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말고 왜건 어때요? BMW 3시리즈 투어링 데이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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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19 11:00
SUV 말고 왜건 어때요? BMW 3시리즈 투어링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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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활동의 증가로 SUV 구매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짐을 많이 싣고 캠핑을 가기 위해 반드시 SUV를 사야 하는건 아니다. 특히, SUV의 크고 높은 차체가 부담스럽다면 실용성과 함께 세단의 승차감을 갖춘 왜건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왜건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비주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조금씩 마니아층이 늘어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모터그래프가 그동안 소외(?)당한 왜건 마니아들을 위해 BMW코리아의 협조를 받아 지난 14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THE 3 투어링 데이 2023'를 개최했다.

이날 BMW 드라이빙센터에는 약 120여대의 3 투어링이 집결했다. '한국은 왜건의 무덤'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수많은 3 투어링이 존재감을 뽐내며 한자리에 모였다. 언뜻보면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량 하나하나가 각자만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3 투어링에 대한 오너들의 애정이 느껴졌다.

BMW 드라이빙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많은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렇게 특정 차종만을 위한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3 투어링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도 처음인 만큼,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자리"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신형 7세대 투어링(G21)의 참석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세대를 구분지어 모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새 차를 뽑은 오너들의 온라인 활동이 더 활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외에 출시 30년이 훌쩍 넘은 3투어링의 조상님 '3세대 E36 투어링'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3시리즈 투어링의 끝판왕 격인 'M3 투어링'도 한켠을 차지했다. M3가 왜건으로 등장한 건 이번 7세대 모델이 처음이다. 직렬 6기통 S58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10마력을 발휘한다. 또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 탑재해 보다 효율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오빠차랑 똑같은거 아니야?" "완전 달라!" 라는 한 커플의 대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행사에 참석한 3 투어링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은 플리마켓을 열며 볼거리를 더했다. 각자 트렁크를 열어둔 채 작은 가판을 마련했고, 챙겨온 애장품을 판매했다. 품목도 다양했다. 간식이나 음료, 의류부터 자동차와 관련된 각종 세차용품 및 차량용품, 튜닝 부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플리마켓을 채웠다.

이 가운데는 4짝에 2000만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정품 휠 세트도 등장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해당 휠 세트를 준비해온 참가자는 "실제로 팔릴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라면서도 "볼거리가 풍부해지면 행사가 더욱 즐겁지 않겠냐"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했다.

참가자 중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특히 많았다. 왜건이 '아빠차'로 불리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따라 나온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행사장을 누비는가 하면, 차박 텐트로 변신한 3 투어링 뒤에서 달콤한 낮잠을 취하기도 했다.

행사 참가자 외에 BMW 드라이빙센터를 찾은 일반 방문객들도 플리마켓 현장을 들러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했다. 복작한 분위기와 함께 화창한 날씨가 피크닉 분위기를 더했다.

3 투어링 오너들의 운전 실력을 겨루는 짐카나 대회도 함께 진행됐다. 러버콘이 세워진 코스를 가장 빨리 주파하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100여명의 참가자는 BMW 드라이빙센터가 제공한 7대의 M340i 세단 모델을 타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1~3등을 차지한 참가자에게는 BMW코리아에서 준비한 특별한 선물도 주어졌다.

이밖에도 아이들이 직접 자동차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주니어 캠퍼스', 운전이 서툰 배우자들을 위해 미니 차량을 이용해 트랙을 주행하는 '트랙 셀프-드라이빙'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BMW 드라이빙센터의 숙련된 인스트럭터들이 선보이는 쇼런 역시 놀라운 볼거리였다. 특히 초록색 M3와 노란색 M4가 서로 마주보며 연속적으로 드리프트하는 모습은 마치 헐리웃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관람객들은 센터 내 전망대인 '조이워크'에 올라 곡예주행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우렁찬 배기음, 타이어 타는 냄새까지 더해져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준비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건 'M3 투어링 택시 드라이빙'이었다. 참가자들은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M3 투어링에 동승해 드라이빙센터 서킷을 주행하며 BMW M 특유의 폭발적인 성능과 사운드를 생생하게 즐겼다. 체험이 끝난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안 탔으면 큰일났겠다"라는 한 참가자의 말로 소감을 대신 전한다.

이날의 백미는 단체 주행 및 기념사진 촬영이었다. 행사가 끝나가는 일요일 저녁이었음에도 50여대의 3시리즈 투어링 오너가 단체 주행에 참여했다. 이들은 줄을 맞춰 서킷을 달리며 장관을 연출했고, 출발선에 도열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브랜드 단위가 아닌, 한 차종만을 위한 행사는 보기 드물다. 더군다나 비인기 차종으로 꼽히는 왜건을 위한 이벤트는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THE 3 투어링 데이'는 자동차를 사랑하는 오너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행사에 참가한 오너들은 자신의 차량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가정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겼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더 다양한 자동차 문화가 이어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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