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자들, “제네시스 EQ900, 차는 괜찮지만 브랜드 갈길 멀다”
  • 스위스 제네바=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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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8 10:37
해외 기자들, “제네시스 EQ900, 차는 괜찮지만 브랜드 갈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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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900, 차는 괜찮지만 유럽서는 어려울 것”

평가는 대체로 비슷했다. 차 자체에 대한 상품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EQ900을 유럽에 내놓을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하면서도 섭섭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차는 1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열린 '2016 제네바모터쇼'에서 제네시스 EQ900(현지명 G90)을 유럽에 선보였다. 주력 모델은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삼총사(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였지만, 부스 한켠에 EQ900을 함께 전시해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유럽인들의 반응을 살펴본 것이다.

아직 유럽에 출시된 것도 아니고,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것도 아니었지만 EQ900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업체로 성장한 현대그룹의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호기심으로 보였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온 현대기아차 현지 딜러들은 EQ900을 매우 꼼꼼히 살폈다. 터키에서 온 한 딜러사 관계자는 "실내외 디자인 및 소재 고급감 등이 예상보다 뛰어나다"면서 "빨리 터키 시장에 출시되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외 기자들은 EQ900이 유럽 시장에서의 성공하기는 무척 힘든 일이라 평가했다. EQ900이 꽤 인상적인 차임에는 분명하지만, 차 자체의 상품성 보다는 경쟁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스위스 현지의 한 기자는 "나도 쏘렌토를 타고, 부인도 리오(현지명 프라이드)를 탈 정도로 유럽에서 현대기아차가 대중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유럽 프리미엄 시장은 독일 3사가 장악하고 있어 타 브랜드가 살아남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EU(유럽연합)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량은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각각 7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나마 볼보가 27만대 수준으로 체면을 살렸을 뿐이다. 나머지 렉서스·인피티니 등 일본 브랜드와 재규어·알파로메오·DS 등 유럽 브랜드를 모두 더해도 20만대를 겨우 넘겼을 정도로 독일차 쏠림 현상이 심하다. 

▲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삼총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독일에서 온 한 기자는 "EQ900은 독일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안락한 승차감과 다양한 편의 사양 등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는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상품성뿐 아니라 꾸준한 브랜딩과 주행 성능 개선 등을 통해 까다로운 유럽인들의 취향을 맞춰야만 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를 맡은 멘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는 다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다양한 방향으로 키워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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