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극비리에 추진해왔던 미드십 슈퍼카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까지 진행해왔던 관련 프로젝트를 전격 취소했다. 해당 차량은 고성능 N 브랜드 출시를 염두했던 모델로, 소량 생산해 한정 판매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해당 차량들에 대해 "내부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알버트 비어만 당시 연구개발본부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라는 것 정도만 알고있다"며 "DN8(쏘나타), RS4(G90) 등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는 개발명도 지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콘셉트를 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섀시는 카본으로 설계하는 등 경량 구조를 적용하고, 여기에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염두했다. 이 과정에서 BMW i8, 맥라렌 P1 등 비슷한 콘셉트로 설계된 미드십 모델들을 적극 참고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RM 시리즈를 통해 터득한 노하우도 대거 반영했다. RM 시리즈는 현대차가 '움직이는 연구소'라고 칭했던 고성능 미드십 콘셉트카로, 2014년 공개된 RM14(벨로스터 미드십)를 시작으로 RM15, RM16, RM19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이후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 RM20e가 등장했지만, 더이상 내연기관 기반의 미드십 콘셉트카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미드십 슈퍼카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은건 '가격'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됐다보니, 일부 경영진 사이에서 시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 일상에서도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다는 N 브랜드의 지향점과도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관련 프로젝트가 완전히 폐기된 건 아니다. 이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는 최근 공개된 콘셉트카 N 비전74에 탑재된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접목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연구되던 내연기관 기반의 하이브리드 슈퍼카 프로젝트가 다른 방향으로 선회했을 가능성도 높아보이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