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및 러-우 전쟁 상황이 다소 진정세에 접어든것 같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오히려 심해졌다. 위기의 여파가 이제야 연착륙한듯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은 더 악화되는 분위기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주요 차종은 계약 후 인도까지 1년 안팎의 대기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모델의 경우, 오늘 계약을 하더라도 내년 말에나 차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 전용전기차 EV6
기아 전용전기차 EV6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 가솔린이 평균적으로 9개월이 소요되며, 그랜저 가솔린도은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 일부 모델의 경우 계약기간에 따라 최대 1년이 필요하다.

반도체 부품이 더 많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투싼, 싼타페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디젤보다 2개월에서 최대 6개월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12개월 이상이다.

기아는 스포티지는 11개월, 쏘렌토는 14개월, 카니발은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EV6는 차를 받기까지 최대 1년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상용차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 포터와 스타리아, 기아 봉고도 사양에 따라 6개월에서 11개월까지 소요된다. 포터와 봉고 전기차는 10~12개월 이상의 대기 수요가 몰려있다. 다만 봉고 LPI는 비교적 빠른 4개월 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지난 2020년 12월 본격화된 반도체 수급 문제는 1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올 초 현대차는 작년 실적을 발표하며 "올 2분기부터 반도체 공급난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들어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폭스바겐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지난달 "2024년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공급난 장기화를 우려했다.

업계 경영진들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4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등장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업계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는 '카플레이션(car+inflation)'도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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