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차 코란도C 2.2…거꾸로 '업사이징' 어때?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5.07.20 18:23
[시승기] 쌍용차 코란도C 2.2…거꾸로 '업사이징' 어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쌍용차에 활기가 돈다. 티볼리가 인기를 끌고, 코란도C가 판매량을 늘리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코란도C는 투싼ix·스포티지R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의 치열한 싸움을 견디며 쌍용차가 법정 관리를 졸업하게 만든 일등공신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래선지 쌍용차가 코란도C에 쏟는 애정도 각별해 보인다. 2011년 코란도C 출시 이후 지속적 상품성 개선 노력을 해왔다. 2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해 실내외 디자인과 사양을 향상시켰으며, 수동·자동·사륜구동 모델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올해도 연식 변경을 통해 파워트레인을 개선하고 디자인을 개선한 익스트림 모델을 추가했다.

이번에 나온 코란도C의 핵심은 유로6 배기 기준을 충족시키는 2.2리터급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기존 2.0리터급 엔진을 유로6로 만드는 대신, 2.2리터로 ‘급’을 올려 동력 성능과 연비를 모두 향상시켰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시승 행사 내내 “엔진 배기량을 10% 키웠더니 드라이빙이 100% 좋아졌다”면서 새로운 코란도C 칭찬에 열을 올렸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성능이 현격히 향상된 것만은 분명하다. 

▲ 쌍용차 코란도C 2.2

◆ 코란도C 2.2 유로6 엔진, 가격 올랐지만 '확실히 좋아졌다' 

새 심장을 단 코란도C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배기량을 200cc 키웠을 뿐인데 주행 질감이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 엔진은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모델은 시종일관 농땡이를 치면서 여유부리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언제든 더 빨리, 더 강력하게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코란도C 2.2의 제원상 성능은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 kg·m로, 이전 2.0 모델(149마력, 36.7kg·m)보다 출력과 토크가 각각 20%, 11% 좋아졌다. 특히, 최대토크가 1400rpm에서부터 나오도록 회전수를 조절해 실용 영역에서의 달리기 능력을 높이면서도 연비를 12.8km/l에서 13.3km/l로 3.9% 향상시켰다. '다운사이징'이란 요즘 흐름에 역행 했지만, 오히려 성능과 연비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 쌍용차 코란도C 2.2 엔진룸

물론, 가격도 97~135만원 올라갔다. 사양이 달라져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트림별로 KX(수동)은 102만원, RX는 고급형과 최고급형이 각각 135만원과 105만원, DX는 125만원, 익스트림은 97만원 올랐다. 쌍용차 측은 "유로6 엔진 및 신규 사양이 대거 적용됐음에도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면서 "경쟁 모델인 현대차 투싼 2.0과 비교해 150만원가량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 여유 넘치는 주행 능력, 코너링도 탁월해

초반부터 부족함 없이 발휘되는 두터운 토크는 고속까지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린다. 속도를 꽤 올려봐도 느리다거나, 힘들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장착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엔진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뽑아내면서 확실하게 단수를 높였다. 변속 충격과 소음도 이전 비트라(BTRA) 미션에 비해 확실히 줄었다.

▲ 고속도로 내리막을 달리니 연비가 18.5km/l까지 올랐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속 안정성도 뛰어났다. 제한속도 100km/h의 고속도로. 전방에 감시 카메라가 나타나자 내비게이션이 앙칼진 경고음을 쏟아냈다. 시속 80km 정도인줄만 알았는데, 이미 제한속도를 훌쩍 넘어 있었다. 앗차 싶어 속도를 줄였다. 함께 시승한 동승자들도 이렇게 빠르게 달리는줄 몰랐다고 했다. 단단한 차체로 인해 묵직하게 속도를 높이는데다 엔진 및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까지 잘 잡아내 불안하지 않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 쌍용차 코란도C 2.2

소양강댐 인근의 거친 와인딩 도로를 달리면서도 코란도C 2.2의 진가는 돋보였다. 차체와 시트포지션이 꽤 높은 정통 SUV 모델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휘청거리는 롤링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ESP와 ARP, EBD-ABS, FTCS 등의 각종 전자장비가 재빠르게 개입해 순식간에 자세를 회복했다. 반복되는 코너와 오르막 경사구간, 예리하게 굽은 내리막 경사에서 이렇게 무게 중심을 잘 유지하면서 매끈하게 빠져나간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 쌍용차 코란도C 2.2 익스트림 모델에는 수출용에 사용되는 날개 모양 엠블럼이 적용됐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모두 부드럽게 세팅됐다. 극단적인 맛은 부족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해 더 재미있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전자식파워스티어링(EPS)도 중립 부분에서 약간의 유격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조작 감도가 매우 뛰어났다. 전체적으로 차체와 엔진, 변속기, 스티어링휠, 가속페달, 브레이크, 서스펜션의 밸런스가 만족스러웠다.

◆ 코란도C, 정통 SUV 자존심 포기 못해

정통 SUV로서의 DNA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그대로 이어졌다. 다른 SUV들이 연비를 위해 무거운 스페어타이어를 포기하고 가벼운 수리킷으로 대신하는 반면, 코란도C는 오프로드에서 생길 돌발 상황에 대비해 스페어타이어를 유지했다. 트렁크 크기를 키우기 보다는 험로 주행에서도 뒷좌석 탑승객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무릎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등받이를 최대한(35.5도) 뒤로 기울였다. 동급 SUV 중에서 코란도C보다 뒷좌석이 편안한 SUV는 찾기 힘들 듯하다.

▲ 쌍용차 코란도C 2.2. 트렁크 하단에 스페어타이어가 들어있다

여기에 티볼리에 사용했던 슈퍼비전 클러스터, HDMI로 스마트폰 연동 가능한 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HID 헤드램프, 클리어 턴 시그널 램프,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휠 등을 추가하며 최신 트랜드에 맞추려는 노력도 함께 했다.

▲ 쌍용차 코란도C 2.2 실내

다만, 여전히 구식인 실내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 센터페시아의 레이아웃과 각종 조작 버튼들의 배치는 기능적으로 뛰어나고 우직해 보이지만, 요즘 나오는 SUV와 비교하면 시대에 뒤떨어졌다. 스티어링휠에 달린 변속 버튼(D+, D-)과 기어노브에 있는 토글 시프트도 바뀌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내후년(2017년) 신형 모델이 나올 때까지는 어려워 보인다.

▲ 쌍용차 코란도C 2.2

쌍용차가 2.0을 포기하고 2.2를 선택한 것은 장기적으로도 매우 현명한 판단이었다. 2.0리터는 여러 차에 두루 사용하는데 조금씩 아쉬웠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변속기를 바꾸더니 이번엔 엔진까지 체질 개선에 성공한만큼 당분간 파워트레인 문제로 고민할 일은 없을 듯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