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E250 4MATIC…”감성은 어디서 오나”
  • 김상영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3.10.08 00:47
[시승기] 벤츠 E250 4MATIC…”감성은 어디서 오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적이던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젊은 감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신형 A클래스 및 S클래스의 세련됨은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모습을 잘 나타낸다.

부분변경된 E클래스도 확연히 젊어졌다. 기존 모델의 디자인 틀도 깼다. 또 램프나 라디에이터 그릴 뿐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을 새롭게 가다듬어 풀체인지 모델을 보는것 같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부분변경 모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변화다. 최근 나온 경쟁차종 BMW 5시리즈 페이스리프트는 어디가 바뀌었는지조차 눈치채기 어려운데, 이와 비교하면 더 크게 대비 되는 느낌이다.

 

E클래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4개 구멍이 분리된 헤드램프인 ‘쿼드램프’가 대대적으로 변경됐다. 싱글램프로 바뀌면서 생산공정의 효율도 높였고 수리비 절감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얻은 셈이다. 그러면서 LED 주간주행등의 디자인을 통해 쿼드램프 특유의 느낌을 살리기도 했다. 덕분에 눈매는 더욱 또렷해지고 날렵해졌다. 테일램프에도 LED가 대거 적용됐다. 또 LED의 배치를 S클래스와 비슷하게 구성해 특유의 거대함과 고급스러움까지 빼닮았다.

 

기존 모델에 비해 10mm 길어졌을 뿐인데 갖가지 디자인 변경을 통해 차체가 무척 커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세단 특유의 옆라인은 더 날카로워졌고 뚜렷해졌다. 페이스리프트임에도 모든 외관 철판 판금을 바꾼 과감함은 결코 헛되지 않아 보인다.

 

남성적인 선이나 유려한 차체 디자인이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손이 스치는 곳곳에서 느껴지는 의도적인 섬세함과 배려는 감성을 자극한다. 눈 여겨 보지도 않을 도어핸들의 안쪽 마저 감싸쥐기 쉽게 깎아놓았고 도어패널 수납공간 벽면의 마감이나 컵홀더의 바닥면까지 쉬이 마감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만들었는데 보이는 곳은 말할 것도 없다. 경쟁차종이 원가절감 흔적으로 몸살을 겪는 동안에도 E클래스는 고급스러움을 타협하지 않았다. 센터페시아 버튼 하나하나 마감에 공을 들였고 사용감도 특출나다.

 

시승한 E250 CDI 4MATIC에는 2.2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적용됐다. E220 CDI와 동일한 엔진이지만 성능은 조금 더 높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51.0kg·m에 달한다. 배기량 대비 상당히 준수한 성능이지만 폭발력을 강조하진 않았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움직인다.

 

디젤 엔진의 진동이나 소음을 가솔린 엔진처럼 잘 가다듬고 정제했다. 또 차가 불쑥불쑥 튀어나갈 정도의 최대토크를 가졌음에도 반응을 부드럽게 설정했다. 마치 가솔린 엔진의 꾸준함을 닮았다. 결국 힘은 넘치지만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BMW나 아우디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핸들링에서 날카로운 감각이 느껴지진 않는지만 조작을 잘 따라오는 편이다. 4AMTIC 사륜구동 시스템은 좌우의 구동력을 때에 따라 바꿔줄 뿐 앞뒤의 구동력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다이나믹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한 시스템이다.

고속으로 내달릴 때에도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고 풍절음이나 하체 소음도 나무랄데 없다. 안락함이나 실내의 쾌적함에 있어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쌓아놓은 벽은 높다.

 

대놓고 감성을 강조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그것을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브랜드가 있다. 감성은 단순히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브랜드의 차 만들기 철학이나 가치관에서 비롯된다. 또 차를 타는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함을 통해 충만해진다. E클래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은 결국 운전자를 미소짓게 만들기 충분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