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현대·기아 디젤차, 배기가스 기준치 11배 초과"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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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4 18:00
그린피스, "현대·기아 디젤차, 배기가스 기준치 11배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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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가 유럽에서 판매한 디젤차의 유해물질 배출량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4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과 독일 환경단체(DUH)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수행한 현대차·기아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검사 결과를 입수해 이 같이 전하고, i20·ix35(투싼)·싼타페·쏘렌토 등의 배기가스가 많게는 기준치 11배 가량의 유해물질을 뿜어냈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검사한 모델은 모두 실제 도로 운행 중 실시한 검사에서 실험실 인증수치보다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i20는 1km당 903.09 mg을 배출해 유로6의 기준치(km당 80mg)보다 최대 11.2 배나 많이 배출했고, 기아 쏘렌토가 490mg을 배출해 6.1배, 현대차 싼타페가 421mg으로 5.3배 i30가 331mg으로 4.1배 이상의 오염물질을 내보냈다. 

DUH에서 배기가스 검사 업무를 맡고 있는 악셀 프레데릭 박사는 "실제 도로에서 주행 측정을 한 현대차·기아 모델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고 10.8배 이상 초과한 사례도 있었다"며 "실험실 인증 검사 환경을 탐지할 경우 배출가스 정화 성능을 높이는 장치와 미리 설정된 온도 범위에서만 배출가스 정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그 외 온도에서는 정화 작용을 멈추거나 작동 수위를 낮추는 장치도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해당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독일과 룩셈부르크 등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현지 사무실 8곳이 압수수색됐고, 유럽사법협력기구(Eurojust·유로저스트)와 협력하에 헤센주 경찰과 프랑크푸르트 검찰, 룩셈부르크 수사당국 등 140여명이 투입돼 증거 자료를 확보중인 상태다. 

현지 수사당국은 "소비자들에게는 이들 차량이 유럽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5 및 유로6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게 알려지지 않았다"며 "소비자들은 이같은 기만 하에 차량을 샀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1.1, 1.4, 1.6, 1.7, 2.0, 2.2리터 디젤엔진 탑재 차량이 2020년까지 21만대 이상 유통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는 보쉬와 보그워너 산하 델파이에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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