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모하비 픽업트럭의 진짜 정체는?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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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9 09:08
‘정체불명’ 모하비 픽업트럭의 진짜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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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모하비 픽업'으로 불리는 한 시험주행차량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기아 로고까지 또렷하게 관찰됐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장악한 국산 픽업트럭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추측들과 달리, 해당 차량은 모하비와는 전혀 다른 모델이다. 프로젝트명 TK1으로 알려진 해당 차량은 당초 2022년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급망 문제, 이에 따른 생산 시설들 과부화 등의 이유로 개발이 멈춰있었다. 모터그래프가 '모하비 픽업트럭'에 대해 취재한 내용들을 정리했다. 

# 사실 모하비가 아니다?

도로에서 목격된 차량은 모하비의 차체를 덧씌우고 있다. 이렇다보니 온라인 상에서는 해당 차량을 '모하비 픽업트럭'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해당 차량은 양산형과는 거리가 먼 '테스트 뮬'이다. 프로젝트명(TK1)도 모하비(HM)와 별다른 관계가 없다. 신차 섀시에 맞춰 모하비 차체를 덧씌운, 한마디로 아직 디자인이 확정되지 않은 개발 초기 단계 모델이다. 앞서 제네시스 GV80이 싼타페의 차체를 씌우고 테스트하는 등 흔한 사례다.

실제로 모하비를 기반 픽업트럭 디자인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의 한 관계자는 "뮬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몇가지 디자인을 놓고 사전 품평이 진행된 것으로 아는데, 최종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차량은 모하비에 쓰고 있는 바디 온 프레임 섀시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싼에 쓰인 모노코크 방식의 현대차 싼타크루즈와 달리, 견인력과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싼타크루즈보다 큰 중형급 픽업 트럭을 염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아 관계자는 "호주 등 일부 지역에서 픽업트럭을 요구하며 싱글캡, 듀얼캡 등 다양한 파생 차량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프레임바디의 특성 상 다양한 차체를 얹을 수 있는 만큼, 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차체를 얹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 '마지막 불꽃' 태우는 3.0 V6 디젤, 변수는 '유로7'

파워트레인은 모하비에 탑재되고 있는 3.0리터 V6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제네시스 GV80에 쓰인 3.0리터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선택하지 않은 건 엔진 크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프레임 바디가 모노코크 섀시보다 공간을 확보하기 불리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유럽연합이 2025년 시행을 앞둔 유로7 배출 규제다. 현재의 엔진은 마지막 유로6 규제(유로6d)를 충족하는 엔진이지만, 현재 유로6에서 정한 기준(460mg/kWh)대비 90% 이상을 감축해야 하는 만큼, 디젤엔진 생산은 오랫동안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는 임기(~2027.3) 내 유로7 도입을 공약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빠르면 2024년 경 신차 출시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2025년에 유로7이 시행되더라도 이전 출시 차량들은 통상 1~2년 간의 유예 기간이 있는 만큼, 약 3년간은 차량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도 2027년 경에는 디젤차 생산을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개로, 수출 시장을 염두한 가솔린 엔진 탑재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아의 프로젝트 명명 체계 상 'K'가 붙은 차량(쏘울, SK3)은 북미 시장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미국 시장 수요 및 현지 생산을 고려해 가솔린 파워트레인을 적용할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전기차 출시 계획도 있다. 기아는 지난 3월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인베스터데이에서 2024년 전기 픽업트럭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업계에서는 내수 및 북미 외 지역 수출 물량을 화성공장에서 생산하고, 북미형 모델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가솔린 모델과 함께 혼류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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