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MG] 군용차도 중고로 살 수 있나요?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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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4 10:00
[주말의 MG] 군용차도 중고로 살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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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과 물자를 실어나르는 군용차는 언제부터 등장했으며, 우리 군은 어떤 군용차를 이용하고 있을까? 현충일 및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대전에서 기동력과 보급을 좌우하는 군용차를 정리해봤다.

# 군용차, 그 시작은?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윌리스 MB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윌리스 MB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1886년에 등장했지만, 전장에서 자동차를 사용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초기 자동차의 속도는 사람이 뛰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느렸던 만큼, 기동성이 떨어졌고 무거운 화물을 적재하거나 견인할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전장에서는 말이나 소가 끄는 수레를 사용했다. 

물자 수송을 위한 군용차는 1910년대 미군을 중심으로 적극 도입됐다. 다만, 당시에도 민간 상용트럭을 군에서 활용하는 데 그쳤다. 그렇다보니 비포장도로에서 고장이 발생하기 일쑤였고, 모래밭이나 진흙 등 험로를 주파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군용차가 비약적 발전을 이루기 시작한건 2차 세계대전부터다. 엔진 기술이 발전했고, 타이어가 등장함에 따라 전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사륜 구동과 디퍼렌셜 기어의 개념이 등장하며 보다 많은 전술 차량이 개발됐다.

# 우리 군의 전술차량은 진화중

그렇다면 우리 국군이 운용하는 차량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현재 국군이 도입한 군용차로는 소형 전술차량부터 1¼톤, 2½톤, 5톤, 10톤 등 5종으로 구분된다. 

소형 전술차량은 6명 이하 인원이나 소량의 장비 및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흔히 레토나 또는 군토나라고 불리는 K-131이 대표적이다. 이는 기아가 생산해왔던 레토나를 군용으로 개조한 모델로, 노후화로 인해 2017년부터 점차 퇴역하고 있는 추세다. 

K-131의 빈자리는 K-151이 대체하고 있다. 기아 모하비를 기반으로 제작한 모델로, 자동변속기부터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등 각종 편의사양을 갖춰 주행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더불어 한층 넉넉해진 차체 및 적재 능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닷지'라고 불려온 1¼톤까지 대체할 수 있다. 향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고기동 ATV까지 양산될 예정이다. 

기아가 개발중인 차세대 군용 트럭
기아가 개발중인 차세대 군용 트럭

흔히 '두돈반'이라는 애칭으로 불려온 2½톤은 15~20명의 인원과 5톤 가량의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모델이다. 공식 명칭은 K-511. 최대 10톤의 물자를 수송하는 5톤 트럭은 K-711이다. 이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을 통해 도입된 M35 트럭과 M809 트럭의 한국형 버전으로, 1950년대에 설계된 노후 모델이다. 

우리 군은 두 모델을 대체할 차량들을 2024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기아가 설계를 주도하고 있는 새 모델은 현대차 준대형 트럭 파비스를 기반으로 제작할 예정이며, 4×4 및 6×6 구동계, 영하 32℃ 시동성 확보, 야지 전용 차축 및 최신 전자파 차폐기술, 방탄 능력까지 겸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융합한 첨단 전기차도 준비되고 있다.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를 활용해 공군 비행장 내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무인수송 차량 개발이 검토되고 있고,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군용 수소차와 비상발전기 보급도 논의되고 있다.

군 전용차만 쓰이는건 아니다. 우리 군은 민수용으로 개발된 차량도 군용차로 쓰고 있다. 과거에는 극한 상황을 상정한 군 전용 차량 도입 비중이 높았지만, 전면전 대신 국지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최근의 전장 환경을 생각하면, 새 군용차를 계속 개발하는 데에는 비용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의 자동차 성능이 크게 강화된 데다, 정비 편의성과 저렴한 유지비를 겸비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 군용차를 살 수 있을까?

기아 모하비를 기반으로 제작된 K-151

우리나라는 군용차 민간 불하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군사적 특성 때문이다. 더욱이 특수 목적으로 개발된 차량 특성상 충돌 안전 규정이나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에서는 노후 군용차를 성능 개선형으로 개량하거나 전량 폐차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나 영국 등과 같은 해외에서는 사용연한이 초과한 군용차를 여느 관용차처럼 민간에 매각한다. 대부분의 군용차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는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만큼, 건설차량이나 레저 목적으로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군 입장에서도 노후 차량을 매각해 예산을 아낄 수 있어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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