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자동차 브랜드 조직도…이 브랜드는 누구 것?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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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0 10:52
복잡한 자동차 브랜드 조직도…이 브랜드는 누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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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들의 인수합병의 물살이 거세다. 국적도 하루가 멀다하고 바뀐다. 지분 소유나 제휴관계는 너무나 복잡해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은 회사를 넘기더라도, 본토에서 쌓아올린 고유의 개성을 지키려는 경우가 많다. 인수 업체 역시 이를 이용해야 가치가 유지된다는 입장이어서, 소유권이 바뀌고도 기존 국가 이미지를 갖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른 브랜드에 팔렸다고 해서 생산 공장까지 모두 이전하는 것도 아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의 경우 공장의 소유권은 폭스바겐 그룹으로 넘어갔다. BMW는 롤스로이스 브랜드만 인수했는데, 굳이 영국 굿우드에 공장을 만들어 영국 사람들의 손으로 차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브랜드의 소유권과 생산국가의 관계가 분리된 셈이다. 

세계 각 자동차그룹에 어떤 브랜드들이 소속되어 있는지 살펴봤다(2015년 1월 기준).

◆ 폭스바겐그룹…M&A의 살아있는 전설

 

1937년 설립된 독일 폭스바겐은 1964년 다임러로부터 아우디(독일)의 전신인 아우토유니온을 인수했다. 미국 등에서 비틀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며 여유 자금이 풍족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골프 등이 인기를 모으며 그룹 규모는 더욱 커졌고, 1986년 스페인 브랜드인 세아트와 1994년 체코 브랜드인 스코다를 인수했다. 

또, 1998년에는 영국 럭셔리 브랜드인 벤틀리와 프랑스 슈퍼카 브랜드인 부가티,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 등을 인수해 럭셔리 슈퍼카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2년에는 우여곡절 끝에 포르쉐(독일)를 폭스바겐그룹에 합류시켰다.

이밖에 독일 만(MAN)과 스웨덴 스카니아(SCANIA) 등의 트럭 브랜드도 폭스바겐그룹 소속이다.

◆ BMW 그룹…선택과 집중

 

1916년 시작된 독일 BMW그룹은 1994년 영국 로버그룹의 미니와 로버, 랜드로버 브랜드를, 1998년에는 영국 럭셔리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를 인수했다. 그러나 2000년에 로버와 랜드로버를 포드에 매각해 현재 BMW와 미니, 롤스로이스 등 3개 브랜드만 유지하고 있다.

BMW가 랜드로버 브랜드를 팔 때 영국에서는 연일 반대 집회가 일어났을 정도로 저항이 거셌다. 랜드로버를 인수해 SUV 기술을 가져가 SUV인 BMW X5를 만든 후 이용가치가 떨어지자 '먹튀' 했다는 주장이었다. BMW를 떠난 랜드로버는 포드에서도 오래지 않아 버림 받았다. 지금은 인도의 타타에 매각됐다. 

◆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경차부터 슈퍼카까지

 

1899년 설립된 이탈리아 피아트그룹은 1차 세계대전을 통해 급속히 성장했고, 이후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를 대거 흡수했다. 1969년에 스포츠카 브랜드인 페라리와 개성 있는 모델들로 호평을 받던 란치아를 인수했으며, 1986년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인 알파로메오와 1993년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까지 합병하는 등 한 때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모두 이탈리아 브랜드).

이후 피아트그룹은 2009년 파산 위기를 맞은 미국 크라이슬러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시도했고, 작년 1월 지분 인수를 완료하고 사명을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로 바꿨다. 이로써 FCA는 기존 피아트그룹의 5개 브랜드 이외에 크라이슬러그룹 산하의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램, SRT, 모파 등 6개 미국 브랜드가 추가된 거대 글로벌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한편, FCA는 작년 10월 페라리를 분사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안에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분사 후에도 페라리의 주식 90%를 보유하며, 10%는 기업공개를 실시할 예정이다.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프랑스의 자유분방함과 일본 장인정신의 만남

 

1898년 설립된 프랑스 르노그룹은 1999년 일본 닛산의 지분을 인수하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인수·합병이 아니라 각각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구조지만, 닛산이 가지고 있는 르노 지분보다 르노가 가지고 있는 닛산 지분이 훨씬 많아 사실상의 인수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 같은 해 루마니아 브랜드인 다치아를, 2000년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성차를 인수해 르노삼성을 만들었다. 

◆ 제너럴모터스(GM)그룹…인수·합병으로 태어난 거대 그룹

 

제너럴모터스(이하 GM)그룹의 시작은 인수·합병의 역사였다. 1904년 뷰익을 인수한 윌리엄 듀런트는 1908년 캐딜락과 올즈모빌, 폰티악을 합병해 GM그룹을 만들었다. 1910년 GM에서 물러난 윌리엄 듀런트는 1911년 프랑스 출신의 루이 쉐보레와 함께 쉐보레 브랜드를 만들었고, 1918년 GM 사장으로 복귀하며 쉐보레를 GM에 합병시켰다.

또, 1929년 독일 오펠을 비롯해 영국 복스홀과 호주 홀덴 브랜드를 인수해 세계 판매를 늘렸다. 이후 GM은 2008년 도요타그룹에 1위를 빼앗기기 전까지 무려 77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자동차 회사' 타이틀을 지켰다.

◆ 타타그룹…재규어랜드로버 인수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인도가 영국 대표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어떤 면에선 복수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젊은 인도인 잠셋지타타가 영국 자본 호텔 로비에서 문전박대 당한 것에 대한 복수로 인도 최대 호텔 타지마할 호텔을 짓게 된 일화는 유명하다. 

자존심 강한 영국인들이 처음부터 인도에 매각한 것은 아니고, 기술력을 키워줄 독일에 매각하려던 것이었는데, 여러 손을 거치며 결국엔 철저히 계산적인 미국인이 인도에 매각하게 된 셈이다. 

1868년 면직 공장에서 출발해 인도 최대 그룹으로 성장한 타타그룹은 1945년 타타자동차를 설립했다. 2004년에는 대우 트럭을 인수해 타타대우를 만들었으며, 2008년에는 미국 포드로부터 영국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를 그룹에 합류시켰다. 

재규어의 경우 1989년 포드에, 랜드로버는 1994년 BMW에 인수됐다. 그러나 포드가 2000년 BMW로부터 랜드로버를 인수한 후,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하나로 통합해 현재의 재규어랜드로버로 만들었다.   

◆ 현대차그룹…기아차 인수 후 점유율 76.8%까지 올라

 

1967년 설립된 현대차는 미국 포드와의 합작 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1976년 자체 생산 모델인 포니를 시작으로 판매량이 늘었으며, 1998년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아차의 지분 51%를 인수해 현재의 현대차그룹이 만들어졌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09년 76.8%까지 올랐지만, 작년에는 69.2%로 기아차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다.

▲ 세계 자동차 브랜드 조직도

이밖에 다임러그룹에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스마트, 마이바흐, 유니목 등 다양한 독일 브랜드가 속해 있으며, 일본 도요타그룹에는 도요타와 렉서스, 싸이언, 다이하츠, 히노 등 일본 브랜드가 포진되어 있다. 또, 혼다그룹은 혼다와 어큐라를, 포드그룹은 포드와 링컨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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