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형차 역사의 산실' 한국GM 부평 2공장 폐쇄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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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2 14:29
'한국 중형차 역사의 산실' 한국GM 부평 2공장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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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우리나라 중형차 역사의 획을 그은 모델을 생산해왔던 한국GM 부평 2공장이 폐쇄된다.

22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오는 26일을 끝으로 부평 2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속적인 가동률 저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렇다 할 신차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부평 2공장은 최근까지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해왔다.

부평 2공장은 지난 1962년 새나라자동차의 공장으로 첫 출발을 알렸다. 당시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미군의 군용차를 가져다 재조립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부평공장 설립과 함께 컨베이어 벨트를 갖춘 조립 공정을 갖추게 됐고, 이후 신진자동차, 대우자동차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2공장은 대우차 시절 프린스, 에스페로, 레간자, 매그너스, 토스카 등을 생산하며 중형차 생산 공장으로서의 명맥을 이어왔다. 

2공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지속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졌다. 한때 9세대 말리부를 생산하며 가동률이 반짝 급등하기도 했지만, 경쟁 차종들의 상품성이 강화되며 말리부의 인기가 시들해짐에 따라 생산 부진 현상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생산 차량들의 단종이 거론됐지만, 공장 근로자들의 일감 문제로 생산 종료 시점을 지속적으로 연장해왔다. 

2공장 폐쇄가 결정됨에 따라 한국GM 부평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는 1공장 체제만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평 2공장 소속 노동자 1200명은 창원공장(700명)과 부평 1공장(500명)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GM의 잇따른 사업장 정리 조치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군산공장이 폐쇄된 데 이어 부평공장까지 축소되는 등 국내 생산시설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말리부, 스파크, 다마스, 라보 등이 단종됨에 따라 한국GM의 국내 생산 차량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크로스오버(신형 트랙스) 등 2종밖에 남지 않았다. 

GM은 오는 2035년부터 오로지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당장 2025년 쉐보레, 캐딜락, 뷰익, GMC 등 산하 4개 브랜드 라인업의 40%를 전기차로 대체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 주요 사업장은 전기차 생산 시설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30종 이상의 새로운 전기차가 쏟아져 나올 계획이지만, 한국GM에 배정될 전기차는 단 한 대도 없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 모델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내 생산 차종은 줄어들다보니 GM의 한국사업 지속성이 얼마나 계속될지 업계 전반에서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며 "GM이 향후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사실이 자명함에도 전기차 생산 배정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도 높은 불확실성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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