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칼럼] 유럽 점령한 테슬라…모델3 1위·모델Y 3위 '내연기관 압도'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 좋아요 0
  • 승인 2022.05.09 09:57
[이완 칼럼] 유럽 점령한 테슬라…모델3 1위·모델Y 3위 '내연기관 압도'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 댓글 0
  • 승인 2022.05.09 09: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에서 테슬라의 성장세가 무섭습니다. 카세일즈베이스닷컴이 공개한 2021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테슬라 모델3는 총 14만868대가 팔리며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8만5979대 팔린 2020년에 비해 64% 성장했는데요. 이전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르노 Zoe를 밀어낸 것은 물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폭스바겐 ID.3(7만2723대)보다 거의 2배가량 더 많이 팔렸습니다.

모델3 / 사진=테슬라

그런데 모델3는 전기차 카테고리에서만 유럽 시장에 충격을 준 게 아니었습니다. 엔진 모델을 포함한 전체 시장을 대상으로 따져봐도 모델3보다 더 팔린 것은 겨우 16개 모델 뿐이었습니다. 거의 4백여 개에 달하는 자동차가 판매 경쟁을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전기차로 이룬 17위라는 순위는 대단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올해 분위기는 어떨까요? 시작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자체적으로 판매량 조절을 한 탓에 1월에는 거의 신차 출고가 이뤄지지 않았죠. 하지만 2월이 되자 판매는 다시 시동이 걸렸습니다. 모델3는 2월 한 달 유럽에서 9천대가 넘게 팔리며 2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테슬라의 또 다른 기대작이라 할 수 있는 모델Y의 이름이 순위표에 본격 등장했습니다. 2월에만 7천대 가까이(6803대) 팔리며 35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모델Y / 사진=테슬라

그리고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3월이 되자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로 유럽에서 큰일을 내고야 맙니다.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인 자토 다이내믹스의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를 유럽 27개 국가에서 3월 한 달 동안 총 2만3013대를 팔며 1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전기차만이 아니라 모든 모델 통틀어 거둔 성과였습니다.

▶3월 유럽 자동차 판매 순위 TOP 10 (자료: JATO Dynamics)

1위 : 테슬라 모델3 (2만3013대)
2위 : 푸조 208 (2만1026대)
3위 : 테슬라 모델Y (1만8968대)
4위 : 폭스바겐 골프 (1만6784대)
5위 : 다치아 산데로 (1만6778대)
6위 : 시트로엥 C3 (1만6697대)
7위 : 피아트500 (1만6120대)
8위 : 포드 퓨마 (1만5937대)
9위 : 토요타 야리스 (1만5937대)

10위 : 오펠 코르사 (1만5824대)

모델3 / 사진=테슬라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모델Y의 판매량입니다. 3월에만 1만8968대가 팔리며 푸조 208에 이어 전체 판매 순위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소형차 판매가 많은 유럽에서 중형급의 비싼 전기차가 이처럼 가장 많이 팔렸다는 것은 분명 흔한 풍경은 아닙니다. 그만큼 전기차 인기가 높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전기차들 판매량도 이런 수준을 보였을까요?

▶3월 유럽 전기차 판매 순위 TOP 10 (자료 : JATO Dynamics)

1위 : 테슬라 모델3 (2만3013대)
2위 : 테슬라 모델Y (1만8968대)
3위 : 피아트500 (6579대)
4위 : 기아 e-니로 (5217대)
5위 : 폭스바겐 ID.4 (5009대)
6위 : 푸조 208-e (4201대)
7위 : 현대 코나 EV (4064대)
8위 : 르노 Zoe (4054대)
9위 : 다치아 스프링 (3989대)
10위 : BMW i3 (3768대)

유럽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모델Y / 사진=테슬라
유럽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모델Y / 사진=테슬라

판매량 상위에 있는 전기차들을 보면 모델3와 모델Y를 제외하고 단 하나도 1만대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테슬라 모델들의 판매량이 그만큼 압도적이었다는 뜻이 됩니다. 지난해 8월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이 디젤 자동차 판매량을 뛰어넘으며 유럽에서는 전기차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커다란 흐름이 확실히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흐름을 주도한 것이 모델3였죠. 그리고 이제 모델3의 자리까지 위협하며 등장한 모델Y로 인해 테슬라 입지는 더 굳건해지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테슬라 열풍이 유럽에서 이어질까요? 그 기간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금방 사그라들 열풍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모델3와 모델Y에 대적할 만한, 이들의 질주를 막아세울 수준의 반전카드가 당장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동급 기준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는 아우디의 Q4 e-트론과 볼보 계열의 폴스타가 만든 폴스타2가 있습니다. 또 양산 브랜드에는 큰 기대를 받았던 폭스바겐 ID.3와 ID.4, 또 많은 칭찬 속에 진출한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이 있지만 아직 판매량에서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ID.3 / 사진=VW
ID.3 / 사진=VW

피아트500 전기차와 기아의 니로, 푸조 208 전기차 등, 판매량 상위권에 있는 모델들도 타도 테슬라를 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기도 작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콘셉트의 전기차가 아니라는 점은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럽 시장의 특성상 한번 자리 잡은 테슬라를 향한 관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모델3와 모델Y는 2022년 역시 흔들림 없이 질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 언론들로부터 전기차의 애플로 호평받으며 시작된 테슬라의 유럽 시장 질주는 독일에 모델Y 주력 생산 공장이 세워지며 더 강하고 빨라졌습니다, 전기차를 만들기만 하면 테슬라 독주도 끝이 날 것처럼 얘기했지만 테슬라는 여전히 유럽 전역을 휘젓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국산 전기차의 질주를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여전히 속절없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