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수소차 FCV 시승기…전기차 능가하는 미래 자동차
  • 도요타시=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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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29 14:52
도요타 수소차 FCV 시승기…전기차 능가하는 미래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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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대중화 되기 전에 수소차로 대체될 것"

지난 20일 열린 '2013 도쿄모터쇼'에서 도요타 FCV 담당 히로요시 요시키가 한 말이다. 전기차는 충전 시간이 길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어 전기차가 대중화 되기 전에 수소차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란 의견이다. 

▲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프로토타입이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자동차는 지난 백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솔린과 디젤 등 석유를 이용해 움직였다. 그러나 1997년 도요타 프리우스 출시 이후 다양한 하이브리드카가 만들어졌고, 최근에는 100% 전기로만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도 나왔다. 앞으로 2년 안에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수소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다양한 에너지원이 공존하며 미래 자동차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 도요타시 인근에 위치한 아이신(Aisin) 주행 시험장에서 도요타 수소연표전지차(FCV: Fuel Cell Vehicle)의 프로토타입을 시승해봤다.  

▲ 도쿄 인근에 위치한 아이신 주행 시험장에서 도요타 FCV 프로토타입을 시승했다

도요타는 미래 이동수단을 3단계로 나눠 구분하고 있다. 도심용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는 아이로드와 같이 작고 가벼운 전기차를, 중거리 이동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장거리 이동 수단으로는 현재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차를 주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콘센트를 이용해 전기를 직접 충전하는 전기차와 달리 차량에 장착된 고압의 수소 탱크로 수소연료전지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수소차의 주행 성능은 전기차와 비슷한데, 수소 탱크가 추가돼 동력원이 다를 뿐 연료전지차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구동 원리는 동일하다. 

▲ 도요타의 FCV에 들어가는 70MPA의 고압 수소 탱크

실제로 수소차를 주행해보니 전기차와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충전된 수소연료전지로 전기를 만들어 움직이니 조용하고 편안하다. 또, 전기모터가 달려 일반적인 가솔린·디젤 모델보다 초반 토크가 우수하다. 출력이 그리 높지 않지만 민첩하게 움직여 주행 성능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회전반경도 기존 차량에 비해 좁아 도심의 폭이 좁은 도로에서 쉽게 방향을 돌릴 수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엔진을 드러낸 만큼 전면부 공간에 여유가 있어 그만큼 바퀴의 회전반경이 넓어진 것이라 설명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시승한 FCV 프로토타입의 경우 양산 모델 성능과 90%가량 비슷한 수준"이라며 "공식 출시될 2015년에는 주행거리도 7~800km로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2013 도쿄모터쇼'에서 공개된 FCV 콘셉트의 경우, 도요타가 새롭게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스택과 70MPA의 고압 수소 탱크 2개가 장착돼 최대 500km 주행이 가능하며 3분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투싼ix를 베이스로 수소차를 만드는 현대차와 달리 도요타는 세단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데, FCV의 차체 크기는 길이 4870mm, 넓이 1810mm, 높이 1535mm다. 휠베이스는 2780mm로 현대차 쏘나타(2795mm)와 비슷한 중형급 크기다. 동력 성능은 최고출력 134마력(100kW) 수준이다.   

▲ 도요타가 '2013 도쿄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FCV 콘셉트

수소차의 가장 큰 장점은 충전하는데 수시간이 걸리는 전기차와 달리 충전 속도가 가솔린·디젤차 수준으로 빠르다는 것이다. 또, 전기차는 최대 주행 거리가 200km 수준이지만, 수소차는 이보다 2~3배 이상 주행이 가능해 전기차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다. 게다가 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원이 무궁무진해 고갈 염려도 없다.

문제는 가격과 충전 인프라다. 수소차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1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소를 만들어내는 비용이 비싸 단가가 높고, 새롭게 수소 충전시설을 갖추는데도 만만치 않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도요타 측은 2015년부터 일본과 북미, 유럽을 시작으로 수소차 판매에 들어간다는 것을 목표로 가격을 약 5만달러(약 5300만원) 수준으로 낮출 것이고 밝혔다. 

▲ 도요타가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스택

도요타 수소연료전지 개발 담당인 히토시 노마사는 "FCV 콘셉트의 경우 지난 2008년 선보인 FCHV-adv에 비해 수소탱크가 4개에서 2개로 줄어들고, 연료전지의 효율성도 향상됐음에도 생산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FCV가 판매되는 2015년에는 20분의 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주행 거리는 700km까지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또,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의 경우 혼다와 닛산 등 자동차 업계와 정부 및 지방단체와의 협의하고 있다"면서 "오는 2015년까지 주요 도시에 100여개의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올해 안에 19개의 충전소가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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