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THE 3 투어링 데이 2023'이 열렸다. 모터그래프가 BMW코리아 및 BMW 드라이빙센터의 협조를 받아 개최한 것으로, '왜건의 무덤'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외롭게(?) 3시리즈 투어링을 타는 오너들을 위해 기획됐다. 이날 행사에는 플리마켓을 비롯해 짐카나 대결과 M3 투어링 택시, 아이와 동반자들 위한 주니어 캠퍼스 및 트랙 셀프-드라이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BMW 3시리즈 투어링
BMW 3시리즈 투어링

이날 BMW 드라이빙센터에는 사전 신청자 중 선정된 약 120여대의 3 투어링이 집결했다. BMW 드라이빙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많은 행사를 했지만, 이렇게 특정 차종만을 위한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3 투어링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도 처음인 만큼,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참가 차종도 다양했다. 1990년대에 생산된 E36 320i 투어링부터 BMW코리아가 제공한 최신형 M3 투어링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자녀를 포함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는데, 왜건이 왜 '아빠 차'의 대명사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차주들은 한데 모여 각자 차량에 대한 애정을 나누고, 부품 및 튜닝 정보들을 공유하며 활발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하나같이 감격스러움이 담겨있었다. 왜건은 이 세상에서 자신만 타는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 만으로도 감동이라는 것이다. 한 참가자는 "이번 행사 덕분에 3 투어링 살 때 눈치주고 반대했던 아내, 아빠 차는 왜 이상하게 생겼냐고 물어보는 아들에게 어깨 좀 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3 투어링 데이에 참여 중인 사람들
3 투어링 데이에 참여 중인 사람들

참가자들은 자발적인 플리마켓도 진행했다. 각자 트렁크 문을 열어둔 채 애장품을 판매했고, 이를 구경하는 다른 오너 및 일반 시민들이 한데 모이며 마치 장터와 같이 떠들썩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플리마켓에 나온 제품은 간식이나 음료를 비롯해 각종 세차용품이나 차량용품, 튜닝 부품, 의류나 기념품까지 다양했다. 심지어는 2000만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 고스트의 정품 휠 세트까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신기한건 플리마켓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오너의 차량에도 의자와 테이블, 담요와 그늘막 등 간단히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 구비돼 있다는 점이다. 한 참가자는 "확실히 3 투어링을 산 이후 가벼운 야외 활동이 늘었다"면서 "주말만 되면 이번엔 어디를 갈지 가족들과 상의해 함께 떠난다"고 말했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차량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차량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롤스로이스 고스트의 순정 휠을 매물로 내 놓은 참가자도 있었다
롤스로이스 고스트의 순정 휠을 매물로 내 놓은 참가자도 있었다

플리마켓과 함께 참가자의 운전 실력을 겨루는 짐카나 대회도 열렸다. 100여명이 치열하게 경쟁한 대회에서 상위 1~3등은 BMW코리아에서 준비한 특별한 선물과 함께 단체 트랙 주행 시 맨 앞에서 달릴 수 있는 영광(?)이 주어졌다. 

3시리즈 투어링의 '끝판왕' M3 투어링을 동승하는 택시 드라이빙 이벤트도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M3 투어링에 동승해 드라이빙센터 서킷을 주행하며 BMW M 특유의 폭발적인 성능과 사운드를 생생하게 체험했다. 

이밖에 아이들이 직접 자동차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주니어 캠퍼스', 운전이 서툰 배우자들을 위해 미니 차량을 이용해 트랙을 주행하는 '트랙 셀프-드라이빙'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마련됐다.

M3 투어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
M3 투어링을 체험 중인 참가자들

이날의 백미는 단체 주행 및 기념사진 촬영이었다. 행사가 모두 종료된 오후 6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50여대의 3시리즈 투어링이 참여했다. 이들은 단체로 줄을 맞춰 서킷을 달리며 장관을 연출했고, 출발선에 도열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THE 3 투어링 데이 2023'에 참가한 오너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일단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은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자신이 선택한 차량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또, 아이 및 아내와 함께 가정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겼고, 모든 프로그램을 즐겁게 참여하는 열정과 긴 행사에도 불평·불만 없이 시종일관 매너있는 태도를 보여줬다.  

BMW 드라이빙센터 이용훈 매니저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모든 프로그램에 즐거워하고 만족하는 오너들은 처음봤다"면서 "앞으로도 오너들이 직접 만드는 자발적인 자동차 문화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THE 3 투어링 데이 2023'에 도움이 돼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던 시간"이라며 "이번 모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THE 3 투어링 데이 2023' 참가자들
'THE 3 투어링 데이 2023'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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