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점을 획득하는 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과 예방안전 기술이 등장하며 전반적인 '상향 평준화'라는 말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볼보 최고운영책임자(CCO) 비에른 앤월 부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에른 앤월 볼보 최고운영책임자(CCO) 겸 부사장
비에른 앤월 볼보 최고운영책임자(CCO) 겸 부사장

Q. 충돌 평가를 보면, 안전한 차가 많아진 것 같다

A. 과거에 비해 많은 차가 더 안전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볼보는 이보다 앞서 안전을 선도해나가는 선구자가 되고자 한다. 디자인을 할 때부터 사고 위험성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개발비가 더 비싸더라도 기관이 평가하는 점수보다 실제 사고를 대비하는 데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안전에 집중한 차를 만들고자 한다.

Q. 볼보는 언제부터 안전한 차를 만들게 됐나

A. 우리 창업자들의 시절부터 볼보는 안전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과거의 경영자 중 한 분이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이후 안전에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1960년대 교통안전이 화두가 되며 안전에 더 집중했다는 게 정확하다. 당시의 차량 제조사들은 충돌 안전 평가를 충족하기 위해 기존보다 2~3% 더 안전한 차를 만드는 데 그쳤지만, 볼보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3점식 안전벨트, 에어백 등 많은 부문에서 진전을 이뤄냈다.

Q. 앞으로의 안전은 어떤 개념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나

A. 이제는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통한 안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EX90을 통해 만나보게 될 텐데, 주행 보조 시스템 같은 다양한 기술이 더해지며 안전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라이다, 카메라, 레이더, 코어 컴퓨팅 등 상당히 비싼 기술들을 사용했고, 이를 기반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아닌, 기존보다 더 안전한 차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EX90은 기존의 차량들 보다 90%가량 사망이나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차고,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볼보 EX90
볼보 EX90

Q. 30~40년 뒤 볼보의 안전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A. 그때까지 내가 이곳에서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웃음). 앞으로의 안전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상해를 넘어 더 넓은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본다. 탑승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헬스케어 기능도 준비하는 등 더 깊은 의미의 안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향후 30~40년 뒤에도 볼보는 안전에 집중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Q. '지구의 안전을 위한다'는 광고를 인상 깊게 봤다. 친환경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이어가고 있나.

A. 단순히 전기차를 만든다고 해서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배터리는 어디에서 오는지,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의 재료는 얼마나 윤리적으로 가공되고 채취되는지도 중요하다. 그래서 볼보는 협력사들에도 이 같은 친환경적인 프로세스를 요구해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Q. 다양한 선결 조건들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

A. 그런 점에서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사회가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 풍력, 태양열,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 비중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사회가 조금 더 재활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두 가지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기술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캡처=볼보자동차코리아 페이스북
캡처=볼보자동차코리아 페이스북

Q. 배터리 재활용 문제도 큰 화두일 것 같은데

A. 매우 중요한 문제다. 볼보도 배터리를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배터리 자체를 직접 재활용할 것인지, 배터리에 들어있는 광물을 추출해서 쓸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향후 5~10년간의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Q. 본사가 바라본 한국 시장은 어떤 곳인가

A. 한국 시장은 매우 자랑스러운 성과를 이룩한 나라다. 최근 각국의 담당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한국은 소비자 만족도와 서비스 역량 부문에서 굉장한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고객 경험 부문에서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Q. 한국 시장의 성장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그 요인(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올봄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웃음). 개인적으로는 '한 방'이 아닌 여러 요소가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의 가치, 제품력, 고객 경험과 만족도 등 모든 게 어우러져 성공했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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