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비전 EQXX, 진짜 1000km 달렸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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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1 17:45
벤츠 비전 EQXX, 진짜 1000km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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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콘셉트카 비전 EQXX를 이용해 1000km 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 한번의 충전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시운전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진행됐다. 독일 서남부에 위치한 벤츠의 진델핑겐 R&D 센터에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코트다쥐르를 잇는 거리다. 이 구간은 알프스 산맥을 통과해야하는 특성상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욱이 이번 주행은 효율을 극대화하는게 아닌, 일상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아우토반에서는 140km/h 이상 가속했고, 일반 국도에서의 주행도 제한속도에 맞춰 달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행 당시의 기온은 3~15도 가량으로 다소 낮은 기온이었다. 

EQXX는 목적지까지 총 1008km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주행시간은 11시간 30분, 평균 속도는 87.4km/h였으며, 효율은 11.5km/kWh에 달했다. 연비만 놓고 보면 현대차 아이오닉5(5.1km/kWh), 테슬라 모델3(6.1km/kWh)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목을 모았다. 주행을 마친 EQXX는 배터리 잔량이 15% 가량 남아있었는데, 이는 최대 100km 이상을 더 주행할 수 있는 거리였다는 입장이다. 

효율성의 비결은 경량화와 공기역학 성능이다. EQXX의 배터리팩은 EQS와 비슷한 100kWh급이지만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부피는 50%, 무게는 30% 가량 줄였다. 차체는 F1 기술이 적용된 경량 섀시로 구성했고, 공기저항계수는 EQS(0.20cd)보다 낮은 0.1716cd에 불과하다. 

이와 더불어 루프에 117개의 초박형 태양 전지를 장착해 주행거리를 25km가량 늘리고, 발전 패널로 만들어진 전기는 공조, 조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활용해 배터리팩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멤버인 마르쿠스 쉐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극대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건 효율적인 디자인이었다"며 "EQXX는 디자인을 최적화한 이후 구성요소들을 어떻게 탑재할 것인지 고민해 설계됐다"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벤츠의 이번 도전과 관련해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출시가 머지 않았다고 전망하고 있다. EQXX는 한번 충전에 1000km를 주행하는 걸 '목표'로 제시한 콘셉트카에 불과했지만, 실제 주행에서 목표 주행거리가 검증됐다는 점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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