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 쥬크 터보, '달리는 CUV'…호쾌한 매력에 빠지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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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0.18 00:38
[시승기] 닛산 쥬크 터보, '달리는 CUV'…호쾌한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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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닛산만큼 안타까운 브랜드가 또 있을까. 이렇게 훌륭한 자동차들이 이렇게 적게 팔린다는게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가만 보면 몇번이나 실수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번 주크를 판매하는데서도 조금 아쉬움이 눈에 띈다.

주크는 기본적으로 크로스오버, CUV기 때문에 얼핏 생각하기엔 투싼이나 스포티지의 경쟁모델로 보이기 십상이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접근하기엔 차가 너무 작다. 특히 트렁크, 뒷좌석 머리, 무릎 부근을 보면 실망스러울 정도로 공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차를 몰아보면 이 차가 국내 출시된 소형 SUV들과는 비슷한 면을 찾기 힘들다. 오히려 그와 정반대되는 색깔, 즉 시트포지션을 조금 높인 스포츠카라는 느낌마저 든다. 

이 차는 세단과 SUV의 크로스오버가 아니라 스포츠카와 SUV의 크로스오버로 보는게 적당하다. 이렇게 스포츠카쪽 기준으로 보면 뒷좌석은 오히려 덤이고 여유롭기 그지없는 셈이다.  골프 GTI를 넘보는 신세대 핫해치로 보는 시각도 좋겠다. 어느쪽이든 국내는 아직까지 비교차종이 없다. 

 

◆ 이 차는 '주크'가 아니다. '주크 터보'다!

외관에서는 할로겐램프가 자리잡고 있어 약간 실망했고, 실내는 독특함과 플라스틱 소재가 뒤섞여있어 고급인지 저급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겉과 내면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일단 차를 몰아보니 모든 면에서 자극적이고, 통쾌하다. 마치 유럽의 핫해치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주크는 매우 작은 CUV면서도 외형이 독특해 도로를 달리면 존재감이 대단하다. 크기가 전장이 4135mm로 소형차인데 높이는 1570mm로 어딘가 이상한 크기라서 처음 보는 이는 반드시 돌아볼만 하다. 워낙 특이하니 싫어하는 이와 좋아하는 이가 극명하게 갈릴 듯 하다.

하지만 이 차의 엔진에 대해선 이견이 없겠다. 이 차의 심장은 1.6리터 직분사로 190마력을 내면서 펄펄 끓는 터보엔진이기 때문이다. 잘 달린다는 미니쿠퍼S(184마력)보다 수치상이나 체감상 더 강력할 뿐 아니라 묘하게도 현대차의 1.6리터(204마력)에 비해도 훨씬 신나게 달린다.

 

이 ‘주행감’에는 CVT 변속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닛산 계열인 자트코가 만든 이 변속기는 CVT의 궁극적인 단계, ‘끝판왕’을 보여주는 듯 하다. CVT임에도 직결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듯 하고, 언제든 엔진의 최고 성능을 끌어내도록 만들어져 있다. 스포트(SPORT) 모드를 선택하면 터보엔진이 힘을 최적으로 낼 수 있는 엔진회전수(RPM)를 유지시켜줄 뿐 아니라, 마치 일반 변속기가 변속하는 것 같은 시늉을 하면서 인위적인 변속충격을 내는데, 이쯤 보면 CVT가 여기까지 왔나 싶은 감탄을 자아낸다.

엔진이 강력하면서도 무게도 1290kg으로 매우 가볍게 만들어졌다. 출발가속이나 코너링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어떤 면에선 당연하다.

◆ 마땅히 잘 팔려야 옳은 자동차

 

이렇게 멋진 파워트레인을 지닌 차를 그저 ‘주크’라고 판매하는건 좀 이해가 안된다. 기술적으로도 ‘주크 터보’라 불려야 옳고, 차의 성격도 ‘터보’를 붙이기에 적당한 스포티한 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크는 유럽과 일본에선 자연흡기 모델과 구분해 이 차를 ‘주크 터보’로 부른다.

또 4륜구동 옵션을 가져왔다면 이 차를 SUV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도 남는다. 주크의 4륜 구동 모델은 4륜 토크벡터링을 지원해 보다 스포티하게 달릴 수도 있다고 한다. 

성능은 매끄럽고 활용도는 넓고, 가격도 2690만원과 2890만원으로 꽤 착하다. 이 가격대 차량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라면 반드시 한번 과감하게 운전해봐야 마땅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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