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대박 신화! 제 2의 티볼리?" vs "껍데기만 바꾼 코란도?"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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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8 17:41
토레스, "대박 신화! 제 2의 티볼리?" vs "껍데기만 바꾼 코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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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토레스에 출시 전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티볼리에 이은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겉모습만 바꾼 코란도'라며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긴 적자에 시달린 쌍용차로서는 토레스가 '구세주'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다. 실제로 앞서 2016년, 티볼리 흥행에 힘입어 쌍용차는 9년간의 적자 행진을 마무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티볼리는 저렴한 가격과 감각적인 외모로 젊은 여성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출시 초기 여성 구매 비율은 60%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쌍용차는 여자축구 선수 지소연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임하는 등 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에 전념했다.

또한, 쌍용차의 '통뼈 SUV' 이미지와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동급 최고 수준인 40%에 달한다는 점을 내세워 안전함을 강조했고, 차체를 늘려 적재 공간을 극대화한 '티볼리 에어'를 출시하며 다양한 선택지로 좋은 평가도 받았다.

자동차 업계는 토레스가 티볼리처럼 쌍용차의 위기 때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티볼리 출시 당시와 지금 토레스에 대한 고객 반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남다른 외모로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토레스는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존재감으로 정통 SUV임을 내세우고 있다. 짧고 반복적인 세로격자 모형 버티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 일체형 범퍼를 적용해 강인하고 와일드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인테리어 역시 역동적인 외관에 맞게 미래지향적인 슬림 앤 와이드 콘셉트로 '쌍용차답지 않다'라는 평을 들을 만큼 호평받는다. 중형 SUV를 뛰어넘는 대용량 적재 공간도 장점이다.

쌍용차 코란도
쌍용차 코란도

다만, 우려의 시선도 동시에 있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준중형 SUV 코란도와 대형 SUV 렉스턴의 간극을 메운다", "중형 SUV를 뛰어넘는 적재 용량" 등의 홍보문구로 중형 SUV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코란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토레스는 코란도와 휠베이스가 거의 같다. 영업 일선에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전장은 4700mm, 전폭은 1890mm, 전고는 1720mm, 휠베이스는 2680mm다. 코란도와 비교하면 전장은 250mm, 전폭은 20mm, 전고는 85mm 늘어났지만 휠베이스는 단 5mm 길어지는 데 그쳤다.

이는 쌍용차가 최근 수년간 위기를 겪어온 만큼 코란도의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휠베이스를 키우는 것보다 전장을 늘리는 것이 더 쉽고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겉만 바꾼 코란도'가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한, 공개된 인증자료도 이같은 의심에 불을 붙였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 시스템(KENCIS)에 따르면, 토레스는 '신규 인증'을 받지 않고 코란도 가솔린 모델이 받은 인증의 차명을 바꿔 '변경 인증'을 획득했다. 인증 번호도 코란도와 같다.

심지어 토레스의 인증 상세 정보에는 "차명, 자동차형식, 공차중량, 차량총중량, 등가관성중량 등이 변경되는 '동일 차종'이 추가되었다"라고 명시되어있다. 즉, 환경부는 토레스와 코란도를 '동일 차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증 결과를 두고 코란도가 사라지고 토레스가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둘은 전혀 다른 자동차"라며 "코란도는 계속 판매된다"라고 반박했다. 

이런저런 의견 속에서 토레스는 역대급 사전계약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3일 사전계약 시작 이후 2주 만에 2만5000대를 달성했다.

쌍용차는 토레스 생산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이미 지난 27일부터 토레스 양산에 돌입했고, 다음달 11일부터는 주야 2교대 체제로 공장을 '풀 가동' 한다. 그간 쌍용차는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으며 1년여간 주간 근무만 시행해왔다. 쌍용차는 이번 2교대 체제 전환에 맞춰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무급 순환 휴직도 원상 복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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