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신형 A8…감동의 LED '빛이 있으라'
  • 권지용
  • 좋아요 0
  • 승인 2022.11.30 14:50
[시승기] 아우디 신형 A8…감동의 LED '빛이 있으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명회사'란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우디는 램프 기술에 진심인 브랜드다. 단순히 밝게 비추는 역할을 넘어선,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가장 먼저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번에 나온 신형 A8 역시 아우디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라이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등장했다. 

경쟁 모델인 BMW 7시리즈나 벤츠 S클래스는 이미 풀 체인지를 거쳤다. 이들과 비교하면 데뷔 5년차를 맞이한 4세대 A8은 다소 식상해 보일 수 있겠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하면 절대 꿀리지 않는다. 호평받던 외관 디자인을 굳이 손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전반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후면부 OLED 페널의 디테일이 바뀐 정도가 전부다.

도어 손잡이는 전자식이다. 아주 살짝만 당겨도 부드럽게 열리는 느낌이 고급스럽다. 실내는 가죽과 나무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자주 쓰는 버튼은 금속으로 마감했다. 차갑고 따스한 느낌이 교차하며 다양한 감각을 만족한다.

다소 작게 느껴지는 디스플레이는 옥에티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앞세운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정말 수수해 보일 정도다. 부분변경을 하면서 화면 사이즈를 더욱 키웠다면 훨씬 미래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었을 듯하다. 

롱바디 모델인만큼 뒷좌석 공간도 광활하다. 55 TFSI 콰트로 단일 모델로 출시됐는데, 기존 60 라인업에만 적용됐던 '릴렉세이션 시트'가 추가됐다. 버튼 하나로 조수석 시트를 밀어내고 사장님 자세를 누릴 수 있다. 시트는 전 좌석 모두 열선과 통풍, 마사지를 지원한다. 플래그십 세단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덕목이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 좌우 끝에 위치한 트위터가 스르륵 올라온다. 뱅앤올룹슨 어드밴스드 오디오 시스템이 운전자를 반겨준다. 이어 실내 온도를 설정하면 숨어있던 에어벤트도 모습을 드러낸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믹들은 언제봐도 신선하다. 특별한 자동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신형 A8은 3.0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TFSI)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340마력, 최대토크는 50.9kgf·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 등이 어우러진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8초에 불과하며 최고안전속도는 210km/h로 제한된다.

여섯 개의 실린더가 2.2톤의 덩치를 가볍게 밀어낸다. 어느 도로상황에서도 여유를 누리기에 부족함 없는 출력이다. 가뜩이나 조용한 엔진음이 훌륭한 방음대책에 묻혀 아예 존재감을 상실한다. 에어 서스펜션은 언제나 환영이다. 거친 노면의 진동을 고급스럽게 흡수한다. 방지턱을 소화하는 능력도 일품이다.

차체가 길면 움직임이 둔해지기 마련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후륜조향 시스템도 들어갔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를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며 고속 안정성을 높힌다.

아우디의 상징과도 같은 디지털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한층 더 진화했다. 화려한 웰컴 라이트는 기본, 단순히 램프 자체를 발광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전방에 화려한 그래픽을 투사하기 시작했다. 간이식 빔 프로젝터라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야간 주행중에도 새로운 램프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시내에서는 주행중인 차선 사이만 딱 비춰주는 기능이 생겼다. 주변 조사를 낮추니 운전에 더 집중되는 효과가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바닥에 화살표를 표기하며 진행 방향까지 알려준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가려는 차선쪽을 환하게 비춰 시야를 확보한다.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자동차가 다양한 조사 기술을 구사한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자동차와 상호작용한다는 말이 조금은 이해됐다. 이같은 기술은 130만개의 마이크로미러를 적용한 최신 모듈을 통해 구현했다.

같은 F세그먼트 시장에서 경쟁하는 고급 세단일지라도, 각자만의 개성과 포지션이 미묘하게 다르다. 그중에서도 아우디 A8은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을 동시에 잡는 젊은 이미지로 독특한 포지션을 추구한다. 사장님 차 이미지를 덜면서도 아우디 기술의 정수를 누릴 수 있어 비교적 젊은 소비자층에 어필할 수 있다.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A8 L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가격은 1억5842만원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