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앞둔 신형 그랜저, 롱휠베이스 모델 안 나오는 이유는?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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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13 16:57
출시 앞둔 신형 그랜저, 롱휠베이스 모델 안 나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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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그랜저 롱휠베이스 예상도 (사진제공 : 하이테크로)
차세대 그랜저 롱휠베이스 예상도 (사진제공 : 하이테크로)

현대차가 하반기에 내놓을 신형 그랜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각그랜저'로 불렸던 1세대 그랜저의 디자인 요소를 반영하고, 최신 기술을 집약해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이나 다양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건 그랜저 롱휠베이스 출시설이다. 뒷좌석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해 쇼퍼드리븐의 성격을 갖춘 모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랜저 롱휠베이스가 출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건 지난 2016년 6세대 그랜저(IG) 출시 시기와 맞물린다. 그랜저의 윗급이었던 플래그십 모델 아슬란의 부진이 심각해진 상황. 현대차 안팎으로 아슬란을 단종하고 그랜저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현대차 아슬란. 후속 프로젝트 UG는 그랜저 롱휠베이스 대체 차종으로 거론됐다.
현대차 아슬란. 후속 프로젝트 UG는 그랜저 롱휠베이스 대체 차종으로 거론됐다.

현대차가 6세대 그랜저(현지명 아제라)를 북미에 팔 계획이 없다고 언급한 점도 롱휠베이스 출시설을 부채질했다. 이 시기 판매되고 있던 포드 토러스, 쉐보레 임팔라, 토요타 아발론 등은 신차였던 그랜저보다도 커서 경쟁력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현대차가 그랜저를 잠시 단종시키고 휠베이스를 늘린 새 모델을 출시해 북미 시장을 다시 공략할 것이란 예측이 이어졌다. 

실제로도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가 진행된 바 있다. 프로젝트명 UG가 그 주인공이다. 당초 아슬란(AG) 후속 프로젝트로 계획된 모델이었지만, 아슬란의 부진에 따라 고급감을 높인 그랜저 롱휠베이스로 대체 출시해야 한다는 내부 검토가 이뤄졌다. 

UG가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세단의 인기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2016년경부터 이어진 저유가 기조와 레저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SUV가 득세한 탓이 컸다. 이 시기 GM은 쉐보레 임팔라, 뷰익 라크로스, 캐딜락 CT6를 단종시켰고, 포드도 토러스, 링컨 컨티넨탈을 단종시키며 대형 세단 시장에서 철수했다.

해외 수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을 위해 그랜저 롱휠베이스라는 모험을 할 이유는 없다. 그랜저는 일반 모델만으로도 판매 1위를 독차지하는 베스트셀링카다. 출시를 강행하더라도 제네시스 브랜드와의 판매 간섭이 우려될 뿐더러, 자칫 '제 2의 아슬란'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요즘 뒷좌석에 앉길 원하는 오너들은 제네시스 G80·G90이나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등을 선택하고 있다.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 차세대 그랜저의 힌트를 담고 있는 모델이다.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 차세대 그랜저의 힌트를 담고 있는 모델이다.

물론, 현대차가 지금 당장이라도 그랜저 롱휠베이스 모델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게 아니다. 새로 도입한 3세대 플랫폼(N3)은 모듈화 구조를 적용해 휠베이스를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AWD, 후륜조향 등의 기술 발전에 따라 차체가 긴 전륜구동 차에서 발생하는 피시테일 현상도 억제할 수 있다는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미 충분히 큰 그랜저를 굳이 더 키울 이유도 없다. 하반기 예정인 신형 그랜저(GN7)는 5100mm에 육박하는 전장을 갖출 전망이다. 전륜구동 기반이었던 1세대 에쿠스(5065mm)보다 크고, 국내에서 롱휠베이스로만 판매되고 있는 볼보 S90(5090mm)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법인과 고급택시 시장을 위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대차는 오는 10월 아산공장에서 그랜저 시험생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양산은 1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양산 시점에 맞춰 사전계약도 본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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