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년(11만9628대)보다 7.5% 늘어난 12만8588대를 판매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서서히 풀려가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간판을 바꿔 단 KG모빌리티와 신차로 무장한 한국GM도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는 5만4472대로 13.2% 늘어나며 다섯 달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차종별로는 그랜저(9997대)와 포터(9068대)가 나란히 9000대를 넘기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국산차 1·2위를 차지했다. 3위인 쏘렌토(6835대)와 무려 3000대 차이다.

특히, 그랜저는 두 달 연속 1만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민차'의 권위를 완전히 되찾았다.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5179대)가 내연기관(4818대) 실적을 넘어서며 매출에도 도움을 줬다. 

세단 중에서는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쏘나타(2232대)가 주춤했는데, 먼저 페이스리프트된 아반떼(5278대)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현대차 코나
현대차 코나

SUV는 팰리세이드(4096대)와 투싼(4112대)이 꾸준함을 유지한 가운데, 풀체인지로 돌아온 코나(4048대)가 부활했다. 코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셀토스에 이어 소형 SUV 2위에 올랐다.

반면, 전기차 라인업은 부진한 상태다. 아이오닉6와 아이오닉5가 각각 1316대와 2123대에 그쳤다. 포터2 일렉트릭(2885대)보다 낮은 숫자다. 일각에서는 '살 사람은 다 산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마저 나오는 상태로, 실제 현대차 홈페이지에 나온 아이오닉6의 계약 후 납기일은 1.5개월에 불과하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는 4만9314대로 5달 연속 2위다. 누적 판매량에서도 현대차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쏘렌토(6835대)로, 하이브리드(4830대) 실적에 힘입어 두 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카니발(6481대)과 스포티지(6282대) 등 RV 라인업이 뒤를 이었다.

기아 K8
기아 K8

세단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K8(4011대)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그랜저의 절반에 불과했다. K5(2739대) 역시 10월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저조했다. 새로운 쏘나타가 나오면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달 기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셀토스다. 별다른 이슈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4119대로 22.4% 늘었다. 새로 출시된 코나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누르고 소형 SUV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는 1만2187대로 전년대비 7.9% 성장했다. 지난 3월 1만대를 넘긴 후 두 달 연속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G80(4573대)이 꾸준한 가운데,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GV80(2916대)도 높은 인기를 유지한 덕분이다. 

다만, 전용 전기차인 GV60(530대)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아이오닉5(2123대), 아이오닉6(1316대), EV6(2694대)보다도 훨씬 저조한 성적이다. 누적 판매량은 1463대로, 스팅어(437대)와 G70(1382대)에 이어 현대차그룹 중 밑에서 3위다.

제네시스는 작년 7월 G70 슈팅브레이크 이후 별다른 신차가 없는 만큼 올 하반기 GV80 페이스리프트와 GV80 쿠페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지금과 비슷한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KG모빌리티는 5583대로 15.4% 증가했다. 다만, 8904대로 반짝했던 3월과 비교하면 37.3% 줄어든 수치다.

토레스는 3553대로 KG모빌리티 실적을 이끌었다.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4만4919대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누적 2만405대로 2위인 렉스턴 스포츠(4843대)의 4배가 넘는다. 반면 나머지 차종은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전 차종이 하락세다.

KG모빌리티는 다음 달 코란도 이모션의 개량 모델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지난 2021년 당시 쌍용차는 국내 최초 준중형 전기 SUV인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지만, 배터리 팩을 납품하던 LG전자가 배터리 패키징 사업을 중단하며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바 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한국GM은 5230대로 77.2% 반등하며 4위에 올랐다. 한국GM이 내수 꼴찌를 벗어난 것은 작년 4월 이후 무려 1년 만이다.

새로 나온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한국GM의 실적을 이끌었다. 출시되자마자 3072대 판매되며 브랜드 내 1위로 우뚝 섰는데, 아직 계약 대수가 한참 남아있어 희망적이다. 사전 계약 7일 만에 1만3000대를 기록했는데, 이 물량 만으로도 2~3개월은 거뜬하다.

여기에 볼트EV와 볼트 EUV 등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출고되며 힘을 보탰다. 올해 하반기에는 트레일블레이저 부분 변경이 출시되며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쌍두마차로 활약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 QM6 퀘스트
르노코리아 QM6 퀘스트

르노코리아는 1801대로 1천대 선으로 떨어졌다. 2022년 4월(2328대)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QM6는 화물 밴 모델인 퀘스트가 출시되었음에도 994대로 부진했고, XM3 역시 612대에 불과하다. 최근 국산 하이브리드 SUV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더욱 큰 문제는 올해 신차가 없다는 점이다. 2024년 지리그룹과의 합작 모델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가 출시될 때까지 XM3 수출 물량만으로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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