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냄새 없는 정비소' 포뮬러E 개러지 살펴보기 feat. DS 테치타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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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19 09:00
'기름냄새 없는 정비소' 포뮬러E 개러지 살펴보기 feat. DS 테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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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잠실에서 'ABB FIA 포뮬러E 서울 E프리'가 열렸다. 8번째 정규 시즌의 마지막 경기이자, 포뮬러E 통산 100번째 경기가 서울 한복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주말 동안 잠실 종합운동장을 방문한 5만여명의 관람객들은 화려한 레이스카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이버들의 명경기를 보며 열광했다.

서킷을 질주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치열한 순위다툼 만큼, 무대 뒤편에서는 크루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과연 경기장 뒷편에서는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99번째 경기가 펼쳐진 13일, 스텔란티스코리아와 DS 테치타 팀의 협조를 받아 치열했던 포뮬러E 챔피언십 현장으로 들어가봤다.

먼저 DS 테치타 팀의 개러지를 방문했다. 개러지는 경주차 정비부터 작전 회의, 운영 전략 등 경기의 모든 요소를 총괄하는 팀의 '본진'과도 같다. 여러 국가를 이동하며 설치와 철거를 반복해야 하는 대회 특성 탓에 비교적 간단한 조립식 건물로 만들어졌다. 모든 팀에 동일한 크기의 공간이 제공되는데, 그곳을 반으로 나눠 소속 드라이버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개러지는 모든 모터스포츠에 필수적인 요소지만, 포뮬러E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먼저 자동차 특유의 '기름냄새'가 없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달리는 만큼, 각종 오일류의 사용 빈도가 극히 적다. '주유' 대신 '충전'하는 경주차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포뮬러E의 모토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다.

다양한 크기의 모니터와 각종 송수신 장치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러지에서는 실시간으로 차량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선수들과 주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주고받는다. 특히 주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상 상태도 교신하는데, 구름의 형상과 바람의 세기 등 사소한 정보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소통한다.

개러지 곳곳에는 대화 상황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됐다. 바로 직전 개러지를 나선 경주차가 전 세계인이 시청하고 있는 중계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건 꽤 짜릿한 경험이다.

1시간 30분 남짓 달리는 포뮬러 원(F1)과 달리, 포뮬러E는 4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경기가 진행된다. 때문에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개러지를 찾는 '피트스톱' 과정이 생략된다. 각 팀의 경주차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아, 한번 피트에 들어서면 순위를 복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덕분에 피트에는 다른 모터스포츠에 비해 타이어 갯수가 눈에 띄게 적다. 개러지를 방문했을 때는 예선전이 한창이었는데, 이때 각 차마다 단 두 세트의 타이어만 볼 수 있었다.

연습주행과 예선, 결선이 모두 다른 날 치러지는 F1과 달리, 포뮬러E는 같은날 모든 일정을 소화한다. 이른 아침 연습주행을 마치고 11시부터 예선전, 오후 3시에는 본 경기가 진행된다. 예선이 끝난 뒤 각 팀과 선수들이 결선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잘 만들어진 기계처럼 빠르고 정확했다. 

드디어 '그리드워크(Grid Walk)'가 시작됐다. 그리드워크란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차량과 선수들을 서킷 위에서 만날 수 있는 모터스포츠만의 특별한 즐거움이다. 관중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짧게니마 인터뷰도 할 수 있다.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유명인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데, 서울 E프리에도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소소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관중들의 열기에도 아랑곳 않고, 본인의 일에 집중하는 팀 미캐닉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경기 시작에 앞서 차량 점검부터 각종 상태 모니터링 등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춘다. 그리드워크가 종료되면 경주차와 선수들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그리드를 빠져나오게 된다. 이후 포메이션 랩을 한 바퀴 돌면 본격적인 경기에 돌입한다.

이날 DS 테치타 팀은 장 에릭 베르뉴와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 선수가 각각 6위와 9위를 차지했다. 비가 많이 내린 이날 경기는 예상치 못한 이변과 사고가 속출했다. 젖은 트랙에서 펼쳐진 결선에서 베르뉴 선수는 첫 번째 랩에서 선두권을 제치며 선정했다.

다음날 열린 최종전은 따뜻한 조건에서 시작됐다. 다 코스타는 22개 경주차 중 선두로 출발했고, 베르뉴는 } 꾸준히 8위 자리를 유지했다. 세이프티 카가 발동하는 등 다양한 장면이 속출하는 가운데 다 코스타는 추월 과정에서 다른 팀 경주차와 추돌하며 순위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을 펼치며 경주 막판 6대 차를 제치고 10위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베르뉴는 마지막까지 무난한 레이스를 6위에 오르며 팀에 소중한 점수를 보탰다.

이로써 DS 테치타팀은 포뮬러E 시즌 8번째 대장정을 3위로 마감했다. 드라이버 부문에서는 베르뉴 선수가 4위, 다 코스타가 8위에 올랐다. DS 테치타팀과 베르뉴 선수는 다음 시즌 계약을 연장했으며, 다 코스타 선수는 내년 포르쉐 팀과 한솥밥을 먹게 된다.

2세대 경주차로 레이스를 펼친 DS 테치타 팀은 이번 시즌8에서 폴 포지션 5회, 우승 1회, 포디움 7회 성적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 9은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경주차(GEN3)로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DS 테치타 토마스 쉐보셔 퍼포먼스 디렉터는 "팀원들의 무수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팀 챔피언십 시상대에서 막을 내릴 수 있었다"며, "다음 시즌 우승과 새로운 목표를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 에릭 베르뉴 선수는 "분명 올해 더 많은 것을 원했지만 몇 번의 기회를 놓쳤고, 그것이 바로 예측할 수 없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이라며, "차세대 경주차를 통해 내년 더 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펠릭스 다 코스타 선수는 "DS E-텐스 FE 21과 함께 한 마지막 날에 폴 포지션에 올라 기뻤다"며, "DS 테치타팀과 함께 지난 3년 간 우리는 챔피언십을 거머쥐었고 많은 성과를 낸 것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마지막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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