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 vs 캐스퍼, 1900만원으로 SUV를 산다면?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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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07 13:30
티볼리 vs 캐스퍼, 1900만원으로 SUV를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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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지난 1일 소형 SUV 티볼리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였다. 1883만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해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낮아진 가격 만큼 빠진 옵션이 너무 많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차가 좀 작더라도 차라리 사양이 좋은 캐스퍼를 사는게 낫겠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과연 1900만원짜리 티볼리와 캐스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모터그래프가 직접 비교해 봤다.

현대차 캐스퍼(왼쪽)와 KG모빌리티 티볼리(오른쪽)
현대차 캐스퍼(왼쪽)와 KG모빌리티 티볼리(오른쪽)

우선, 트림 선택이다. 티볼리는 가장 저렴한 V1을 구매할 수 있다. 주간주행등이 없고 헤드램프도 LED가 아닌 할로겐 프로젝션 타입이 적용된다. 운전대는 가죽 커버 없이 우레탄으로 만들어졌고, 시트는 직물 소재에 등받이 각도 및 앞·뒤 거리 모두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오토 라이트 컨트롤이 빠졌기 때문에 야간에는 운전자가 직접 헤드램프를 켜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 

주행 보조 사양도 빈약하다. 차간거리와 상관 없이 정해진 속도만 유지하는 크루즈 컨트롤이 있을 뿐 나머지는 전무하다. 차선 이탈 경고나 차선 유지 보조도 없고, 심지어는 전방 추돌 경고나 긴급 제동 보조마저 없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캐스퍼는 가장 비싼 인스퍼레이션에 1.0 터보 엔진 패키지인 액티브II를 살 수 있다. 인조가죽 시트·스티어링휠이 적용되는 것은 물론, 스티어링휠·앞좌석 열선 및 운전석 통풍 시트까지 들어간다. 여기에 풀오토 에어컨과 하이패스 시스템, 선루프도 장착된다. 

티볼리에는 없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는 물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나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까지 탑재된다. 에어백도 7개로, 티볼리보다 1개 더 많다(1열 센터 에어백). 

옵션표만 놓고 보면 티볼리보다 캐스퍼가 훨씬 뛰어났다. 티볼리는 시작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많은 옵션을 덜어낸 반면, 캐스퍼는 차급을 뛰어넘는 옵션을 잔뜩 넣었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 티볼리(사진은 풀 옵션 차량)
KG모빌리티 티볼리(사진은 풀 옵션 차량)

차량 크기나 실내 공간은 티볼리다. 캐스퍼도 나름 SUV이지만, 경차의 한계는 명확하다. 티볼리의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가 4225x1810x1620mm에 달한다. 캐스퍼보다 전장은 630mm, 전폭은 412mm 더 크다. 휠베이스도 2600mm로 200mm나 여유롭다.

성능에서도 티볼리가 조금 앞선다. 기본적인 배기량 차이도 있지만, 티볼리의 4기통+6단 변속기 조합이 캐스퍼(3기통+4단 변속기)보다 진동·소음에서 유리하다. 최고출력에서도 126마력의 티볼리가 100마력의 캐스퍼보다 강력하다. 물론, 캐스퍼의 최대토크(17.5kgf·m)가 티볼리(15.8kgf·m)보다 높고, 200kg 이상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두 차 모두 한계가 명확하다 보니, 기본 스펙에서 조금 더 여유로운 티볼리의 판정승이다. 

연비에서는 캐스퍼의 우세다. 티볼리는 16인치 타이어를 달고도 복합 11.6km/L다. 캐스퍼는 더 크고 무거운 17인치를 넣어도 12.3km/L다. 공차 중량의 차이가 연비에 반영된 모습이다. 

캐스퍼에는 티볼리가 받지 못하는 경차 혜택도 있다. 우선, 차량 구매 시 개별소비세가 면제됨에 따라 이와 연동된 교육세(개소세의 30%)도 없다. 취득세도 50만원까지 감면된다. 저렴한 자동차세도 강점이다. 캐스퍼는 연간 7만9840원인데, 티볼리는 22만3580원을 내야 한다. 연동되는 교육세(30%)까지 포함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여기에 경차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50%)과 남산 터널 등의 혼잡 통행료 면제, 공영 주차장 할인, 의무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료 할인, 유류세 환급 등 보이지 않는 혜택도 많다.

KG모빌리티 더 뉴 티볼리(사진은 풀 옵션 차량)
KG모빌리티 더 뉴 티볼리(사진은 풀 옵션 차량)

두 차를 비교해 보니, 비슷한건 가격일뿐 각자의 장점은 전혀 달랐다. 1900만원으로 다양한 편의사양과 옵션, 경차 혜택까지 갖춘 다목적 차량을 원한다면 캐스퍼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동급 경쟁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에 경차보다 넉넉한 공간과 여유로운 성능이 필요한 소비자에게는 티볼리가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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