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90 구매 가이드… "B5 vs B6 당신의 선택은?"
  • 최하림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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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09 15:30
볼보 S90 구매 가이드… "B5 vs B6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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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바꾼 플래그십 세단

한국 수입차 시장과 볼보 S90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고객, 공식 수입사 모두 만족시키는 효자 차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S90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차로 평가받는다. 2018년 S90 생산 라인이 전량 중국으로 이전되는 부정적인 이슈가 생겼음에도 600만원이 넘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세단’ 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다.

2020년 S90은 차체를 늘리고, 파워트레인과 편의사양을 추가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다시 도약했다.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이미지를 공고히 다졌다. 올해 7월까지 등록된 S90은 2149대로 수입차 전체 판매 순위 15위를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S90이 스테디셀러로 등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차량 크기 대비 상당히 절묘한 가격 책정이다. S90은 유럽차 세그먼트 구분상 F 세그먼트다. 그러나 실제 판매 가격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준 6260만원부터 7240만원에 판매된다. 이 가격대는 E 세그먼트에 속한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기본형 가격과 완전히 겹친다. 가성비가 좋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둘째, 이 가격대에서 절대 누릴 수 없는 독보적인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1억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바워스&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뒷좌석까지 폭넓게 적용된 열선 및 통풍 시트, 보다 사용자 친화적이며 완벽한 음성인식 기능까지 갖춘 SKT 티맵 인포테인먼트, 다양하게 구성된 능동형 안전사양 등 이 차의 장점은 너무나 많고 분명하다.

S90은 2개의 내연기관을 판매중이다. 기존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추가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400마력 중반에 이르는 고성능과 50km 넘는 전기모터 주행거리를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리차지)로 나뉜다.

오늘은 S90의 볼륨 모델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매 가이드를 준비했다. 먼저 세 가지로 구성된 트림 소개 및 차이점을 소개하고, 실제 운전했을 때 느껴지는 유의미한 차이에 대해 확실히 짚어볼 생각이다.

먼저 새로워진 볼보 트림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존의 볼보는 2015년 2세대 XC90 출시를 기점으로 기본형 모멘텀, 고급형 인스크립션 2개 트림을 판매했었다. 반면 8월 출시된 2023년형은 이름만 달라졌을 뿐, 투 트림 전략을 그대로 따른다. 모멘텀은 플러스 브라이트(Plus Bright), 인스크립션은 얼티밋 브라이트(Ultimate Bright)로 바뀌었다.

신규 트림명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트림명은 한층 더 길어졌고, 두 단어가 자주 통용된다고 보기도 무리가 따른다. 차라리 브라이트라는 명칭은 덜어내고서 플러스, 얼티밋으로 나누는 게 이해도 쉽고, 더욱 직관적이라고 느껴졌겠다.

#가격표에만 존재하는 플러스 브라이트

현재 S90의 라인업은 B5 플러스 브라이트, B5 얼티밋 브라이트, B6 AWD 얼티밋 브라이트 총 3가지다. 

더욱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능동형 안전사양과 신규 도입된 SKT 인포테인먼트, 전동식 트렁크 등의 편의사양 전 트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외관, 실내, 편의사양에 있어서 같은 차가 맞나 싶을 만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사실 B5 플러스 브라이트는 최신 볼보의 이점이라 할 수 있는 주요 편의사양이 거의 다 빠지기도 하고, 특히나 국내 도입되는 물량이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실제 매장에서도 상위 트림 구매를 권한다. 즉, 가격표상에만 존재하는 트림으로 보는 게 편하다.

사실 플러스 브라이트와 얼티밋 브라이트의 외관 차이는 크지 않다. LED 헤드램프와 브라이트라 명시된 유광 크롬 장식 등은 전 트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차이점은 딱 2가지다. 도어 핸들 마감, 휠 차이로 알 수 있다. 플러스 브라이트는 18인치 휠이 기본이며, 얼티밋 브라이트는 도어 핸들에 크롬 장식 추가 및 한 치수 큰 19인치 블랙 다이아몬드 커팅 휠이 적용된다. B6 AWD 얼티밋 브라이트는 20인치 블랙 다이아몬드 커팅 휠이 적용된다.

반면 두 트림간의 실내 차이는 상당히 크다. 플러스 브라이트에 빠지는 얼티밋 브라이트 전용 사양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중 접합 유리와 오레포스 크리스탈 전자식 기어 노브, 실내 고급 가죽 마감(테일러드 마감), 나파 가죽 시트, 앞 좌석 전동 사이드 서포트 · 마사지 기능, 앞 좌석 · 뒷 좌석 통풍 시트, 뒷 좌석 럭셔리 암레스트, 뒷좌석 전동식 측면 선 커튼 · 블라인드, 바워스 & 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이에 해당한다.

결국 S90 구매는 B5 얼티밋 브라이트, B6 AWD 얼티밋 브라이트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건 가격 차이다. 400만원으로 크지 않기 때문. B6 AWD 얼티밋 브라이트는 아름다운 20인치 휠이 장착되고, 엔진은 50마력 더 높고, AWD가 적용되는 등 장점이 상당하다. 다만 제원상 차이에 비해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 수준이 정말 낮은 편이다. AWD에 대한 믿음이 두터운 게 아니라면 더 무겁고 실연비가 낮은 S90 B6 AWD 얼티밋 브라이트를 구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B5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최대토크 35.7kg.m, B6 AWD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차저·슈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을 발휘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구조상 14마력·4.1kg.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도 힘을 보탠다. 단 볼보자동차코리아가 23년형 B5, B6 AWD의 엔진 제원을 TBD로 표시한 만큼 제원이 변동될 여지가 있다.

정리하면 B5가 B6 AWD보다 50마력·7.1kg.m 더 낮지만, 공차중량은 130kg 더 가볍다. B5와 B6 AWD의 0-100km/h 가속 시간(7.2초·6.6초)을 감안하면 두 트림의 성능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져야만 한다. 이 정도면 운전자로서는 성능 차이를 바로 체감할 수 있어야겠지만, 언급했듯 두 트림의 성능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직접 확인한 B5, B6 AWD의 0-100km/h 가속 시간은 각각 8초 중반, 7초 후반대였다. 공식 제원 대비 1.5초 가까이 빠지는 기록이다. B5와 B6 AWD 모두 회전수가 어느 정도 높아진 시점에서는 꽤 괜찮은 가속을 보여주지만, 그 시점이 2500rpm은 넘겨야 한다. 슈퍼차저, 터보차저가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B6 AWD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인연비에 대한 이야기도 안 할 수 없겠다. 23년형 기준 복합 1.2km/L·도심 1.1km/L, 고속도로 1.5km/L 더 높다. 시승 중 확인한 실연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공차중량이 많이 나가는 편이고, 엔진도 효율성 개선에만 집중한 게 아닌 만큼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연비는 B5 도심 8km/L · 고속도로 15km/L 초반, B6 AWD 도심 7km/L · 고속도로 14km/L 초반을 기록했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제법 했던 것 같지만, S90은 정말 좋은 차다. 여전히 세련된 디자인, 쇼퍼드리븐카 수준의 편의사양, 페이스리프트 기점으로 한층 부드럽게 바뀐 승차감, 뛰어난 정숙성과 다양한 능동형 안전사양 등 확실한 장점이 너무나도 많다. 그 중심에 ‘탁월한 가성비’ 라는 키워드가 자리한다. 다수가 찾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S90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이들에게 정말 제격인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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