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쏘나타를 사야할까? '가성비 1.6T vs 고성능 2.5T' [시승기]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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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16 13:30
어떤 쏘나타를 사야할까? '가성비 1.6T vs 고성능 2.5T'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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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나온 DN8 쏘나타는 비운의 작품이었다. 준수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못생긴 외모로 인해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 모델인 기아 K5와 비교 당하며 굴욕에 가까운 혹평을 들었다. '삼각떼'와 함께 자동차 디자인이 판매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몸소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쏘나타가 얼굴을 싹 바꾸고 '디 엣지'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부분변경이지만 풀체인지 수준의 파격적인 변화다. 일부에서는 먼저 나온 그랜저보다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의견도 있고, 심지어는 이탈리아 슈퍼카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처럼 '외모'만큼은 힘을 단단히 준 모습이다. 다시 한번 국민차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10일 열린 시승 행사를 통해 1.6 터보 모델과 2.5 터보 N라인을 각각 시승했다.

현대 쏘나타 디 엣지
현대 쏘나타 디 엣지

이전 쏘나타는 상품 구성이 꽤나 복잡했다. 2.0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기본으로, 1.6 터보에는 센슈어스라는 이름이 따로 붙었다. 여기에 2.5 터보 엔진이 추가되면서 N라인을 별도로 운영했다. 같은 쏘나타인데도 3대의 각기 다른 자동차를 보는 듯했다.

스스로도 복잡하다고 느꼈는지, 이번에는 교통정리를 확실히 했다. 2.0 자연흡기를 기본으로 1.6 터보와 2.5 터보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특히, N라인을 디자인 패키지로 분류해 굳이 2.5 터보를 고르지 않더라도 N라인의 멋짐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현대 쏘나타 디 엣지 실내
현대 쏘나타 디 엣지 실내

외모뿐 아니라 실내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신 현대차 인테리어를 적용하면서 다소 난잡했던(?) 실내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특히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를 하나의 패널로 연결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는데, 커브드 방식이 적용돼 그랜저보다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다양한 인테리어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변속기도 컬럼식으로 바뀌었다. 기존에 쓰던 버튼식 변속기는 조작이 헷갈린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기어 레버는 손만 뻗어서 조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버튼식은 눈으로 보지 않으면 오조작할 확률이 높아서다. 버튼식 기어가 빠진 자리는 별다른 기능이 없는 손잡이로 바뀌었는데, 가죽으로 꼼꼼히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소형 SUV인 코나와 동일한 디자인의 스티어링휠은 아쉽다. 아기자기한 코나와는 잘 어울렸는데, 훨씬 큰 중형 세단인 쏘나타에 그대로 붙으니 잘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다. 차라리 기존 디자인을 다듬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현대 쏘나타 디 엣지
현대 쏘나타 디 엣지

1.6 터보 모델에 올랐다. 다운사이징 과급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kgf·m를 발휘한다. 커다란 차체를 몰기에 부족함 없는 숫자다. 저속에서 여유롭게 움직이는데, 속도를 높여도 별다른 무리 없이 소화한다. 무엇보다 차량 전반의 밸런스가 좋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차를 몰도록 설계한 듯하다. 

개선된 브레이크 감각도 마음에 든다. 기존 쏘나타는 초반에 답력이 몰렸다. 살짝만 밟아도 울컥 서는 경우가 잦고,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다. 반면 신형 쏘나타는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밟는 대로 원하는 만큼 선다'는 느낌을 잘 살렸다.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구성이 아닐까 싶다. 특별히 모난 곳이 없고, 2.0 자연흡기 엔진보다 쎈 출력과 8단 자동변속기도 매력적이다. 배기량이 작아 자동차세도 저렴하다. 2.0 자연흡기는 1년에 약 52만원을 내야하지만, 1.6은 29만원이다. 

쏘나타 2.5T N라인
쏘나타 2.5T N라인

2.5 터보 N라인으로 갈아탔다. 잠깐 몰았을 뿐인데 훨씬 단단한 승차감에 놀랐다. 전용 서스펜션을 쓴건 아니지만 1.6 터보와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차체 무게와 휠 사이즈(일반형 18인치, N라인 19인치) 등의 영향도 있는것 같다. 최고출력은 290마력이다. 일상 영역에서 힘이 부족할 일은 전혀 없다.

시승 전에는 1.6 터보 엔진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코나, 아반떼 N라인, K3 GT 등 현대차그룹 내에서 널리 쓰이는 엔진인 만큼, 쏘나타에도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시승해보니 2.5 터보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컸다. 단순히 출력이 높아서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1.6 터보보다 여유롭고 중후하다. 신형 쏘나타의 가장 멋진 디자인 포인트인 '쿼드팁 머플러'도 2.5 터보에서만 누릴 수 있다.

관건은 역시 가격이다. 2.5 터보는 무조건 N라인을 선택해야 한다. N라인(3623만원)에 2.5 터보(270만원)를 선택하면 이미 시작 가격이 3893만원으로 훌쩍 뛴다. '풀 옵션 쏘나타'를 원하는 이들에게나 추천할 법한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쏘나타 디 엣지 2.5 터보 머플러
쏘나타 디 엣지 2.5 터보 머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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