표했다.

빗물도 활용한다. 약 2만리터 가량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설치했고, 별도의 정화 과정을 걸쳐 매일 1800리터를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물론 사용된 폐수도 모두 정화해서 버리고 있다.

자원 순환 연구에도 혈안입니다. 소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인조 단백질 개발을 이어가고 있고, 가죽 사용을 위해 길러지는 소 또한 가죽 이외의 고기와 부산물은 축산업계와 협력해 처리되고 있다. 향후에는 동물성 단백질을 완전히 배제한 비건 레더 도입을 공약했다. 

공장 일대에서는 양봉까지 하고 있다. 크루 공장 주변 식물 다양성 보호가 주된 목적이다. 이를 위해 50년 경력의 양봉 전문가들을 채용해서 12만마리의 꿀벌을 기르고 있으며, 매년 수확된 꿀을 공장 근로자들과 방문객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 '음식물 쓰레기'를 플라스틱으로 만드는법

포드는 식료품 회사들로부터 나오는 식자재 폐기물을 이용해 차량 부품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대부분은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며, 이미 그 결과물들이 조금씩 도출되고 있다. 

포드는 이를 위해 지난 2020년 맥도날드와 손잡았다.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커피 껍질을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3000톤 이상의 커피 껍질이 발생하는데, 이를 플라스틱을 대체할 부품으로 가공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포드에 따르면, 이미 헤드라이트 하우징, 차체 하부 부품, 휠하우스 커버 등을 대체하기 위한 시제품이 만들어졌으며, 추가적인 품질 테스트를 거쳐 실제 양산차 적용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호세쿠엘보와는 용설란 부산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대체 부품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하인즈와도 토마토 부산물을 이용해 부품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 전기차는 죽어서 배터리를 남긴다

자동차 생산 공정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넘어, 폐차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할 방법도 있다. 전기차가 폐차될 때 나오는 배터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 시장은 재생 배터리를 활용한 연관 산업을 파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높은 밀도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설령 자동차에서 쓰기엔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전력을 저장하는데에 문제가 없다면, 이보다 낮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선 쓰임새가 크기 때분이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 닛산이다. 전기차의 폐 배터리를 활용해 에너지 저장장치(ESS)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데, 수명이 다 한 전기차 배터리를 건물의 에너지 공급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노후 건설기계 개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스미토모 그룹과 협력하고, 폐기된 배터리를 굴삭기, 지게차 등에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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