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장 역동적인 한 달이 지났다. 스파크가 모닝을 무려 2000여대 차이로 제치고 경차 1위를 차지했으며, SM6도 쏘나타와 K5를 제치고 중형차 1위에 올랐다. 근래 보기 힘든 일종의 대사건이었다.

의견은 갈렸다. 한쪽은 철옹성 같았던 현대기아차 왕국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전체 판매량이 증가한 데다가 수익성 높은 고급차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며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라고 열을 올렸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문제지만, 어쨌든 국내 자동차 시장이 더 흥미진진해졌음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7만2942대로 전년(14만9496대) 대비 15.7%나 늘었다.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브랜드를 비롯해 수입차도 모두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12.4%(현대차 7.2%, 기아차 19.4%), 한국GM은 27.6%, 르노삼성은 70.5%, 쌍용차는 17.5% 증가했다. 수입차는 8.1% 올랐다.

고른 성장세에도 시장 점유율에는 큰 변동이 있었다. 현대기아차는 67.1%에서 65.1%로 2%p 줄었다. 현대차는 35.9%로 2.9%p 줄었고, 기아차는 29.2%로 0.9% 늘었다. 한국GM은 8.8%에서 9.8%로 증가했으며, 르노삼성도 SM6의 활약으로 1.9%나 늘어난 5.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5.2%로 소폭 상승하며 전년과 비슷했으며, 수입차는 14.9%에서 13.9%로 1% 줄었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현대차는 7.2% 늘어난 6만2166대다. 세단은 3만1056대로 2.2% 늘었고, SUV는 1만3573대로 20.8% 증가했다. 세단의 경우 아반떼가 8753대로 가장 많았고, 쏘나타 7053대, 그랜저 4550대, 아이오닉 1250대 등이 팔렸다. SUV는 싼타페 7245대, 투싼 5202대, 맥스크루즈 1126대 순이다.

기아차는 5만510대로 전년 대비 19.4% 늘었다. 세단은 2만3581대로 15.9%, RV는 2만1030대로 26.5% 증가했다. 쏘렌토가 7611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모닝 7215대, K7 6256대, 카니발 6075대, 스포티지 4924대, K5 4255대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은 1만6868대로 27.6% 성장했다. 스파크가 9175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이밖에 임팔라 2009대, 올란도 1241대, 크루즈 1217대, 트랙스 1002대 등이다.

 

르노삼성은 70.5%나 증가한 1만235대로 쌍용차를 제치고 오랜만에 업계 4위에 올랐다. SM6가 중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6751대나 팔렸기 때문이다. 다만 나머지 모델은 저조했는데, QM3가 1015대까지 떨어졌으며 SM3(869대)와 SM5(867대), SM7(594대) 등도 모두 하락세였다. 

쌍용차는 9069대로 17.5% 늘었다. 티볼리가 4797대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란도스포츠가 2312대로 든든하게 허리를 받쳐줬다. 그러나 코란도C 실적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데다가, 렉스턴과 코란도투리스모 등은 매우 저조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세단

경차에서는 스파크가 9175대로 모닝(7215대)을 무려 2000대 넘는 차이로 제치고 두 달 연속 1위에 올랐다. 경차 시장도 총 1만8205대로 19.7%나 증가했는데, 덕분에 할인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스파크가 지난달 100만원 할인 등으로 판매량을 늘리자 모닝이 200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으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레이는 1815대로 꾸준한 수요를 자랑했다. 

소형차 시장은 2270대로 여전히 저조했다. 그나마 엑센트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735대를 판매됐을뿐, 프라이드와 아베오는 각각 380대와 155대로 30% 이상 줄었다.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 상황을 지켜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준중형 시장은 아반떼가 9000대가량 팔렸다. MD가 처음 나왔을 때에 비해서는 그리 특출난 실적은 아니지만, 여전히 강력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K3는 월 3000대가 넘는 꾸준함으로 아반떼와 함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크루즈와 SM3는 각각 1217대, 869대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이오닉도 1250대에 머물렀다.  

중형차 시장은 SM6가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되자마자 한 달 만에 무려 6751대가 팔린 것. K5(4255대)를 가뿐하게 넘어선 것은 물론, 쏘나타(7053대)를 바짝 추격했다. 특히, 택시 등으로 팔리는 YF 모델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쏘나타마저 제친 것이다. 사전계약이 밀려 있는 상황이어서 SM6의 신차 효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쏘나타와 K5가 가만히 있을리 만무한 데다가, 5월 신형 말리부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중형차 시장은 더욱 흥미진진한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준대형 시장에서는 기아차 K7이 6256대나 팔렸다. 1월 신형 모델이 출시된 이후 월평균 1500대 수준에서 6000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신차 출시를 앞둔 그랜저가 주춤한 틈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는데, 하반기 신형 그랜저가 나오기 전까지 K7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팔라의 경우 2009대가 팔렸지만, 초기 물량 조절 실패로 실적을 더 이상 끌어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SM7(594대)도 별다른 신차 소식도 없는 데다가 LPG 수요도 거의 다 떨어지고 있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 대형차 시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지다. 당초 EQ900이 나오면서 제네시스(G8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잠깐의 간섭 이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나온지 2년 반이 지난 제네시스는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도 3289대나 팔렸으며, EQ900도 지난달 3570대로 더 늘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SUV

이쯤 되면 티볼리가 초소형 SUV 시장을 점령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트랙스가 낳고 QM3가 키운 시장이지만, 과실은 대부분 티볼리에게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달 출시된 티볼리 에어도 5000대 이상 계약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어 QM3 및 트랙스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이브리드 모델인 니로의 추가가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건이다.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소·중형 SUV 라인업이다. 티볼리급 초소형 SUV가 아무리 인기라지만, 한 등급 높은 투싼과 스포티지 등 소형 SUV가 월 5000대 가량 팔리고 있다. 특히, 이보다 큰 중형 SUV인 싼타페와 쏘렌토가 월 7000대 넘게 판매될 정도로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모하비 페이스리프트도 나오자마자 1929대나 팔렸다. 예년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캡티바의 경우 유로6 페이스리프트가 나왔지만, 성공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코란도C와 렉스턴W의 실적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하반기 QM5 후속이 나오기 전까지는 최근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밴 시장에서는 카니발이 6075대로 코란도투리스모(518대)보다 10배 이상 팔렸으며, 올란도는 1241대로 카렌스(270대)와 쏘울(217대)를 압도했다. 일부에서는 르노의 시닉과 에스파스 등의 신형 미니밴 출시를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TOP10

 

지난달에 가장 많이 팔린 차는 1만214대 팔린 현대차 포터다. 이를 제외하면 승용 모델 중에서는 스파크가 9175대로 1위다. 아반떼는 8753대로 뒤를 이었지만, 실적 자체는 예년보다 저조했다. 

쏘렌토와 싼타페는 각각 7611대, 7245대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모았으며, 모닝은 7215대로 스파크에 2000여대 차이로 밀렸다. SM6는 나오자마자 6751대 판매되며 쏘나타(LF, 6442대) K5(4255대)를 제치고 중형세단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카니발이 6075대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신형 K7(YG)도 5930대로 그랜저(4550대)를 앞섰다.

 

10위권 밖에서는 투싼과 스포티지가 각각 5202대, 4924대로 사이좋게 13, 14위를 차지했으며, EQ900은 3570대로 제네시스(G80, 3289대)를 앞질렀다. 임팔라도 물량 확보에 성공한 듯 2009대가 판매됐으며, 페이스리프트된 모하비도 나오자마자 1929대가 팔렸다.

아이오닉은 1250대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아슬란은 168대까지 떨어졌다. LPG 모델로 재미를 봤던 SM7도 594대로 줄었다.

#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

지난달 수입차 시장은 2만4094대로 전년(2만2280대)보다 8.1% 증가했다. 1~2월의 경우 가뜩이나 영업일수도 부족한데 여러 악재까지 겹쳐 실적이 크게 하락했지만, 다양한 신차 투입과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적극적인 활동에도 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5%에 도달한 이후 가팔랐던 성장세가 조금씩 완만해지며 성숙기를 맞이하는 듯하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5162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국내 진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으로, 강력한 라이벌인 BMW를 무려 800여대 차이로 앞섰다. BMW와 폭스바겐은 각각 4317대, 3663대로 높은 판매량을 올렸지만 벤츠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과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였지만, 2552대로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다음으로는 랜드로버가 1130대로 독일 4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팔렸으며, 미니 1030대와 포드·링컨 1026대, 렉서스 829대, 도요타 670대, 닛산 614대, 크라이슬러 581대, 혼다 570대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볼보 488대, 포르쉐 328대, 푸조 308대, 인피니티 305대, 재규어 305대, 피아트 91대, 캐딜락 57대, 시트로엥 34대, 벤틀리 26대, 롤스로이스 6대, 람보르기니 2대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독일차가 1만6022대로 66.5%를 차지했으며, 독일을 제외한 유럽 브랜드는 3420대로 14.2%, 일본차는 2988대로 12.4%, 미국차는 1664대로 6.9%였다. 

연료별로는 디젤 1만6628대(69.0%), 가솔린 6364대(26.4%), 하이브리드 1066대(4.4%), 전기 36대(0.1%)로 디젤 강세가 계속됐다.

#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TOP10

 

베스트셀링카는 2559대가 팔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차지였다. 중순 풀체인지를 앞두고 파격 할인을 실시한 것이 큰 도움이 된 듯하다. 모델별로는 E220 블루텍이 1526대로 가장 많았으며, E250 블루텍 4매틱(720대)와 E300(171대)이 뒤를 이었다. 올해 1~3월 누적 실적은 5696대로, BMW 5시리즈(3663대)보다 2000대 넘게 많이 팔렸다. 

2위는 폭스바겐 골프로, 1744대가 팔렸다. 2월(506대)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개별소비세 인하에 맟줘 무이자 할부 등 프로모션을 강화한 덕분이란 설명이다. 트림별로는 2.0 TDI가 1508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1.4 TSI 122대, GTI 77대, GTD 35대 순이다. 누적은 2729대다.

BMW 5시리즈는 전월보다 600대 늘어난 1693대가 팔렸다. 520d가 574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520d x드라이브도 299대나 판매됐다. GT의 경우 GT ED 177대, GT 3.0d x드라이브 106대, GT 35 x드라이브 20대으로 나타났다.

 

4위는 1335대의 아우디 A6다. 트림별로는 디젤 엔트리 모델인 35 TDI가 514대로 가장 많았고, 35 TDI 콰트로가 446대로 뒤를 이었다. 또, 40 TDI 콰트로는 273대, 50 TDI 콰트로는 21대, 55 TDI 콰트로는 14대가 팔렸다. 1분기 누적등록대수는 2565대다.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둔 폭스바겐 티구안이 930대로 5위에 올랐다. 티구안은 국내에서 2.0 TDI 블루모션 한 트림만 판매되는데, 트림별로 산정하는 한국수입차협회 방식으로는 3위다. 누적대수는 2434대다.

이밖에 BMW 3시리즈가 925대로 티구안과 불과 5대 차이로 아깝게 6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렉서스 ES가 538대로 7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536대로 8위, 포드 익스플로러와 폭스바겐 파사트는 456대로 공동 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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