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쏘나타 하이브리드라 믿어지지 않아…”세계 최초 엣킨슨 GDi엔진”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4.12.23 18:11
[시승기] 쏘나타 하이브리드라 믿어지지 않아…”세계 최초 엣킨슨 GDi엔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 목표는 국내가 아니다. 세계 시장, 특히 미국에서 도요타를 잡는게 현대차의 목표다. 틈새 시장을 노리는게 쉬울 것 같은데 유독 도요타와 똑같은 세그먼트의 똑같은 상품 구성을 내놓는다. 어떤 면에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패스트팔로워로 충실한 것이고 한편으론 우직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노골적으로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따랐다. 너무 강한 상대를 택한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놀랍게도 성능은 대적 할 만 하다. 

 

◆ 캠리 하이브리드와는 다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2.5리터급 엔진에 시스템 출력 203마력을 내는 고성능 자동차다. 그러면서도 CVT를 장착해 부드러운 느낌이 특징이다. 

반면 쏘나타는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툭툭 치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엔진은 2.0리터급으로 비교적 작지만 GDi 엔진이어서 출력은 156마력 정도. 캠리의 160마력에 비해 아주 약간 작다. 모터는 51마력이라고 하는데, 엔진과 모터 출력을 합산한 시스템 출력은 공개하지 않았다. 연구원에게 계속 캐묻자 “195마력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전기 모터는 낮은 RPM에서 최대출력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전까지 두 출력을 단순 합산해 표기하던 것이 잘못이라고 자인하는 셈이다. 

배터리를 트렁크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 넣은 덕분에 골프백4개와 보스톤백 4개를 넣을 수 있다고 현대차 측은 주장했지만 380리터라면 그렇게 여유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래저래. 쏘나타는 성능과 크기 등 여러면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한 단계씩 작은차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조금 날렵한 차체와 6단 변속기 덕분에 더 경쾌하게 달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엔진 사운드가 더 크게 들리는 점도 특징인데 이 점도 스포티한 느낌을 내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전 캠리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한결 젊은 느낌이다. 그런데 신형 캠리의 경우 매우 스포티하게 변해서 이제는 좀 중후해진 쏘나타가 반대로 더 연상처럼 보인다. 

실내는 블루펄가죽시트가 선택된 모델이었는데, 표면이 반짝거리고 탱탱한 느낌이어서 오염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시트를 선호할 것 같기도 하다. 전반적인 실내 디자인은 일반 LF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는데, 계기반의 RPM 게이지 대신 모터 파워를 얼마나 사용하는지와 배터리가 얼마나 충전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계기가 들어있다. 

◆ 우수한 연비의 비결, ‘GDI 엣킨슨 엔진’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로 엣킨슨 GDi엔진을 장착했습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성능개발팀 오경철 책임연구원이 말했다. 하이브리드차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엣킨슨 사이클엔진. 연비는 10% 이상 우수하지만 저회전에서 토크가 부족해 반드시 전기모터 등을 더해야만 출발에 불편이 없다. 여기에 다루기 까다로운 GDi까지 더한건 놀라운 일이다. 그만큼 GDi에 대한 노하우가 쌓였다는 설명이다. 

연비는 17.7km/l로 캠리 하이브리드(17인치 16.3km/l)보다 8% 정도 우수하다. 캠리를 이기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 좀 더 작은 배기량과 GDi 엔진을 적용한게 주효했다. 

합산해 200마력 가까운 출력이라는데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느껴지지는 않고 그저 부족하지 않은 정도의 가속이다. 그러나 2.0리터 엔진을 가진 일반 쏘나타에 비해선 훨씬 가볍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도 꽤 상쾌하다. 

더구나 이 차는 공력 성능만 개선 됐을 뿐 아니라 전면 공기나 바닥의 소음까지 크게 줄이도록 설계돼 GDi 엔진 특유의 소음이 그리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가다듬어진 배기음이 들리는 점이 마음에 든다.

 

◆ 장점 3가지…핸들링, 제동, 가속

이전 YF 하이브리드에 비해 핸들의 조향 감각이 확실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핸들이 직결감이 없어 모니터를 바라보고 게임기를 조작하는 듯한 묘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나아졌다. 하지만 직선로를 달릴때 중심 부분이 유격으로 여겨지는 약간의 둔함은 여전하다. 

 

제동장치는 여전히 좀 어색한 느낌이 있다. 약간만 밟으면 회생제동이 동작하고 더 세게 밟을때만 브레이크패드가 동작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전에 비해선 훨씬 낫다. 특히 회생제동의 수준이 이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제동효과도 늘었지만 어지간히 도로를 달리면 배터리가 꽤 충전되도록 만들어진 점도 인상적이다. 어지간히 밟아도 배터리 충전 상태는 중간 정도였다. 

 

가속 느낌도 월등히 좋아졌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모두 향상됐기 때문이다. 수치로는 표현하기 어렵지만 전기모터가 최대 출력을 내는 시점을 좀 더 낮은 RPM으로 낮춘 덕분에 치고 나가는 느낌이 향상됐다.

◆ 믿을 수 있는 현대차가 돼 줘야

출발 직후 측정한 이 차의 타이어 공기압은 또 39psi에 맞춰져 있었다. 야외에서 험하게 주행하니 41psi를 넘었다. 영하 7도의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권장 공기압력(35psi)에 비해 10% 정도 더 들어가 있었던 셈이다.  이날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비 운전 대회를 개최했는데, 그 결과 리터당 24km를 넘긴 팀이 10팀이나 됐다. 연비가 우수한건 사실이었겠지만, 공기압이 다소 과도하게 주입돼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야겠다. 차가 가뿐하게 치고 나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는 아닌가 괜한 의심도 든다. 

이날 잠시 타본 현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매우 정숙하고 잘 달리는 하이브리드카다. 하지만 정말 좋은 차인지 기자입장에서도 반신반의 하게 된다. 이날 김상대 마케팅 이사도 “그동안 하이브리드만 4만2000대가 판매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면서 “낮은 실연비, 비싼 부품 가격에 대한 우려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트러스트 하이브리드 캠페인을 내세웠다. 중고차 가격 보장, 사고시 신차교환 등 선심성 프로그램을 주요 골자로 한다. 하지만 그런것보다는 현대차가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장점

- 이쪽 바닥 큰 형님격,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뛰어 넘는 꽤 우수한 연비와 괜찮은 수준의 주행성능.

- 무당집 같아서 타기에 좀 창피했던 YF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훨씬 마음에 드는 디자인. 일반 LF 쏘나타보다 하이브리드가 더 예쁘다. 

- 구입때 하이브리드 보조금을 받고, 추후 추가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어서 1년반정도만 운행하면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경제적이다. 

◆ 단점

- 비교적 좁은 트렁크 공간. 더구나 뜨거운 배터리까지 있어서 트렁크 안에 김치를 실으면 볶음김치가 돼 버릴것만 같다. 

- 싸구려 느낌의 실내. 플라스틱이 난무하고 시트는 가죽인지 비닐인지 알기 어려운 정도.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