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 버스 잡는다!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의 '장점 4가지'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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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1 13:36
중국산 전기 버스 잡는다!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의 '장점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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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간선·광역버스에 이어 마을버스까지 전동화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천안에 위치한 글로벌 러닝센터에서 일렉시티 타운 실차 교육 및 주행 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전국 운수업체 관계자들과 자동차 매체 기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는 중형급 마을버스 '일렉시티 타운'이 공개돼 상품 설명을 듣고 직접 운전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

첫 번째 장점은 배터리다. 현대차 역시 일렉시티 타운을 설명하며 배터리 기술을 가장 강조했다. 최근 중국산 버스가 국산차 대비 반값 전략을 앞세워 밀려오는 상황에서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내세운 것이다.

일렉시티 타운에는 아이오닉5 롱 레인지에 탑재됐던 72.6kWh 용량의 배터리팩이 3개 탑재된다.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로, 용량뿐만 아니라 생김새까지 아이오닉5의 것과 똑같다. 버스용으로 별도의 배터리를 만드는 대신 기존 제품을 활용해 효율을 높인 것이다. 대부분의 중국산 버스가 사용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게 특징이다.

3개의 배터리는 차량 지붕에 위치한다. 교통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타고 내리기 편한 저상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팩 주변은 공기 압축기를 비롯해 워터펌프, 냉각수 라인이 촘촘하게 두르고 있다. 현대차 담당자는 "배터리를 바람으로 식히는 경쟁 제품과 달리 현대차는 냉각수로 식히기 때문에 경쟁 제품 대비 우월한 성능을 유지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

냉각수는 아래쪽으로 흐르며 배터리팩을 식힌다. 배터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설계됐는데, 예상치 못한 사고나 문제가 발생해 배터리에 스며들더라도 합선되지 않도록 '저전도 냉각수'가 들어간다. 실제로 승용차용 붉은색 냉각수 대신 푸른빛이 도는 냉각수가 배터리 인근에 자리했다.

배터리가 지붕에 탑재되는 만큼, 직사광선에 의해 과열 및 무게 중심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에어컨 냉매를 활용해 배터리를 식힐 수 있기 때문에 직사광선에서도 괜찮다"라며 "차량 제작 전에 최적의 주행 성능을 위한 다양한 시험을 거쳐 무게중심도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총 217.8kWh 용량의 배터리는 DC콤보 플러그 두 개로 충전할 수 있다. 충전 속도는 0%에서 80%까지 33.1분, 80%에서 100%까지 22.1분 소요된다. 즉, 배터리가 0%인 상태에서 100%까지 약 55분 만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국내 기준 주행거리가 350km에 달하는 만큼, 하루 한 번의 충전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에 적용된 모터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에 적용된 모터

두 번째 장점은 모터다. 일렉시티 타운에는 ZF사가 만든 전기 모터가 한 개 탑재된다. 현대차 측은 '센트럴 모터'가 적용됐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초창기 일렉시티의 아픔 때문인 듯하다. 

현대차는 전기 버스를 처음 출시했을 때 바퀴 안에 모터를 내장하는 신기술 '인 휠 모터'를 적용했다. 각 바퀴의 구동력을 쉽게 제어할 수 있고, 모터가 각 바퀴 안에 내장되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 모터와 감속기, 브레이크까지 들어가야 하는 탓에 바퀴가 무겁고 열도 많이 발생해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초창기 일렉시티에 사용된 인 휠 모터는 내부 감속기의 문제로 쇳가루가 대량 발생해 주행 중 멈추는 결함이 발견된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2021년부터 인 휠 모터를 삭제하고, ZF의 센트럴 모터를 활용하고 있다. 

내구성을 위한 노력은 모터 출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렉시티 타운에는 300kW(약 408마력)급 모터가 탑재되었지만, 실제 출력은 160kW(약 218마력)로 제한된다. 애초에 작은 모터를 탑재할 수도 있겠지만, 출력이 낮은 모터를 100% 사용하는 것보다 출력이 높은 모터를 여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효율성이나 내구성 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의 에어 서스펜션
현대차 일렉시티 타운의 에어 서스펜션

세 번째 장점은 에어 서스펜션이다. 에어서스펜션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지붕의 무거운 배터리도 든든하게 지지해준다. 그간 마을버스를 탈 때마다 느끼던 '삐걱' 대는 소음의 원인이었던 판 스프링보다 여러모로 월등하다.

부가 기능도 뛰어나다. 운전자 마음대로 차고를 높이고 낮출 수 있는 기능까지 지원한다. 높은 언덕이나 정돈되지 않은 좁은 길 등 여러 도로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마을버스인 만큼 차고 조절 기능은 유용해 보인다. 저상버스답게 교통약자나 휠체어가 오르내리기 편하도록 차를 오른쪽으로 기울여 주는 것까지 가능하다. 

네 번째 장점은 가격이다. 물론, 일렉시티 타운은 현재 부천, 부산 등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아직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경쟁 제품과 비교해도 꽤나 매력적인 가격일 것"이라며 벌써부터 자신만만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올해 개정된 보조금 규정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 버스 보조금 지급 기준에 배터리 밀도를 추가했는데,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일렉시티 타운은 1등급으로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반면,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버스들은 4등급으로 보조금을 70%밖에 받을 수 없게 된다. 중형 버스의 보조금이 최대 7000만원(서울시 기준)에 달하는 만큼 경쟁자 대비 최대 21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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