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6년 2월, 현대기아차 '늘고' 수입차 '줄고'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03.10 16:42
[시장 동향] 2016년 2월, 현대기아차 '늘고' 수입차 '줄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뜩이나 짧은 달에 긴 구정 연휴까지 겹쳤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은 나름 선방하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각 업체들이 1월 폭락분을 만회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늘린 데다가, 개별소비세 인하가 다시 시작되면서 소비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늘고, 수입차는 줄었는데, 전반적으로 각 세그먼트가 예년에 비해 큰 치우침 없이 고른 판매량을 올렸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2만6287대로 전년(11만9961대) 대비 5.3% 늘었다. 르노삼성(-18.1%)를 제외하고 국산차 브랜드가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현대기아차는 6.9%(현대차 4.2%, 기아차 10.5%), 한국GM은 24.6%, 쌍용차는 6.3% 증가했다. 수입차의 경우 6.5%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68.6%에서 69.7%로 1.1% 늘었다. 현대차는 38.7%로 0.4%p 줄었지만, 기아차가 31.0%로 1.5%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GM은 7.6%에서 9.0%로 모처럼 1.4%p 증가했으며, 쌍용차도 5.5%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3.4%로 1.0%p 하락했으며, 수입차도 12.4%로 1.6%p 떨어졌다.

# 국산차 판매량

 

현대차는 4만8844대를 판매했다. 모델 대부분의 판매량이 줄었지만, 새롭게 등장한 EQ900이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하지만, 다른 라인업이 워낙 탄탄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단은 2만5789대로 2.3% 하락했지만, SUV가 1만549대로 38.6% 늘었다.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7932대, 쏘나타 5916대, 그랜저 3876대가 팔렸으며, SUV는 싼타페 5985대, 투싼 3813대, 맥스크루즈 751대 등이다. 

기아차는 3만9110대 팔렸다. 특히, 신형 K7이 무려 4354대나 팔리며 그랜저를 뛰어넘었다. 구형 모델까지 더하면 아반떼에 이어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오르는 성적이다(상용차 제외). 세단은 2만898대로 22.5% 늘어난 반면 SUV는 1만3928대로 1.4% 줄었다. 기아차 SUV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꽤 오랜만의 일이다. 차종별로는 K7 6046대를 비롯해 모닝 5727대, K5 3615대, K3 3517대 등이며, SUV는 쏘렌토 5140대, 스포티지 3640대, 카니발 3640대 등이다.

 

한국GM은 1만1417대다. 스파크에 힘을 쏟은 덕분인데, 문제는 현재 스파크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판매량을 이끌 리딩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더욱 치열해진 준대형 시장을 위해 임팔라 판매량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크루즈와 말리부는 신차를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어 보인다. 세단은 8777대로 44.6% 올랐지만, SUV는 1781대로 22.0% 줄었다. 캡티바가 단종됐고, 트랙스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달말 출시되는 캡티바 페이스리프트가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건이다. 

쌍용차는 6982대가 판매됐다. 티볼리와 코란도스포츠가 판매량을 잘 받쳐주고 있는 데다가 티볼리 에어까지 추가돼 전체적인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코란도C와 렉스턴W, 코란도투리스모 등의 하락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모델별로는 티볼리 3374대, 코란도스포츠 1786대, 코란도C 929대, 코란도투리스모 415대, 렉스턴 413대, 체어맨W 65대 순이다.

 

르노삼성은 4263대다. 지난달(2101대)보다는 두 배가량 늘었지만, 전년에 비해스넌 18.0%나 떨어진 수치다. 이번달부터 SM6가 본격적으로 판매돼 실적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데, 나머지 모델은 특별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모델별로는 SM5가 1304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QM3 1036대, SM3 857대, SM7 639대, SM6 287대, QM5 120대 등이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세단

경차 시장은 모닝과 스파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흥미진진하다. 경차 판매량은 9.6% 늘었는데, 지난달 힘을 낸 스파크가 5852대로 모닝(5727대)를 125대 차이로 앞질렀다. 레이는 1476대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소형차 시장은 35.2% 줄었는데, 엑센트(1047대)와 프라이드(316대), 아베오(123대)를 모두 더해야 레이 판매량과 비슷할 정도로 저조했다. 

 

준중형 시장은 아이오닉이 추가되면서 볼륨이 늘었다. 전체 판매량은 15.4% 증가했는데 아반떼와 K3가 각각 7932대와 3517대 판매되며 시장을 주도했다. 아이오닉은 1311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크루즈(926대)와 SM3(857)대보다는 많이 팔렸다. 

중형차 시장은 14.7% 줄었지만, SM6가 추가돼 이번달 판매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전 사전계약이 1만대를 넘긴 만큼, 5000대 이상 팔릴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쏘나타와 K5의 판매량을 얼마나 뺏어오며 신차 효과를 길게 누리느냐로 보인다. 특히, 6월쯤 신형 말리부도 출시될 예정이어서 중형차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준대형 시장은 신형 K7이 돌풍을 일으키며 그랜저를 앞질렀다. 그랜저의 경우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K7과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팔라는 월 1000대 이상 팔리고 있지만, 큰 성장세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초반 물량 부족이 영향을 준 듯하다. LPG 모델의 인기로 SM7은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듯하다. 

대형차 시장은 제네시스(G80)와 EQ900(G90)이 95%를 차지했다. K9과 체어맨으로 이들을 막기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제네시스는 2703대, 에쿠스는 2484대가 판매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까지 EQ900 계약대수는 2만대를 넘었으며, 1만1000대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SUV

초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의 인기가 더 높아지면서 QM3 및 트랙스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게다가 이번달에는 티볼리 에어까지 추가돼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초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 위주로 흐를 전망이다.

 

소·중형 SUV 시장에서는 별다른 이변 없이 스포티지와 투싼, 싼타페와 쏘렌토가 비슷한 판매량을 올리며 시장을 이끌었다. 여기에 유로6로 복귀한 모하비가 1000대 이상 판매됐다. 그러나 QM5와 코란도C, 렉스턴W 등은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캡티바는 이달말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는데, 실내외에 큰 변화가 없어 판매가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니밴 시장의 구도는 변화가 없다. 카니발 판매량이 줄었지만, 경쟁 모델인 코란도투리스모에 비해 10배 가까이 팔렸고, 올란도도 카렌스보다 5배 많이 팔렸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지난달에는 아반떼가 7932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부족한 영업일수 탓에 베스트셀링카 실적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와중에도 8000대 가까이 판매되며 인기를 모았다. 다음으로는 포터가 7098대로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신차 효과를 본 K7이 6046대(신형 4354대, 구형 1692대)로 3위까지 뛰어올랐다. 

다음으로는 싼타페가 5985대로 SUV 판매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쏘나타는 LF 5430대와 YF 486대 등 총 5916대로 5위를 차지했다. 또, 스파크는 5852대로 모닝(5727대, 7위)을 제치고 6위에 올랐다. 이에 탄력을 받은 한국GM은 이번달 스파크에 대한 프로모션 폭을 더 늘리며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쏘렌토 5140대, 봉고는 4165대, 그랜저 3876대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밖의 주목할만한 모델은 나란히 18·19위를 차지한 제네시스(G80)와 EQ900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EQ900이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갉아먹는 듯했지만, 이제는 두 모델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대형차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이다. 

아이오닉은 1311대가 팔렸는데,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해 목표 판매량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슬란 판매량도 월 151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모하비는 다시 나오자마자 1054대나 팔렸다. 

# 수입차 판매량

수입차 판매량은 1만5671대로 전년(1만6759대) 대비 6.5% 감소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던 수입차 시장을 감안하면 무척 이례적인 일로,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아직도 끝날줄 모르고, BMW는 계속된 화재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 인피니티 등은 개별소비세 환급 거부로 홍역을 앓았다. 무엇보다 실적을 올릴 영업일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3787대로 가장 많았고, BMW와 폭스바겐은 각각 2916대, 2196대 팔렸다. 아우디는 984대로 푹 떨어졌다. 다음으로는 포드·링컨 749대, 랜드로버 729대, 미니 582대, 도요타 491대, 혼다 489대, 렉서스 458대, 닛산 427대, 푸조 369대, 인피니티 352대, 크라이슬러 336대, 볼보 292대, 포르쉐 209대, 재규어 144대, 캐딜락 56대, 시트로엥 54대, 피아트 36대, 벤틀리 13대, 롤스로이스 2대, 람보르기니 0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독일 1만92대로 63.2%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는 2221대로 14.4%, 일본은 2217대로 12.9%, 미국은 1141대로 8.1%를 차지했다.

연료별로는 디젤 1만685대(68.2%), 가솔린 4321대(27.6%), 하이브리드 643대(4.1%), 전기 22대(0.1%) 순으로 디젤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다. 총 1637대가 판매되며 BMW 5시리즈(1068대, 2위)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873대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모았다. 단일 트림으로 평가하는 한국수입차협회 기준으로는 1등으로, 골프와 함께 폭스바겐의 실적을 책임졌다.

 

BMW 3시리즈는 651대로 5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아우디 A4 등의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치다. 새롭게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 GLC는 443대로 6위에 올랐다. 지난달보다 판매량은 30%가량 떨어졌지만 두 달 만에 1000대 넘게 팔리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우디 A6는 416대로 7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379대로 8위를 기록했다. 다만, S클래스의 경우 가장 많이 팔리던 S350 디젤 모델 판매가 잠정 중단돼 이번달 실적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렉서스 ES와 포드 익스프로러가 각각 320대, 305대로 9·10위를 차지하며 독일차 강세 속에서도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