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서"…닛산 GT-R, 유럽에서 13년만에 단종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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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22 17:21
"시끄러워서"…닛산 GT-R, 유럽에서 13년만에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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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킬러'를 지향했던 닛산 GT-R(R35)이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영국에서 단종된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전문지들에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오는 3월부터 GT-R을 유럽 제품 라인업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 진출한지는 딱 13년 만이다. 

단종 사유는 EU와 영국 정부가 하반기부터 시행하는 새로운 소음 규제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해 자동차 소음 제한치를 82dB에서 72dB까지 낮추는 법안을 제정하고, 오는 7월 시행을 예고한 바 있다. 더욱이 소음 규제는 점진적으로 강화돼 2026년에는 68dB까지 제한할 방침이다. 

GT-R은 이 기준치를 넘어서는 소리를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유튜버들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GT-R의 배기음은 2000rpm에서도 77dB을 기록했고, 4000rpm에서는 88dB까지 뛰어올랐다. 새 기준치보다 많게는 16dB 높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단종이 본격화 되고 있다. 이미 닛산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홈페이지에서 GT-R은 사라진 상태다. 다만, 독일과 벨기에에서는 아직까지는 판매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닛산은 유럽 내에서 당분간 스포츠카 판매를 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최근 공개된 신형 닛산 Z도 유럽 판매 계획이 없는 만큼, 전동화 모델이 선보여지기 전까지 유럽 판매 재개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때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유수의 슈퍼카들을 압도하며 '고질라' 라는 별칭을 얻었던 GT-R은 주요 시장에서 굴욕을 맛보고 있다. 2018년 이탈디자인과 협업해 한정 생산한 GT-R50은 흥행에 실패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호주 현지에서 강화된 충돌 안전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며 단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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